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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3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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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409) 제6화 인형의 집 69

“나도 좋아”

  • 기사입력 : 2014-08-2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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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9 >

    제6화 인형의 집 69

    장대한은 비가 오자 강가의 정자로 올라갔다. 양자강 강변에는 곳곳에 정자가 있었다. 정자의 난간에 앉아서 강을 응시했다. 강연희가 옆에 앉아서 몸을 기대왔다. 장대한은 강연희를 안아서 무릎에 앉혔다. 그녀를 안고 빗줄기가 날리는 강을 응시했다. 그 옛날 중국의 시인묵객들도 이처럼 미인과 함께 사랑을 나누고 시를 지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참 좋다.”

    강연희가 노래를 부르듯이 중얼거렸다.

    “나도 좋아.”

    장대한은 강연희의 입술에 키스했다.

    “아이 좋아.”

    강연희가 눈을 감았다. 장대한은 다시 그녀에게 키스했다. 그녀는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날씨가 더웠기 때문에 스타킹도 신지 않았다. 장대한은 그녀의 둔부와 허벅지를 애무했다.

    “풍기문란이에요.”

    강연희가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알았어. 그래도 눈이 자꾸 가고 손이 가는 걸 어떻게 해?”

    장대한은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강연희가 주먹으로 그의 가슴을 때리는 시늉을 했다.

    강가에서 비오는 풍경을 보고 있을 때 마침 빈 택시가 왔다. 장대한은 강연희와 함께 빈 택시를 타고 시내로 돌아왔다. 저녁시간이 됐기 때문에 이번에는 남경에서 유명한 만두집을 찾아갔다. 강연희는 장대한이 만두회사 일로 골치 아파하자 일부러 만두가게를 찾아간 것이다. 강연희는 메뉴판을 보고 여러 종류의 만두를 주문했다. 한국에는 만두의 종류가 한정돼 있지만 중국에는 수백 종류의 만두가 있다. 중국의 많은 소수 민족이 만두를 주식으로 했기 때문에 다양한 만두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장대한은 강연희가 살뜰하게 배려를 하자 기분이 좋았다. 이내 주문한 만두가 나왔다.

    “이것을 먹어 봐요.”

    강연희가 자아오즈라는 만두 하나를 집어서 장대한의 입에 넣어주었다. 양고기와 야채로 소를 만든 만두였다. 장대한은 만두를 입에 넣고 맛을 음미했다.

    “어때요?”

    “괜찮아.”

    장대한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나 이거다 싶을 정도로 특별한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장대한은 강연희와 함께 다양한 만두를 시식했다. 맛을 음미하면서 사진을 찍고 재료를 휴대폰에 기록했다.

    “이건 물만두네요.”

    훈둔이라는 만두는 한국의 물만두와 흡사했는데 향신료 때문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슈이지아라는 만두를 물만두라고 부르고 있었다.

    “이게 왜 물만두인지 모르겠어요.”

    강연희가 슈이지아를 먹으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마 물에 넣고 끓여서 익히기 때문인 것 같아.”

    한국에서는 만둣국을 끓일 때 외에는 삶지 않는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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