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7일 (토)
전체메뉴

(529) 잔포무인(殘暴無仁)- 잔인하고 포악하여 어짊이 없다

  • 기사입력 : 2014-04-15 11:00:00
  •   



  • 최근 경북 칠곡군(漆谷郡)과 울산시에서 계모의 폭행으로 10살 어린애와 8살 어린애가 숨졌다. 우발적인 단순한 실수가 아니고, 장기간에 걸친 여러 차례 잔혹한 폭행에 의해 아이들이 고통을 당하다가 숨졌다.

    칠곡의 경우는 계모와 아버지에 의해 큰딸이 폭행치사죄를 덮어썼다가 재판부의 심리 과정에서 사실이 밝혀졌다. 사람의 갈비뼈 24개 가운데서 16개가 부러지도록 짓밟았다 하니, 계모라는 그 여인이 얼마나 악독한 인간인지 짐작이 간다.

    사람은 위대한 사람만 존귀한 것이 아니고, 누구나 존귀한 존재다. 그런데 남도 아니고, 비록 계모지만 어머니라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이렇게 잔인하게, 자기가 낳지 않았지만 그래도 자식에게 이런 짓을 할 수가 있을까? 심지어 매운 고추를 강제로 먹이고, 아이를 세탁기에 넣어 돌리고, 뜨거운 물을 뒤집어 씌워 화상을 입히는 등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잔인한 짓을 지속적으로 했다 한다.

    전처 자식을 죽인 계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고, 살인할 의도가 없었다는 판단에 따라 재판부에서 칠곡의 경우는 10년, 울산의 경우는 15년을 선고하자 많은 사람들이 의분을 참지 못하고 있다. “사람을 죽였는데, 사형에 처해야지 그 정도 형량이 말이 되느냐?”는 등등의 거센 항의를 한다.

    계모라고 모두 다 나쁜 사람은 아니고, 낳은 어머니 못지않게 전처 자식을 잘 거두는 사람도 많이 있고, 배다른 형제들이 우애 있게 잘 지내는 경우는 더 많다.

    계모가 문제가 아니고, 그 여인들의 인성(人性)이 문제다. 인성의 문제는 그 사람 개인의 문제지만, 결국은 교육의 문제고 사회의 문제다.

    지금 우리나라는 시장논리에 의거해 경쟁만 부추기는 교육을 하고, 사람 되는 교육을 시키지 않는다. 그 결과 이런 잔인한 성격의 여인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지금이라도 학교 등에서 인성교육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계모에게 폭력당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친부모에게 폭력을 당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국회에서 부랴부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아동복지법’ 등의 제정에 나섰다. 이 법이 통과되면 아동학대에 대해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특히 교사나 의사 등 24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아동학대 사례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처벌받도록 되어 있다.

    법의 제정도 필요하지만, 법의 제정만으로 이런 폭력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법 이전에 교육이 중요하다. 인간이 존귀한 존재라는 것을 알리고, 누구나 사랑해야 한다는 인성교육이 법 적용에 앞서야 한다.

    * 殘 : 해칠 잔. * 暴 : 사나울 포, 드러낼 폭. * 無 : 없을 무. * 仁 : 어질 인.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여론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