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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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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그들을 기죽이지 말라- 조효래(함안 군북중 교장)

  • 기사입력 : 2014-03-0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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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여름입니다

    학교 화단에 심어놓은 해바라기가 드디어 활짝 피었습니다. 장맛비가 그친 후라 노란색이 더욱 선명하여 참 예뻤습니다.

    모두들 한쪽 방향으로 보고 피었는데, 굳이 몇 녀석은 반대 방향으로 보고 피었습니다. 어딜 가나 이런 녀석은 있기 마련인가 봅니다.

    우리 학생들도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반대 방향으로 보고 있을 뿐이지, 옳고 그름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목을 비틀어 같은 방향으로 보게 하는 순간 꽃대는 꺾이고 말 것입니다.

    창의력의 핵심 요소는 호기심이라고 합니다. 호기심은 기존 생각의 체제와 틀에서 벗어나 다른 것에 기웃거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학생들도 거꾸로 생각해 보기, 반대로 생각해 보기, 뒤집어 생각해 보기, 여러 가지 연결해 보기, 상반된 것을 대립해 보기, 엉뚱한 것을 나열해 보기, 부분을 확대해 보기 등 사물을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는 능력과 습관을 길렀으면 좋겠습니다.(조벽 교수의 인간혁명)

    스카치테이프를 만드는 회사로 알려진 3M은 새로 개발한 풀이 잘 붙지 않아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실패작인 신제품을 폐기 처분하지 않고 오히려 단점을 장점으로 부각시켜 쉽게 붙였다 뗄 수 있는 ‘포스트 잇’이라는 신제품으로 출시했습니다.

    풀이란 잘 붙어야 한다는 일반 개념을 깨고 ‘반대로 생각해 보기’를 한 것입니다.

    교육학자 로버트 스턴버그 박사는 지능을 창의적 지능, 분석적 지능, 실용적 지능 3분야로 구분하면서, 이 셋은 서로 상관관계가 없음을 밝혔습니다. 즉 수능시험을 잘 보게 하는 분석적 지능이 뛰어나다고 반드시 창의적 지능마저 우수하지는 않으며, 반대로 시험공부를 잘 못해도 창의력은 최고 수준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 학생들이 반대 방향으로도 쳐다보는 용기와 호기심 많으면 좋겠습니다.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그동안 얼마나 많은 학생들에게 꽃대를 꺾는 짓을 했으며, 지금도 하고 있는지 두렵습니다.

    조효래 함안 군북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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