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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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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법인 12개 설립 수억 가로챈 일당 검거

개인정보 빼내 법인 세우고 대포통장 개설해 판매 1억7천만원 챙겨
대포차 타고 대포폰 사용하며 신분 숨겨…창원서부경찰서, 2명 구속

  • 기사입력 : 2014-03-1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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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신의 신분은 철저히 숨긴 채 타인 명의로 거래하며 완전범죄를 꿈꿨던 사기범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창원서부경찰서는 타인의 개인정보를 빼내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대포통장 등을 개설해 판매하는 등 1억7000여만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사기·개인정보부정취득·사문서위조)로 A(43) 씨와 B(33) 씨를 지난 14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어떻게 시작했나= A 씨 일당은 지난해 2월께 ‘타인 명의로 휴대전화와 통장 등을 만들어 판매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사실을 듣고 부산 수영구 한 오피스텔을 임대해 유령법인을 사들인 뒤 법인 명의로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만들어 판매했다. 이후 법인을 사는데 드는 150만 원가량의 비용을 아끼기 위해 인터넷 게시판에 허위대출광고를 올려 빼낸 개인정보로 유령법인 12개를 설립했다. 법인 명의로 대포통장 120여 개, 대포폰 14개 등을 만들어 보이스피싱, 대출사기단 등에 개당 50만~80만 원에 판매해 8000여만 원 상당을 챙겼다.

    ◆계속된 범죄= A 씨 등은 지난해 11월 초 허위 대출광고로 빼낸 개인정보로 C(37) 씨 명의의 법인을 설립한 뒤 통신판매업 신고 등을 하고 ‘해외명품 유모차 구입대행’ 홈페이지를 열었다. 출산을 앞둔 D(33·여) 씨 등 50여 명의 주부들로부터 유모차 구입대금으로 3100만 원을 가로챘다. 사기를 당한 충격으로 일부 피해자는 조산했다. 이들은 또 법인 명의로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을 빌린 뒤 물건을 인터넷 중고물품 판매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는 수법으로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6000여만 원을 챙겼다.

    ◆철저히 감춘 신분= A 씨 일당은 경찰에 붙잡힌 뒤 오히려 “우리를 어떻게 찾아냈느냐”고 되물었다. 사기행각을 벌이는 동안 이들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도용한 개인정보로 대포차를 타고 다니는 것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대포폰 30여 대를 번갈아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법인 명의의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만들 때는 인터넷에 사무보조원 채용공고를 내고 이를 보고 찾아온 아르바이트생에게 유령법인의 직원인 것처럼 가짜 재직증명서와 위임장을 만들어 대리 개설하도록 했다. 또 아르바이트생으로부터 받은 이력서에 있던 개인정보를 빼돌려 사무실의 임대차계약도 맺었다. 중고사이트에 물건을 팔 때도 인터넷에서 구입한 타인 명의의 아이디(ID)로 구매했다.

    ◆어떻게 붙잡았나= 꼬리가 길면 밟힌다. 경찰은 해외명품 유모차 사기 피해자 모임으로부터 판매자의 연락처와 주소가 불분명하다는 신고를 받고 홈페이지 접속 IP 등을 추적한 끝에 김해시 내동에 실제 사무실이 위치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지난 1월 15일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한참 전 A 씨 등은 사무실을 정리하고 떠난 뒤였다. 경찰은 A 씨 일당들이 버린 물건 등으로부터 이들의 흔적을 찾았고 집 주변을 잠복한 끝에 붙잡았다.

    김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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