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금년 1월부터 3월까지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3곳의 명품 매출은 작년동기보다 12∼38.1% 뛰어올랐다.

이 기간 전체 매출 신장률이 명품 매출을 크게 밑돌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오랜 경기불황 속에 소비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셈이다.

◇ 고소득층 지갑여나…명품에 수요 몰려 = 롯데백화점 명품관인 본점 에비유엘의 1∼3월 매출은 작년동기에 비해 19% 성장했다.

까르띠에와 불가리 등 명품시계 매출이 32% 늘어나며 증가폭이 가장 컸고, 젊은 감성의 해외패션(22.5%), 해외의류(18%), 샤넬 등 패션잡화(18%), 레저(18%) 등 해외 명품에는 품목별로 골고루 수요가 몰렸다.

그러나 롯데백화점의 전체 매출은 4.2% 늘어나는 데 그쳐 명품 매출증가율을 크게 밑돌았다.

사실 이 마저도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은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강남 핵심상권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의 1분기 명품브랜드 매출은 22.3% 증가한 반면 전체 매출은 8.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무역센터점 명품 매출은 38.1% 신장했지만 전체 매출 증가율은 19.3%에 머물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그동안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대부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았다가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자 구매력이 높은 부유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살아나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혼수 트렌드로 남자는 '시계 하나', 여자는 '가방 하나'가 유행하면서 명품예물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대표 명품 브랜드의 가격인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리 구매하기 위한 수요가 집중된 점도 명품 판매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금년 1분기 갤러리아백화점의 명품매출도 작년동기보다 12% 늘어났다. 전체 매출은 5% 신장하는 데 머물렀다.

명품전용관인 갤러리아웨스트가 리뉴얼공사때문에 올해 1월부터 3월 12일까지 휴관한 점을 고려하면 명품매출 증가율은 상당히 높은 것이라고 갤러리아백화점은 설명했다.

실제 3월 13일 새로 개장한 갤러리아명품관 웨스트의 매출은 이달 12일까지 작년동기보다 33% 성장했다.

◇ 백화점은 세일기간 '반짝 판매' = 올들어 백화점업계의 매출이 그나마 성장세를 보인 것은 세일행사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백화점의 신년 챌린지 세일기간인 1월 2일부터 19일까지 매출은 기존점 대비 7.2% 각각 신장했다.

이는 작년 신년 세일에 '마이너스 매출'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라고 롯데백화점은 설명했다.

특히 '주말 3일 특별 행사, '그룹 대전’ 등 규모가 크고 할인율이 높은 행사에는 고객들이 많이 몰림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이번 봄 정기 세일의 마지막 3일 기간에도 할인율이 높은 행사들을 다양하게 준비했다.

주요 백화점의 올해 첫 정기세일 초반 실적이 한자릿수 증가세를 기록, 내수 부진에도 그나마 선전했다.

3월 4일부터 시작한 봄 정기세일 초반 사흘 매출이 3.3% 상승했다.

현대백화점의 봄 세일 사흘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뛰어올랐다.

부문별로는 가구(18.3%), 골프(14.2%), 스포츠(12.3%), 여성의류(6.3%) 등이 선전했다.

여성의류 가운데는 마 소재 제품 판매가 33.3% 뛰었고, 반바지(26.3%)와 샌들(23.1%) 등도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이밖에 선글라스(28.3%), 수영복(14.3%), 에어컨(10.5%) 등 여름 상품이 고르게 강세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의 봄 세일 첫 사흘간 매출이 지난해보다 0.6%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전체 매출이 작년동기보다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은 가격을 크게 내린 세일행사 때문"이라며 "많은 소비자들이 세일기간에만 백화점을 찾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