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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를 가다] ④ 통영시장 선거

수성이냐 탈환이냐 … 전·현직 시장 격돌

  • 기사입력 : 2014-05-2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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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4지방선거 통영시장 선거에는 김동진(63) 현 시장(새누리당)과 진의장(69) 전 시장(무소속)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해군사관학교 교수를 지낸 박청정(71) 후보와 이룡무역(주)대표인 정덕범(67) 후보가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을 한 상태이기는 하나 선거전의 관심사는 역시 전·현직 시장에게 쏠려 있는 분위기다.

    지난 13일 경남매니페스토실천통영본부와 지역 언론사 등이 공동 주최한 후보자 토론회에 김동진·진의장 두 후보가 초청된 것도 바로 이런 시민들의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동진 후보는 새누리당의 당내 공천경선을 거쳐 선택된 인물이다. 지난달 30일 당원과 일반 국민 등 모두 934명이 참가한 가운데 실시된 경선의 투표율이 85%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열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김 후보 선거캠프의 한 관계자는 “무소속으로 두 번이나 당선된 저력에 새누리당의 조직적인 지지를 받게 될 경우 상당한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최근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상대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맞선 진 후보는 다년간 통영 시정을 책임지고 이끌었던 행정실무경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아직 다 못 이룬 꿈을 완성해야 한다’는 점을 내세워 시장직 탈환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진 후보는 침체된 지역경제를 김 후보의 약점으로 보고 이를 중점 공략한다는 전략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정책판단에 대한 두 후보의 신경전은 매우 날카롭다. 사사건건 대립하는 양상이다. 한마디로 갑론을박이다.

    대표적인 것이 시의 채무를 둘러싼 공방이다. 진 후보는 김동진 후보가 지난해 3월 각 읍면동 연두순시 때 다수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임 시장이 통영시에 592억원이란 많은 빚을 지워 디폴트(default: 채무 불이행)를 심각하게 고려했다는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공표, 후보자 비방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진 시장 재임 당시)확정된 2010년 예산 중 보통교부세 239억원, 도남동 부지매각 100억원, 재정보전금 80억원, 순세계잉여금 117억원, 국도비보조사업 시비 미부담금 등 모두 590억원의 세입결손이 생겼다”며 “이는 시가 반드시 갚아야 할 비용인 만큼 광의의 채무”라고 반박했다. 최악의 경우 사법적 대응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해 이번 선거의 핵심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선거전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표정 역시 양극화된 모습이다.

    김 후보를 지지한다는 조모(56)씨는 “재무관료 출신답게 재정관리 능력이 매우 우수하다고 본다. 통영시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영업용 택시를 운전하는 김모(52)씨는 “김 시장이 그간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통영시정을 잘 이끌어왔던 것 아니냐”며 대체로 후한 평가를 했다.

    반면 진 후보를 지지한다는 정모(58)씨는 “풍부한 감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정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유모(50)씨는 “진 후보가 스케일도 크고 감성도 풍부해 문화도시 통영의 이미지를 잘 융합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호전통시장의 한 상인은 “아직 누구를 선택하겠다는 결심은 하지 않았지만 누가 되든 통영시민 모두 잘살게만 해줬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주문했다.

    지역 내 분석가들은 “통영시장 선거 관전 포인트는 역시 시정에 대한 신뢰감을 누가 더 강하게 심어주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일부는 ‘세월호 참사’ 이후 당내 선거운동이 사실상 중단된 특수한 상황에서는 현직 단체장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탄탄할 것이라는 분석도 한다.

    김 후보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제15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해 스위스 제네바 대표부 재무관, 청와대 경제비서실 SOC기획단 행정관 등을 역임했고, 지난 2002년과 2010년 민선 통영시장에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진 후보는 서울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제10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후 하동세무서장, 부산지방국세청 재산세국 국장을 거쳐 2003~2010년 통영시장을 역임했다.

    허충호 기자 chhe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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