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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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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309) 제5화 불을 좋아하는 여자 59

“서로 부담 없잖아?”

  • 기사입력 : 2014-03-2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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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연옥은 기업 회계가 전문이었다.

    “얼마나 걸릴 것 같아?”

    “한 2년 걸릴 것 같은데… 그동안 먹고살 일이 걱정이야. 공부도 잘 안 되고… 취직을 하고 싶기도 한데 나이가 많아서 일자리도 없고….”

    “내가 좀 알아볼까?”

    “글쎄.”

    조연옥은 머뭇거리고 있었다. 장대한은 내일 김정자를 만나면 상의해 보아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식사를 하면서 와인 한 병을 다 비웠다. 송주희로부터 전화가 온 것은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고 있을 때였다.

    “어떻게 연락도 하지 않고 집에 오셨어요? 깜짝 놀랐어요.”

    송주희가 미안하고 감동에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에게 열쇠가 있으니까. 저녁 맛있게 먹어.”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나 어떻게 해야 돼요? 오시기 전에 전화라도 하시지. 어디에 계신 거예요?”

    “집으로 돌아왔어.”

    “미안하고 죄송해요.”

    “괜찮아. 부담스러워하지 마.”

    “나중에 꼭 보답할게요.”

    “뭘 보답해?”

    “사랑으로 보답할게요. 언제 오실 거예요?”

    “내가 전화할게.”

    “네. 사랑해요.”

    송주희가 감미롭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장대한은 차를 마시면서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천호동거리는 네온사인이 화려했다.

    “여자야?”

    “응. 여자고 사업 파트너야?”

    “무슨 사업인데?”

    “인터넷쇼핑몰… 내가 자금을 대고 있어.”

    장대한은 스마트폰으로 송주희의 쇼핑몰을 보여주었다. 조연옥은 상품들을 살피고 감탄한 표정을 지었다.

    “한잔 더할까?”

    식당을 나오자 장대한이 조연옥에게 물었다.

    “모텔이나 갈래?”

    조연옥이 우울하게 거리를 내다보면서 말했다.

    “모텔?”

    장대한은 조연옥의 진심을 알 수 없어 당황했다.

    “서로 부담 없잖아?”

    조연옥이 먼저 모텔로 가자고 한 것은 뜻밖이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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