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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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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재호 경남메세나협의회장

“양적 성장보다 지원의 내실에 무게
생활의 예술화·예술의 일상화 목표”

  • 기사입력 : 2014-07-1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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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메세나협의회 신임 회장인 최재호 무학그룹 회장이 인터뷰에서 ‘생활의 예술화, 예술의 일상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말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최재호 무학그룹 회장이 지난달 17일 경남메세나협의회(이하 협의회) 임시이사회에서 회장으로 추대됐다. 최 회장은 “많이 망설였다. 하지만 누군가 일을 해야했고, 또 회원사들의 격려로 자리를 덜컥 맡게 됐다. 그룹의 ‘좋은데이 사회공헌재단’을 통해 오랫동안 문화·예술을 지원하며 접했고 나름의 성과와 보람도 얻었다. 그동안 축적하고 실현한 예술의 창의성과 가치를 메세나에 접목시켜 지역 문화·에술의 꽃을 풍성하게 피워보려 한다”고 밝혔다.


    -경남메세나협의회는 빠른 시간 내에 양적 성장을 했다. 이제 지원의 내실과 퀄리티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협의회가 그동안 지역 메세나의 역할을 정립하고, 또 급격한 성장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100개팀 결연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도 결연팀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많은 팀을 돕겠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런 게 과연 올바른 지원인지에 대한 성찰과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메세나 지원이 예술단체의 일회성 공연이나 전시 지원 등 경비 지원 수준이라면 곤란하다. 예술단체가 경남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성을 고양해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데 지원의 방점을 두려고 한다.

    따라서 예술성과 창작성에서 가치를 찾을 계획으로, 예술성 가치 발현에 주목해 차등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비하겠다. 아울러 회원사의 지원 선호도가 낮은 장르도 챙길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힘없는 단체, 작은 단체, 묵묵히 창작에 전념하고 있는 외로운 작가에게도 힘이 되도록 하겠다.

    -재임 기간 중 꼭 해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먼저 기업과 예술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협의회 자체 사업을 시행하겠다. 최근에 시행했던 제1회 기업과 미술의 ‘어울림과 소통展’이 대표적인 예다. 협의회가 늘 강조하는 기업과 예술의 교류를 통한 문화경영 활성화의 일환이다. 전시는 전업작가와 회원기업이 1:1 매칭해 작품을 만들고, 전시 후 기업에 작품을 기증했다. 기업과 예술의 진정한 매칭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음악분야에서는 회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경남A&B오케스트라’를 창단할 계획으로, 현재 단원을 모집 중이다. 이 사업은 기업 임직원들의 창의적 감성을 깨우고, 기업간 네트워크를 확대하며, 예술친화적 기업문화 조성을 꾀하기 위한 것이다.

    도민과 예술이 직접 만나는 이른바 ‘도·예·만’ 사업도 생각하고 있다. 지역민들이 예술을 생활 속에서 손쉽게 받아들이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생활의 예술화, 예술의 일상화’를 이끌어 내겠다. 재능있는 꿈나무들의 발굴·지원도 역점적으로 추진하겠다.

    -경남메세나운동의 성공은 회원사들의 참여, 문화예술단체의 창작 의지가 관건인데, 이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은.

    그간 창원 중심으로 운영돼 왔던 게 사실이다. 도내 전 시·군을 돌며 그 지역의 상주기업, 출향기업, 예술단체,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가칭 ‘우리 문화 챙기기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모든 지역에 메세나가 활성화돼 도민 모두가 편중 없이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게 목적이다. 아마 많은 기업이 자기 고장 문화예술을 키우는 데 인색하지 않으리라 본다. 이들에게 기회와 채널을 제공한다면 지원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문화예술단체의 창작 의지를 북돋우기 위해 봉사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다. ‘예술단체의 코디네이터’로서 그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동반자적 관계가 될 때 진정한 의미의 지원이 될 것이다. 특히 지역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 전시장과 공연장에 지역 예술인들이 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이들이 창작의지를 끌어내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

    -회장을 맡기 전에도 회원사로 참여했는데, 혹 개선했으면 하는 점이 있었다면.

    최근 사무국 인원을 보강했다. 현재 회원사가 200개가 넘고, 내년에는 250개를 예상하고 있다. 회원사 관리뿐 아니라 결연단체도 제대로 관리하고 지원하기 위해서는 전문화가 필요하다. 회원사·결연단체의 고충을 이해하고, 또 열정을 이끌어내기 위한 사무국을 꾸렸다. 협의회는 상하 지휘가 아닌 전문적 수평적 업무 영역이다. 모두가 고유의 전문 분야를 담당해 역량을 최대로 발휘하도록 했다.

    회원사 간 소통도 중요한 문제인데, 회원사 간 정보 교류와 친화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할 것이다.

    메세나 활동이 기업과 예술단체에만 국한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지역 문화예술을 키우는 일은 어느 한 단체가 독점하거나 홀로 가서는 성과가 없다. 지역 대학이나 기관 등과 MOU를 체결해 문화예술 지원의 틀을 넓혀갈 생각이다.

    -회원사와 문화예술단체, 지자체 등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연말 ‘2014 문화예술 트렌드 분석 및 전망’을 발표했는데 그중 눈에 띄는 항목이 ‘기업, 문화예술의 가치를 공유하다’였다. 이는 메세나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서 공유가치로 전환되는 것을 뜻하는데, 예술과 기업의 수평적 파트너십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메세나 활동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비전을 열어주고 발전을 이끌어주는 중요한 공유 가치가 됐다. 이 가치는 기업과 예술단체뿐 아니라 도민 모두에게 정신적 풍요로움을 선사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나 회원사가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예술분야 투자를 너무 쉽게 줄이는 것은 지역민과 후대에 큰 잘못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년도에는 더 많은 예산 지원이 회원 기업과 경남도에 요구된다. 이와 관련, 경남도가 추경예산 편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회원사와 예술단체, 지자체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애정 어린 피드백을 부탁드린다.

    이문재 기자 mj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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