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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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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이것이 승부처다 ① 경남도지사 선거

‘진주의료원 폐업’·‘도청 마산이전’ 표심은 어디로 향할까
진주의료원 폐업- 새누리 홍 지사 ‘재선 부메랑’ 될지 박 후보 ‘보수층 역풍’ 주목
도청 마산이전·서부청사- 마산시민 정서·서부지역 발전과 맞물려 ‘뜨거운 감자’

  • 기사입력 : 2014-03-1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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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진주의료원 폐업과 도청 마산이전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진주의료원 건물과 경남도청 청사. /경남신문DB/



    흔히들 선거는 구도의 싸움이라고 한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승부가 바뀌고, 누가 선거 전체를 뒤흔들 쟁점을 끌고 가느냐에 따라 판도는 달라진다.

    6·4 지방선거를 80여 일 앞두고 도내 후보들 간에도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대결이 치열하다. 이에 경남도지사 선거를 비롯한 지역별 선거 이슈를 ‘이것이 승부처다’란 주제로 짚어본다.


    경남도지사 선거의 승부처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비롯해 경남도청 마산이전과 도청 서부청사 개청 등이 될 전망이다.

    ◆진주의료원 폐업= 폐업 과정에서 홍준표 지사는 정부와 국회와의 마찰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노조와 야당과 대립각을 세워온터라 이 문제는 보수와 진보 진영 후보간 쟁점이 될 전망이었다.

    그런데 같은 당 소속의 박완수 후보가 출마선언과 함께 재개원을 들고 나와 진주의료원 문제는 ‘홍 대 반홍’의 대결구도를 보이고 있다.

    홍 지사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모두 폐업을 반대하고 있다.

    홍 지사는 의료원 폐업이 보수성향이 강한 경남과 새누리당의 정체성과 맞아 이 싸움에서 불리할게 없다고 보고 있다. 반면 박 후보는 폐업 강행이 홍 지사의 불통 이미지와 맞닿아 있고 폐업 반대가 더 많은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폐업과 관련해 양측은 서로 여론조사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당내 경선에 국한하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진다. 박 후보 캠프 안에서도 잘못하면 당원이나 보수성향의 어르신들에게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서둘러 노조와 선을 긋는 모양새를 취했다는 전언이다.

    지금까지 전개된 논란의 핵심은 폐업의 타당성과 활용방안으로 좁혀진다.

    홍준표 지사는 폐업은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같은 당 소속인 박 후보를 비롯해 야당 후보들은 폐업이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활용방안에 대해선 홍 지사는 도청 서부청사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며, 다른 후보들은 공공의료시설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의 출발점은 재정건전화에 있다고 주장한다. 한 해 수십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십수년간 적가가 누적돼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진주의료원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어 폐업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2월 26일 폐업 방침을 발표했다.

    노조와 야당의 반대에도 폐업을 밀어붙인 데 대해 홍 지사는 다른 지사들이 못한 ‘용기있는 결단’이었다고 자신한다. 그는 “전임 지사들도 진주의료원의 문제는 알고 있었지만 노조의 반대 때문에 폭탄 돌리기를 한 것이다. 나도 도민의 표로 선출된 도시사인데 표만 의식했으면 못했을 거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박 후보는 진주의료원 문제의 본질은 박근혜 대통령과 보건복지부, 국회 국정조사 특위가 밝힌 것처럼 ‘지방 공공의료의 확대’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의료원의 재정적자 문제와 강성노조 문제는 도지사의 능력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한 ‘수단’에 불과한 사안이지, 폐업을 밀어붙인 건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운 격’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새누리당 대변인인 박대출(진주시 갑) 의원이 라디오에 출연, “진주의료원은 특화병원으로 재개원 돼야 하고, 홍 지사가 추진 중인 서부청사 활용에는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혀 홍 지사의 입지를 더욱 좁혔다.

    야권에선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강병기 후보는 “선거철이 돌아오니 ‘진주의료원 재개원이 화두로 떠올라 새누리당 예비후보도 재개원을 약속하고 있는 마당이다”며 “새누리당 도지사가 강제 폐업시킨 진주의료원을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되살리겠다고 하니 새누리당은 진주의료원 재개원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당장 내놓아야 할 것이다”고 두 후보와 새누리당을 싸잡아 공격했다.

    진주의료원 활용 방안에 대해 홍 지사는 최근 서부청사로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다른 후보들은 여기에도 반대하고 있다.

    홍 지사는 서부청사를 신축하면 4~5년씩 걸리기 때문에 서부청사 조기 개청을 위해서는 진주의료원을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반해 정부에서도 타용도로 사용하는 걸 반대하는만큼 공공의료기관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주의료원 폐업은 경선 기간 동안 계속 논란이 될 전망이며, 홍 지사의 강공이 새누리당 지지표를 결집하는 ‘순풍’이 될지, 재선 수성을 가로막는 ‘부메랑’이 될지 주목된다.


    ◆경남도청 마산이전& 도청 서부청사 개청= 도청 마산이전과 도청 서부청사 개청은 지난 보궐선거에 이어 이번 선거를 앞두고 다시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는 이슈다.

    도청 마산이전은 통합 창원시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마산시민의 정서를 자극하는 측면에서, 도청 서부청사 개청 역시 낙후된 서부경남, 특히 진주시의 발전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호소력이 크다. 두 쟁점은 실현 가능성을 떠나 소외감을 갖고 있는 두 지역민의 자존심을 건드리기에 휘발성이 강한 이슈다.

    도청 마산이전은 지난 보궐선거에서 홍 지사의 핵심공약이었고 선거판을 뒤흔들었다. 홍 지사는 2012년 당시 현재의 경남도청 터 19만1210㎡를 팔아 이전 비용을 마련해 행정처리 2년, 건축 2년 등 4년 만에 이전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지사는 최근 한발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 지사는 “옛 창원시민의 동의가 없다면 도청 마산 이전은 시행할 수 없다”며 “재선이 된다면 새로 뽑히는 시장과 국회의원, 도의원 등이 모여서 다시 한번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홍 지사가 도청 마산이전에 대해 후퇴한 모습을 보이는 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창원시장 선거에 나선 대부분의 후보들조차 도청 마산이전에 반대하고 있어 새 시장이 뽑히더라도 실현 가능성은 낮다. 도청을 마산에 이전하기 위해선 도시관리계획 변경 권한을 가진 창원시장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도청 마산이전과 관련한 논쟁은, 양측이 서로 그 책임이 상대측에 있다며 진실공방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공약 불이행에 대해 홍 지사는 박완수 전 창원시장과 창원시민이 반대해 못한다고 했다. 홍 지사측은 “안한게 아니라 박 시장의 반대로 못했다”고 주장한다.

    홍 지사는 도시관리계획 변경 권한을 가진 창원시장이 원천 반대하는 상황에서 공식적인 협의도 할 수 없는 문제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박 시장은 애초에 실현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직 선거용으로 내놓은 공약이며, 그동안 수차례 입장을 바꾸면서 마산 주민을 우롱했다고 비판한다. 그는 도청이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된 옛 마산지역 주민들이 동요하자 홍 지사가 결국 ‘항복선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도청 서부청사 개청 문제는 경남 서부권 주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선 누구도 양보할 수 없는 주제다. 이는 낙후된 서부권 개발 방안 의 하나로, 공공기관 이전 문제와도 연관되어 있다.

    홍 지사는 서부청사 개청 이슈를 주도해 왔다. 그는 지난 1월에는 서부권개발본부를 진주로 이전하고 관련 용역을 하고 있다.

    반면 박 후보는 서부청사 건립에 대해선 명시적으로 반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창원시장 시절 공공청사를 창원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데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박 후보는 최근엔 공공청사 이전에 대해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한 방안으로 공공청사나 공공기관의 이전이 필요하다면 적극 추진해 볼 수 있다고 본다”며 다소 변화된 입장을 보였다.


    이상규 기자 sk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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