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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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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342) 제6화 인형의 집 ②

“어디로 갈 거야?”

  • 기사입력 : 2014-05-1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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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들은 무엇이 즐거운지 정신없이 깔깔대고 있었다.

    “남자 아이와 같이 있는데 괜찮아?”

    “초등학생인데 무슨 일이 있겠어? 그냥 친구일 뿐이야. 윽박지르면 오히려 반발해. 사랑한다고 말하고 관심을 기울여 줘.”

    최미경이 한숨을 내쉬고 딸에게 문자를 보냈다. 요즘은 사춘기가 일찍 오기도 하지만 초등학생들이 연애를 하는 일도 많다. 장대한은 아이들 옆을 지나갔다. 최미경의 딸에게서 문자가 왔다.

    “8시까지 집에 돌아오겠대요.”

    “그럼 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네.”

    “밤에 같이 있어주지 못하니까 무슨 짓을 하는지 몰라.”

    “밤 8시부터 10시까지는 딸과 같이 있어.”

    “그때가 손님이 가장 많을 시간이야.”

    “노래방은 알바가 충분히 커버할 수 있잖아? 엄마가 같이 있어야 아이들이 외로워하지 않아.”

    “정말 그렇게라도 해야할까봐.”

    최미경이 한숨을 내쉬었다. 사방은 이미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차창으로 꽃이 만개한 가로수들이 지나가자 최미경의 얼굴이 밝아졌다.

    “어디로 갈 거야?”

    “남양주… 미경이에게 맛있는 거 사주려고.”

    “좋아.”

    최미경이 소녀처럼 헤실대고 웃었다. 남양주의 한식집에 도착한 것은 8시가 조금 지났을 때였다. 풀코스로 나오는 한정식을 보고 최미경이 손뼉을 치면서 좋아했다.

    “장사는 괜찮아?”

    “잘되고 있어.”

    최미경이 눈웃음을 쳤다. 최미경의 딸에게서 문자가 왔다.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우리 딸 착하다. 사랑해.’

    최미경이 기뻐하면서 문자를 보내고 장대한에게 보여주었다. 장대한은 식사를 하고 근처에 있는 모텔로 갔다.

    “우리 차에서 하자.”

    최미경이 얼굴을 붉히면서 속삭였다.

    “알았어.”

    장대한은 한정식집이 가까운 골짜기에서 차를 세웠다. 겨우내 앙상하게 말라붙어 있던 나뭇가지에 새싹이 푸르게 돋아나 공기가 청정했다. 장대한은 최미경의 시트를 뒤로 눕히고 그쪽으로 건너갔다. 장대한은 술을 한 잔밖에 마시지 않았으나 최미경은 넉 잔이나 마셨다. 그녀를 끌어안고 키스를 하자 술 냄새가 풍겼다.

    “아이 좋아.”

    최미경의 블라우스 단추를 풀기 시작하자 그녀가 깔깔대고 웃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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