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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산단 40주년, 업종별 심층진단 ⑤ 전기전자

가전제품·중전기기 ‘핵심기지’ 자리매김

  • 기사입력 : 2014-04-1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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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전자 창원공장 트롬세탁기 생산라인./전강용 기자/
    직원들이 에어컨을 포장하고 있다.
    직원들이 조립 중인 초고압 변압기를 검사하고 있다.


    전기전자 분야는 기계공업단지로 조성된 창원산단에서 주요 업종에 속하지 않고 전국 대비 업체 수는 적으나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특히 창원산단 조성과 함께 LG전자와 (주)효성 중공업PG(Performance Group)가 들어서 국내 전기전자분야의 대표적인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G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가전업계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고, 효성도 중공업PG가 전기산업기반시설인 변압기 및 차단기 등의 각종 중전기기(중량이 큰 전기기구)를 생산, 국내외에 공급하는 국내 핵심기지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산단 내에 많은 협력업체들이 입주해 동반성장하면서 전기전자 분야의 큰 흐름을 형성하게 됐으나 최근 중국과의 가격경쟁과 신기술로 전환, 고부가가치를 위한 R&D 강화 등의 숙제를 안고 있다.

    ◆현황= 산단 내 전기전자 분야는 LG전자 및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한 가전분야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LG전자 창원공장은 1·2공장으로 나뉘어 1공장에서는 냉장고와 청소기, 전자레인지, 광파오븐 등을, 2공장에서는 에어컨과 세탁기를 생산한다.

    이들 제품의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주요 협력업체(1차 협력사)로는 신성델타테크·오성사·스타리온 등과 유니온, 세영 등이 있으며 이들 업체의 매출은 각각 2000억원 이상이다. 이 외에 창원산단 내에서 LG전자에 직접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는 60여개에 이른다.

    전자 관련 제품으로는 휴대폰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많다. 상장사인 옵트론텍(휴대폰 카메라 렌즈 생산)과 이엠텍(휴대폰 스피커)를 비롯 삼광(휴대폰 케이스) 등이 주요 업체로 있다. 기존 노키아에 공급하던 업체들이 업종 전환하거나 부도가 나면서 그 수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 반도체부품업체로는 성우테크론과 삼성테크윈(비중이 낮음) 등이 있다.

    전기 분야에서는 효성 중공업PG가 전기산업 기반시설인 초고압변압기(국내 시장 점유율 35%)와 초고압차단기(60%), 전동기(40%) 등의 중전기기를 생산해 국내외로 판매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창원공장 전체 매출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창원산단 내에서 이들 제품의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는 130여개(국내 55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적으로 창원산단 내 전기전자업종은 LG전자와 효성을 포함하더라도 전국 대비 비중이 높지 않다.

    창원상의에 따르면 산단의 전기전자업종 총 사업체 수는 675개로 전국의 1.7%, 총 종사자 수는 1만7658명으로 전국의 2.3%에 불과하다. 하지만 종사자 수 500~999명과 1000명 이상의 대규모 사업장이 각각 4개사와 2개사로 전국 대비 6.9%와 4.2%의 비중을 차지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형성 과정= 창원산단 전기전자 분야는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책에 따라 1976년 금성사(LG전자)와 1977년 효성 중공업PG, 1978년 삼성정밀공업(삼성테크윈)이 입주하면서 본격 시동을 걸었다.

    LG전자는 1958년 금성사란 이름으로 부산시 연지동에 둥지를 튼 후 1976년 11월 창원공장을 준공하며 창원시대를 열게 된다. 같은 해 12월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냉장고, 냉응기, 컴프레서 등 시설을 온천동 공장에서 창원1공장으로 옮긴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이전 작업이 이뤄진다. 현재와 같은 창원 1공장과 2공장으로 자리 잡은 것은 1987년이다. LG전자는 엘리베이터 사업을 분리해 LG산전을 설립했지만, IMF를 전후해 오티스에 매각되고, 오티스는 결국 창원에서 떠난다.

    가전 분야의 주요 협력업체인 오성사(1977년)는 초창기부터 입주해 LG전자와 함께했고, 스타리온(성철사)은 1985년, 신성델타테크는 1987년에 입주했다.

    효성은 1977년 9월 중공업 공장을 준공해 변압기, 차단기, 모터, 기어 등을 생산하면서 창원시대를 연다.

    삼성테크윈은 입주 초부터 카메라 사업부문이 전기전자 분야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지만 2009년 삼성전자로 편입된 후 비중이 아주 낮아졌다. 현재는 반도체부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매출 규모가 적고 이마저 사업이 분리됐다. 휴대폰 부품회사들은 마산수출자유지역 내 노키아가 잘나가면서 많이 생겨났다가 노키아 몰락으로 타격을 받았다.

    ◆전기전자업종 문제 및 진단= 전기전자 분야의 생산 제품들이 글로벌 경기의 영향으로 수요가 줄어든 데다 중국의 저가공세로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삼성테크윈 등 주요 기업들이 전문인력 공급이 되지 않아 R&D 기능을 수도권으로 옮기면서 대부분 생산기지로 전락한 것처럼 전기전자 분야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박민원 창원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전기 분야의 경우 주로 생산하는 변압기, 모터 등은 가격면에서 중국에 밀려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신기술을 요구하는 전력기기 및 전력변환장치 등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엽 전기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려면 변압기 등 현재 생산되는 단품의 경우 기존보다 크기를 줄이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어떤 지역이나 나라 전체를 보면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설계와 시스템 기술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전 분야는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위한 핵심 R&D 인력이 창원지역에 자리 잡고 육성될 수 있도록 인프라 조성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창원산업단지공단 전시장 부지에 LG전자의 민간R&D센터 건립을 위해 지난해 창원시와 산업단지공단, LG전자가 양해각서를 체결, 올해 상반기 중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가전업체가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저가 제품을 다량 생산하는 것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R&D를 통해 고부가가치의 프리미엄급 제품을 생산해 차별화하는 것이 절실하다”면서 “경남도나 창원시가 민간R&D센터와 부산경남과학기술원 등의 설립을 통해 고급연구인력을 적극 육성,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창원과학고 등 지역서 배출되는 과학인재들이 지역산업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면서 “그나마 전기분야는 창원에 전기연구원이 있어 핵심연구개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가전 분야 중소부품업체들도 한 업체에 전량 납품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갖추도록 자체적인 기술개발과 마케팅능력, 경영노하우 등을 쌓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현재 대부분의 중소업체들은 원청업체의 소공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명용 기자


    ▲LG전자 창원공장

    LG전자는 1958년 부산에서 금성사로 출발한 후 1976년 창원1공장과 1987년 창원2공장을 준공하면서 현재와 같은 창원시대가 자리 잡게 된다.

    현재 창원공장은 냉장고, 세탁기, 조리기기 등을 생산하는 HA(Home Appliance) 사업본부와 가정용 에어컨, 시스템에어컨, 에너지 솔루션 등을 담당하는 AE(Air-Conditioning & Energy Solution)사업본부로 구성돼 있다. 임직원은 1만여명이다.

    창원공장에서는 트롬 세탁기, 휘센 에어컨과 휘센 시스템에어컨, 디오스 냉장고, 광파오븐, 스타일러 등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이들 가전제품의 핵심부품인 모터와 컴프레서를 생산하고 있다. 창원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제품들은 엄격히 말해 전자제품이라기보다는 전기기계제품으로 분류된다.

    창원공장의 생산능력은 처음 입주 당시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증가했다.

    1976년 당시 생산제품은 냉장고 40만대, 에어컨 10만대, 컴프레서 40만대, 기타 10만대였다. 그러던 것이 2012년에는 냉장고 144만대, 전자레인지 70만대, 냉기 컴프레서 600만대, 세탁기 540만대, 청소기 20만대, MGT 440만대, 가전용 모터 450만대, 에어컨 360만대, 에어컨 컴프레서 450만대 등으로 크게 늘었다.

    현재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은 대부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으며 세탁기와 에어컨은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제품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태국, 터키, 멕시코, 러시아 폴란드, 사우디 등 10여개국의 해외공장을 통해 생산되고 있다. 이미 글로벌 생산체계가 구축된 것이다.

    아울러 창원공장은 학교폭력 예방활동과 현장체험 학습지원 등 교육기부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의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주)효성 중공업PG

    ㈜효성 중공업PG는 세계적 수준의 초고압변압기, 차단기 등의 송변전 기기 및 산업용 전동기와 감속기, 산업기자재, 펌프, 풍력발전 시스템 등을 생산,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효성은 1962년에 설립된 한영공업㈜을 1975년에 인수해 1977년 효성중공업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창원공장을 준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창원 시대를 개막했다. 창원공장은 중공업PG 제품의 주력 생산 거점으로 1978년에 345kV 초고압변압기, 1983년에 362kV GIS 등을 개발하며 국내 전력망 구축 및 산업화에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1992년 765kV 초고압변압기를 국내 최초 순수 독자기술로 개발해 1999년 1월 상용화에 성공했다. 같은 해 2월 국내 최초, 세계에서 세 번째로 800kV GIS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함으로써 국내 중전기 산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765㎸ 초고압 송전 및 초고압 송변전 기기 개발을 바탕으로 총괄공장장 김덕수 부사장은 ‘20세기 대한민국 100대 기술 및 주역’으로 선정되고 동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효성 중공업은 미주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중동, 아시아는 물론 유럽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해 오고 있다. 2000년대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했으며, 최근에는 알제리, 카타르 등 북아프리카, 중동 시장에서 대규모 변전소 턴키(Turn key)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과 제품경쟁력을 인정받고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27개 해외영업 거점을 기반으로 생산기지 및 서비스를 지속 확대하고 있으며, 친환경 에너지 개발 사업에 집중 투자하며 풍력발전 시스템, 고효율 제품, 그린에너지로 사업영역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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