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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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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302) 제5화 불을 좋아하는 여자 52

“어디로 갈까?”

  • 기사입력 : 2014-03-1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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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지영은 오미경에게 유달리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오미경이 캐피탈회사의 사장이기 때문이었다.

    “금융권이 서민들에게 대출을 잘 해 주지 않아요. 그래서 서민들을 상대로 영업을 해요.”

    “돈을 떼이지는 않나요?”

    “10% 손실을 감안하고 있어요.”

    오미경은 안지영의 질문에 여유 있게 대답을 했다.

    “검사님들은 폭탄주를 잘 드신다고 그러대요. 정말 그런가요?”

    오미경이 차준호에게 이야기를 건넸다. 그녀는 평소에 만나기 어려운 검사인 차준호와 식사를 하는 것이 즐거운 것 같았다.

    “어쩌다가 마십니다. 상명하복이라… 억지로 마시는 경우가 좀 있습니다.”

    차준호가 멋쩍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식사는 한 시간 남짓 계속되었다. 식사를 마친 뒤에 커피를 마시고 헤어졌다.

    “어디로 갈까?”

    차에 타자 오미경에게 물었다.

    “청평호수에 가서 바람이나 쐬지.”

    오미경이 시트에 등을 기대면서 대답했다. 장대한은 청평호수 쪽으로 차를 달렸다. 서울 시내를 빠져 나오자 산골짜기에 아직도 눈이 녹지 않고 있었다. 청평호수에 이르자 호수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서 커피를 마셨다. 커피향이 은은해서 좋았다. 호수는 조용했고 햇살은 따뜻했다.

    “우리가 빌딩을 낙찰받았으나 이익을 남겨야 할 텐데 걱정이에요.”

    오미경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오미경은 회색 투피스에 노란색의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다.

    “오 상무가 잘할 거야.”

    “장윤수 씨하고는 추적매매를 한다면서요?”

    “맞아. 그 때문에 당분간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으려고 해.”

    장대한은 한동안 집에서 일을 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얼마나요?”

    “사흘에 한 번씩 출근할게.”

    “그 정도로 이익이 많아요?”

    “정확한 것은 자료를 검토해 봐야 하지만 우리가 투자한 금액의 10배를 만들어야지.”

    “우리는 얼마를 투자할 거예요?”

    “2억.”

    “그래야 20억이네요.”

    장대한은 웃었다. 2억을 투자해서 20억 원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초단타 매매의 고수들도 몇 달이 걸려야 한다. 최소한 수백 개의 종목을 수백 번 팔고 사야 한다. 그러나 장대한은 중요한 정보를 갖고 있었다.

    “20억도 적은 돈이 아니야.”

    호수는 햇살을 받아 투명한 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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