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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져 들어오는 달러…이달초 '1달러=1천원' 위협

  • 기사입력 : 2014-06-01 19: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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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달러화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원화가치 상승(환율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무차별 공급한 달러화가 전 세계에 넘쳐나는 가운데 한국의 수출이 덩달아 호조를 보이면서 금융과 실물 양쪽에서 달러화가 봇물 터진 듯 유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는 환율이 이번 달에는 달러당 1,000원 선을 위협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다.

    환율의 쏠림 현상을 경계하는 외환당국의 개입도 환율 하락을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달러화와 원화의 수급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무역수지가 흑자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무역수지가 53억4천9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무역 흑자는 수출의 대가로 받은 달러화가 수입의 대가로 치른 달러화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이로써 한국의 무역수지는 2012년 2월 이후 28개월 연속 흑자 기록을 세우게 됐다.

    무역 흑자로 국내에 초과 공급된 달러화를 수출업체들이 원화로 바꾸려고 외환시장에서 팔아치우면 달러화 공급과 원화 수요가 늘어난다. 원화 가치는 높아지고, 환율은 하락한다.

    주로 월말에 집중되는 수출업체들의 이런 네고(달러화 매도) 물량은 최근 월말에 다 소화되지 못하고 월초로 넘어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달 초 '황금연휴'를 앞두고 네고 물량이 급증해 환율 하락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는 이유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월말에 소화되지 못한 이월 네고 물량이 연휴와 맞물려 달러화 공급 우위가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 30일 당국의 저지선인 달러당 1,020원 선을 장 초반에 맥없이 내어준 환율이 이번 주에는 1,020원 선을 거침없이 하향 돌파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시장에서는 당국이 여러 차례 개입해 지켜 온 1,020원 선을 일종의 심리적 저지선으로도 받아들이고 있다. 결국 이 선이 무너지면 시장의 심리가 급격히 쏠려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달러당 1,000원까지 급격히 밀릴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시장 참가자는 "6월은 5월과 더불어 계절적으로 수출이 잘 이뤄지는 시기"라며 "환율이 곧 1,010원대로 재진입하고, 1,000원도 가시권에 두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실물(수출입) 뿐 아니라 금융(주식시장) 쪽에서도 달러화가 물밀듯 밀려들어 온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달러화 유입 증가로 환율이 내리면 수출 경쟁력이 나빠질 것으로 보고 외국인 투자자가 주식이나 채권을 내다 팔아 달러화가 다시 빠져나가 수급 균형을 맞추곤 했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실물 쪽의 달러화 유입과 더불어 금융 쪽에서도 달러화 유입이 그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연준이 풀어놓은 달러화가 워낙 많은 데다 한국 시장이 신흥시장국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지난달 1조9천52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는 4월에 이어 2개월째 이어졌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제적으로 큰 불안 요인이 불거지지 않는 한 환율이 1,000원 선으로 내려가는 건 시간문제"라며 "일시적으로 세자릿수 환율을 기록하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달러당 900원대의 세자릿수 환율은 2008년 7월11일 이후 단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영역이다.

    이달 초 환율이 더 내릴 경우 세자릿수 환율이 위협받는 데 대한 부담으로 당국이 강도 높은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환 딜러는 "휴가로 달러화 수요가 늘어나는 7~8월과 가을 이후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돼 환율이 반등할 때까지 당국이 어떻게든 1,000원 선을 방어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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