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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트레킹

살며시 다가와 손 내미는 봄 “같이 걸을래?”

  • 기사입력 : 2014-04-0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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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래킹 동호회인 ‘길사랑회’ 회원들이 장복산 조각공원을 지나고 있다.
    길사랑회 회원들이 숲속나들이길 초입으로 들어서고 있다.


    바야흐로 봄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나무에 새순이 돋아나고, 벚꽃과 개나리에 이어 진달래꽃도 산하를 붉게 물들이고 있다. 트레킹(Trekking)하기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산 정상에 오른다는 목표에 얽매이지 않고, 전문적인 등반 기술이 없어도 된다. 무거운 배낭도 필요없고, 지루하지도 않다. 가벼운 마음으로 걸으면서 스쳐 지나가는 풍광을 통해 발로 자연의 숨소리를 들어보자.

    촉촉이 대지를 적시던 봄비가 그치고 나뭇가지 사이로 비친 햇살이 반갑다.

    지난달 27일 오전 창원시 둘레길 300리 가운데 한 코스인 진해구 장복산 숲속나들이길을 지역의 트레킹 동호회인 ‘길사랑회’(회장 강재호) 회원 42명과 동행했다.

    이 코스는 산 허리에 조성된 평탄한 길과 상쾌한 공기를 내뿜는 풍성한 나무가 자랑이다.

    진해문화센터에서 시작한 발걸음은 대광사와 장복산 조각공원을 지나면서 가벼워졌다. 자연 속 숲길은 초록터널을 이뤘고, 신록의 이파리 사이로 비친 햇빛은 싱그러움을 더했다. 진해의 상징인 벚꽃이 조심스레 얼굴을 내민다.

    장복산 초입인 명상의 숲길은 다양한 조각들과 어우러져 있다. 코스 인근에 나타난 다람쥐도 모처럼 외출을 즐기는 모양새다.

    주변을 둘러보며 올라가니 어느새 장복산 숲속나들이길 입구에 다다랐다.

    숲속나들이길 코스는 경사가 완만해 힘이 들지 않고, 작은 오르내림도 있어 트레킹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무엇보다 지난 2012년에 조성된 4만여 그루의 편백나무 숲이 장관이다. 피톤치드를 뿜어내는 나무 사이로 한껏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시니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조용히 걷으니 새소리 들리고, 얼굴을 스치는 바람에 자연과 하나됨을 느낀다. 길 옆으로 군데군데 심심치 않게 핀 얼레지와 제비꽃, 그리고 야생화들을 보며 잠시 숨을 고른다.

    딱 한 사람이 걷기에 좋을 정도의 좁은 길이지만 나무들이 오밀조밀 붙어 있지 않아 여유 있게 느껴진다.

    숲길을 따라 걸음을 옮긴 지 30분쯤 됐을까. 하늘을 가린 숲 그늘 속에서 작은 물소리가 들린다. 급하지 않은 계곡물에 빛이 부딪히니 다정함이 느껴진다. 아직 찬 기운을 머금고 있었지만, 풍경과 어우러져 몸 속으로 시원함이 번진다. 기온이 차츰 오르다 보니 어느새 이마에 땀이 맺혔다.

    길사랑회 회원들은 대부분 60~70대. 가벼운 트레킹 코스지만 매주 목요일 걷기를 통해 단련돼 있다 보니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었다.

    동호회 막내인 김형하(55)씨는 “회원 모두 걷기를 즐기는 마음으로 건강을 도모하고 있다. 모두들 젊은 사람 못지않게 산을 잘 탈 정도”라며 “3년 넘도록 꾸준히 활동하다 보니 가족처럼 화목하다”고 자랑했다.

    푹신푹신한 흙길과 산내음, 회원들의 재미있는 얘기에 트레킹이 지루하지 않았다.

    짙게 그늘졌던 어둠이 차츰 사라지면서 확 트인 하늘과 함께 아늑한 정자가 눈에 들어온다. 옛 마진터널 위에 있는 쉼터다.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주위를 둘러볼 무렵, 회원들이 준비한 간식들을 꺼내 들었다. 말린 감과 고구마부터 피래미 튀김까지 입이 호강이다.

    서로 서로 챙겨온 음식을 나눠 먹는 모습은 트레킹의 또다른 재미다. 회원 한 분이 건네 준 생수 한 모금은 체증이 씻기는 기분이다.

    안민초등학교 뒤편을 향한 내리막길은 지그재그의 비탈길이다. 비가 내린 이후라 다소 미끄러웠지만, 편백나무들이 다시금 회원들을 맞이했다.

    내려오는 길에는 피곤함이 몰려왔지만 목적지인 안민약수터가 보이자 다시금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진해 장복산 숲속나들이길의 대장정이 끝나는 안민약수터에 도착한 이후 강재호 회장은 “비록 몸은 피곤하지만 먼길을 해냈다는 자부심과 아직도 건강하다는 만족감이 충만한 시간이었다”며 “트레킹은 만남의 즐거움과 걷는 즐거움, 먹는 즐거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즐거움까지 주는 아주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글=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사진= 성승건 기자 mkseong@knnews.co.kr




    주의할 점

    무리하게 뛰는 것보다 걷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되기에 트레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연을 만끽하면서 살도 빠지고 스트레스까지 풀리다 보니 현대인에게는 더없이 적당한 레저인 셈이다. 완만한 지형과 함께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한적한 곳, 자연환경이 수려한 곳은 더할 나위 없이 트레킹에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트레킹도 무리할 경우 무릎을 다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체력에 맞춰 코스를 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당일치기의 경우 가벼운 트레킹화가 좋다. 발에서 나는 땀을 배출하고 발목을 보호하며, 발바닥이 아프지 않는 신발을 선택해야 한다. 무리하게 값비싼 고어텍스를 하지 않아도 된다. 옷은 편하게 입으면 되지만, 수풀을 지나기도 하므로 긴바지를 입는 게 좋다. 청바지는 금물이다.

    주기적으로 챙겨 먹을 간식이나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는 도시락을 준비하도록 하자. 부피가 크지 않고, 무겁지 않으면서 열량은 높은 것이 좋다. 초콜릿이나 비스킷류가 적당하고 오이도 괜찮다. 도시락으로는 김밥이나 샌드위치, 주먹밥 등이 간편하면서도 배낭을 가볍게 한다.

    모자와 선글라스, 물 등과 함께 만약을 대비해 구급약, 갑자기 온도가 떨어질 수도 있으니 겉옷을 준비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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