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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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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 이용한 육교를 주민 동의 없이 없애겠다니…”

88고속도 확장공사 교량 폐쇄 추진 반발
거창읍 정장리 주민들 존치 요구
“폐쇄 땐 수백m 우회·농사 불편”

  • 기사입력 : 2014-06-0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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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8고속도로 확장공사로 철거 및 폐쇄 위기에 처해 있는 거창읍 정장육교. 거창읍 정장리 493과 599를 잇는 도로로 수십 년간 주민들의 통행로로 활용되고 있다.


    88고속도로 광주 기점 대구 방면 거창나들목 직전의 고속도로 위를 지나는 교량(정장육교) 폐쇄 방침이 알려지면서 수십 년간 통행해온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9일 정장리 주민 등에 따르면 거창읍 정장리 493과 599를 연결하는 정장육교는 폭 4m에 길이 30여m로, 그동안 과수원 등 영농 활동 통행로 및 599 일대 거주 주민들의 통행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와 88고속도로 담양~성산 구간 10공구 확장공사 건설계약을 체결한 ㈜한양은 고속도로 위를 지나는 정장육교의 폐쇄(철거)를 결정하면서 주민들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확장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주민들은 정장육교가 폐쇄되면 영농 활동 및 거창읍 시가지 나들이 때 수백m를 우회해 다녀야 하는 등 불편함이 불보듯 뻔하다며 현재 육교의 존치를 바라고 있다.

    교량 건너에 사는 신모(80·여)씨는 “지난 수십 년간 육교를 건너서 2분 이내 거리의 버스정류장서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이제는 노구를 이끌고 수백m 거리를 돌아서 다녀야 한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신씨의 아들 김모(50)씨는 “1개월 전 교량 주위에서 공사를 진행 중인 관계자로부터 88고속도로 확장공사로 교량을 폐쇄한다는 얘기를 듣고 금시초문이어서 깜짝 놀랐다”면서 “군청은 관할이 아니라며 나 몰라라 하고, 설계부터 감리까지 턴키방식으로 공사계약을 체결했다는 (주)한양에선 2년 전에 주민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해 주민들에게 확인해보니 아무도 동의해준 사람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현장에서 만난 인근 과수원 농장주 역시 “육교가 없어지는 줄 전혀 몰랐다. 과수원 농사를 짓기 위해 매일 트럭으로 지나다니는데 없어지면 안 되고, 보상해야 될 사안도 아니다”고 말했다.

    (주)한양 관계자는 당초 해당 지역 마을개발위원 등으로부터 교량 폐쇄 동의서를 받았다고 해명했으나 동의서 제시를 요구하자 “찾아봐도 동의서가 없는 것을 볼 때 당시 일부 주민들의 구두 동의만 받은 것 같다”고 말을 바꾸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측은 “(주민 동의도 없이) 그럴 리가 없다. 상황을 파악해보고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따라서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할 것이 아니라 주민 동의 및 관계기관의 정확한 실태조사 등 추가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글·사진= 홍정명 기자 jmh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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