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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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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민간인 학살현장, 64년만에 세상 밖으로

명석면 용산고개 유해 발굴
민간공동조사단, 35구 찾아
6·25전쟁 전후 집단 희생

  • 기사입력 : 2014-03-0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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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 용산고개 유해발굴 현장.


    6·25전쟁을 전후해 억울하게 희생된 민간인들의 유해가 대량 발굴됐다. 말로만 전해져 온 진주지역 민간인 집단학살 사건이 64년 만에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단장 박선주)은 3일 오전 11시 진주시 명석면 용산리 산 425-1 릫용산고개(용산치)릮 유해 발굴현장을 공개하고 설명회를 했다.

     현장에서는 남자 어른으로 추정되는 35명의 유골이 산자락을 따라 가로로 길게 출토됐으며 버클과 탄두, 탄피, 옷핀, 고무줄 등 82점의 유품도 발견됐다.

     박 단장은 릲학살당해 매장된 사람은 민간인(보도연맹)으로 추정된다릳며 릲유골은 주로 매장지 좌우로 몰려있고 2~3명이 겹쳐서 있었으며 대부분 사지뼈의 몸체만 남아있어 매장지의 습도와 산성도가 높아 유해의 보존상태가 매우 나빴다릳고 설명했다.

     그는 카빈 소총의 탄피와 탄두 등이 유골 주위에 있는 점으로 미뤄 가해자는 경찰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릲유해 발굴 현장에서 발견된 유품을 살펴볼 때 당시 버클이나 단추는 사회적 신분이 있는 사람들이 사용한 것으로, 주로 지역유지로 보인다릳며 릲하지만 출토된 뼛조각을 보면 피해자는 주로 성인 남성으로 보인다릳고 덧붙였다.

     공동조사단은 이번 발굴작업에서 찾아낸 유해를 감식하고 나서 발굴현장 인근의 컨테이너에 안치할 계획이다.

     컨테이너에는 2004년 옛 마산시 진전면 여양리에서 발굴돼 그동안 경남대박물관 컨테이너에 임시안치됐다가 지난달 19일 고향으로 돌아온 진주지역 민간인 유골 163구가 안치돼 있다.

     이번 발굴은 한국전쟁유족회, 민족문제연구소, 4·9통일평화재단, 포럼 진실과 정의 등 시민단체들이 지난 2월 18일 릫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릮을 결성하고 민간단체로서는 처음으로 이곳을 1차 발굴지로 선정해 지난달 24일부터 4일까지 유해발굴이 진행됐다.

     이날 설명회에는 진주유족회 회원을 비롯한 인근지역 유족회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진주유족회는 그동안 마을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 명석면 용산리 용산고개 3개 골짜기 5곳에는 718명이 집단 학살됐다고 주장해 왔다.

     진주유족회 강병현(66) 씨는 "이곳에서 발굴된 유해는 모두 우리 부모들이다. 어떻게 부모를 이곳에 묻어둘 수 있느냐"며 "앞으로 유해발굴은 민간인 차원이 아닌 정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며, 억울하게 희생된 피해자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정부에서 위령탑 건립 등 지원책이 뒤따라야 할 것릳이라고 호소했다.

    정경규 기자 jkgyu@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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