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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경 100선] (54) 밀양 표충사

절 마당 가득 내려앉은 봄햇살

  • 기사입력 : 2014-03-2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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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양 재약산 기슭에 자리한 표충사. 절 마당 가운데 3층 석탑이 우뚝 서 있다.
    표충사로 들어가는 길.


    영남알프스라 불리는 밀양 재약산(해발 1189m) 기슭에 자리한 표충사는 유생들을 교육하고 성현들을 제사하는 표충서원이 사찰 영역 안에 있어 불교와 유교가 한자리에 공존하는 특색 있는 사찰이다.

    신라 무열왕 원년(654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해 죽림사라 한 것을 신라 흥덕왕 때부터 영정사라 했고,

    1839년(헌종 5년)에는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켜 국난을 극복한 서산대사, 사명대사, 기허대사를 모신 표충사당을 이곳으로 이전 건립하면서 절 이름도 표충사가 됐다.

    예로부터 명산유곡으로 이름이 높았던 표충사 일대는 계절별로 자연경관 또한 수려하기로 유명하다. 재약산 산기슭에 위치한 사찰을 병풍처럼 두른 산세가 일품이다.

    사찰 내로 들어서면 그야말로 ‘천혜의 요새’라는 표현이 딱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표충사의 봄

    밀양(密: 빽빽할 밀, 陽: 볕 양)은 말 그대로 볕이 잘 드는 동네이다. 표충사로 들어가는 길도 바람 한 점 없이 밝은 햇살에 아늑한 기운이 돈다. 표충사 일주문을 지나 수충루에 들어서면 재약산 암봉들이 푸른 하늘을 찌르고 있다. 사천왕문을 조심스레 머리 숙이고 들어가면 절 마당 가운데 3층 석탑이 절과 석가모니를 수호하는 모습으로 위풍당당하게 우뚝 서있다. 절집 바깥의 영역에서 절의 심장부를 이어주는 마당 가운데 서 있는 탑은 매끈하고 다소 화려하게 치장을 한 젊은 미소년 같은 모습이거나 성장한 청년의 모습으로 보인다.

    석탑을 지나 대광전을 바라보며 마주해 자리 잡은 우화루는 정면 7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건물이다. 우화루는 야외 참선 장소로 쓰인 곳이며, 우화루에 올라서 내려다보면 남계천 맑은 물이 발아래 깔리고 맞은편 산기슭에서 불어오는 봄바람과 함께 진달래꽃이 울긋불긋 봄기운을 느끼게 한다.



    ◆표충사의 여름

    여름 하면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 계곡과 폭포일 것이다. 표충사에서 재약산을 오르다 보면 등산로 옆을 지나는 시원한 원시의 계곡은 표충사를 방문하면 꼭 들러야 할 명소이다. 초록의 계곡에서 쏟아져 내리는 하얀 물줄기를 바라보며 가쁜 숨을 고르고, 산을 오르다 보면 두 개의 폭포를 만날 수 있다.

    첫 번째로 만나게 될 폭포는 ‘흑룡폭포’로, 까마득히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웅장함에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저절로 멈추게 한다. 게다가 울긋불긋 단풍이 더해진다면 화려한 수채화가 완성된다.

    이곳과 멀지 않은 곳에 또 다른 폭포가 있다. 흑룡폭포와는 다른 느낌의 ‘층층폭포’는 위에서부터 층이 나눠 떨어지는 물줄기가 인상적이다. 폭포 가까이에 다가갈 수 있어 산행으로 더워진 몸을 시원하게 할 수 있고, 구름다리 아래로 펼쳐진 빼어난 전망은 시원함을 더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표충사의 가을

    층층폭포를 뒤로하고 정상 가까이에 이르면 억새군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사자평에 다다른다. 사자평 평원은 밀양 8경 중 하나인 ‘억새의 바다’다. 바다처럼 짙은 하늘 아래 넘실거리는 황금빛 파도와 가을바람에 반짝이는 금빛 물결, 이 모든 것은 ‘사자평 억새’를 수식하는 말이다.

    가을을 느끼기에는 단풍이 적격이지만 그 전에 우리를 반기는 것이 있다. 그것은 ‘억새’로, 재약산 사자평에 펼쳐진 억새는 한발 앞서 가을을 전해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재약산 산허리에 있는 사자평에 도착하면 그 순간 누구나 감탄을 금치 못하고 억새평원으로 다가갈 것이다. 광활하게 펼쳐진 억새평원이 바람에 출렁이는 모습은 마치 바다를 연상케 한다.

    특히 가을 특유의 파란 하늘은 이곳을 더욱 아름답게 꾸며주고 있다. 9월부터 피기 시작하는 억새는 단풍보다 먼저 가을을 알린다. 억새는 단풍보다 약 일주일 정도 이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볼 수 있지만, 시기를 잘 맞춘다면 오색빛깔의 단풍과 금빛 억새평원의 풍요로운 조화를 느낄 수 있다. 또한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즈음 노을이 만들어내는 황금빛 억새평원도 진풍경이다.



    ◆표충사의 겨울

    낙엽이 지고 앙상한 나뭇가지가 왜소해 보이는 겨울. 겨울의 비경은 단연 설경이 으뜸이다. 사찰 설경지는 사찰 중심의 문화재와 주변 자연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곳으로 표충사만한 곳이 없다. 표충사는 경사가 평지에 가까워 남녀노소가 함께하는 가족 단위 탐방객이 설경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눈이 내린 표충사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수북이 쌓인 눈에 나무들은 온몸을 묻고 겨울잠에 빠진 표충사 계곡은 고요함 그 자체다. 표충사는 병풍처럼 둘러치고 있는 재약산과 천왕산 등 주변 자연경관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데, 눈이 쌓이면 고즈넉한 겨울풍경을 만들어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풍광을 자아낸다.



    ◆표충사 템플스테이

    표충사는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승병들을 훈련시킨 도반이며 호국불교의 본산으로 연중 불자와 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표충사 주변 여행 전후에 표충사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표충사 템플스테이는 대나무 참선, 폭포 참선 등 주변의 수려한 자연 환경과 접목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게 특징이며 다례 프로그램과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특히 인기 있다.

    또한 정해진 일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 템플스테이 참여 희망자가 본인의 일정에 따라 신청해 연중 체험이 가능하다.

    종교와 상관없이 지친 일상에 잠깐의 쉼표를 찍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는 것도 바쁜 현대인에게 힐링의 시간과 함께 마음을 여유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고비룡 기자·사진=밀양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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