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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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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463) 제7화 굴뚝산업과 첨단산업 43

“특히 데이트는 내가 좋아하거든”

  • 기사입력 : 2014-11-1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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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요환은 이혼 이야기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잘되지 않다니…?”

    “도박에… 알코올중독에… 인간 망조 들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통쾌해?”

    “통쾌하기는… 기분이 더럽지.”

    이요환과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즐거웠다. 회계사를 하는 친구가 도박에 알코올 중독이라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도 이혼으로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대출은 뜻대로 이뤄졌어?”

    “응. 선배가 아는 사람이라 그런지 직원이 친절하게 대해 줬어.”

    이요환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장대한이 대부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물었다. 장대한은 대부회사가 대학 후배와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라고 말했다.

    “돈 많이 벌었네.”

    이요환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어. 우연히 사람들을 잘 만나서 돈을 벌게 된 거야.”

    장대한이 돈을 벌게 해준 사람은 많았다. 그러나 가장 잊을 수 없는 여자가 이윤자였다. 이제 그녀의 아파트로 가야 했다. 시간이 너무 늦으면 그녀가 서운해 할 것이다.

    “어려운 일 있으면 연락해.”

    식당에서 나오자 장대한이 우산을 펼치고 이요환이 팔짱을 끼었다.

    “우리 저기 갈래.”

    “어디?”

    “덕수궁 돌담길… 은행잎이 자욱하게 떨어졌을 거야.”

    “가을을 보려면 나중에 드라이브나 가자. 그래도 야외가 낫지. 공기도 맑을 거야.”

    “드라이브 시켜줄 거야?”

    “이요환이 원하면 시켜주지. 맛있는 것도 사주고… 데이트도 하고… 특히 데이트는 내가 좋아하거든. 마음 있으면 전화해.”

    장대한은 웃으면서 이요환에게 명함을 주었다. 이요환이 눈을 흘기면서 주먹으로 어깨를 두드렸다. 장대한은 이요환과 2차를 갈 수도 있었으나 다음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큰길에서 헤어졌다. 이요환은 순간적으로 아쉬운 눈빛을 했으나 붙잡지 않았다. 장대한은 이윤자의 아파트에 가기 전에 장미꽃 한 다발을 샀다. 이윤자에게 무엇인가 선물하고 싶었다.

    “향기 좋다.”

    이윤자가 장미꽃을 얼굴에 가져가서 향기를 맡았다. 이윤자는 하얀 홈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비가 오고 있네. 비가 그치고 나면 단풍이 더욱 아름다울 거야.”

    장대한은 이윤자를 포옹했다. 홈드레스가 실크처럼 부드러워 네글리제 종류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저녁은?”

    이윤자가 그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글:이수광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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