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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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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489) 제7화 굴뚝산업과 첨단산업 19

‘돈이 한없이 들어가는구나’

  • 기사입력 : 2014-12-1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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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유리는 성격이 꼼꼼하여 스마트폰에 메모했다.

    “또 커피를 끓이는 커피메이커도 필요해. 경리는 장유리가 맡는 것이 어때?”

    이요환이 장유리를 돌아보고 물었다.

    “좋아. 금전출납부는 액셀로 작성하겠지만 우선 지금부터 사용하는 돈을 모두 수첩에 적을게.”

    장유리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녀가 웃을 때 가슴이 출렁거렸다.

    “무엇을 사든지 반드시 영수증을 첨부해야 돼.”

    장유리의 말에 여자들이 웃었다.

    이요환은 장유리와 함께 전자상가에 가서 컴퓨터와 복합기를 구입했다. 조민주와 안소연은 구청에 가서 출판사 등록 신청을 하고 인터넷을 신청하기로 했다. 옛날에는 출판사를 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했으나 이제는 신고만 하여 누구나 할 수 있었다.

    전자상가는 값이 저렴한 대신 설치를 직접 해야 했다. 이요환은 컴퓨터를 메이커 제품으로 구입했다. 컴퓨터가 고장이 났을 때 신속하게 서비스를 받으려면 메이커 제품이 좋았다.

    ‘돈이 한없이 들어가는구나.’

    컴퓨터와 복합기를 구입하는 데 500만원 가까이 들어갔다. 앞으로도 돈이 들어갈 일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깍쟁이 같은 장유리가 사장에게 눈웃음을 치면서 깎아달라고 떼를 써서 25만원이나 깎을 수 있었다.

    물건을 배송시키고 재활용센터로 가서 책상 네 개와 의자 네 개, 응접탁자와 의자 두 개를 샀다. 그것들은 모두 오후에 배달하기로 약속이 되었다. 책상 등은 100만원이 안 되었는데 재활용센터라 물건이 싸서 좋았다.

    사무실로 들어오자 조민주와 안소연이 돌아와 있었다. 그녀들은 출판사 등록 신고를 마치고 돌아와 사무실을 청소하고 있었다. 점심때가 지났기 때문에 이요환은 여자들을 지하방으로 데리고 내려가서 밥을 했다.

    “비가 하루 종일 온다.”

    “겨울비야. 마지막 비겠지. 이제는 눈이 올 거야.”

    조민주가 안소연의 말을 받았다. 안소연은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컴퓨터는 언제 온대?”

    지하방에서는 빗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네 시까지. 책상이 두 시에 올 거야.”

    조민주가 장유리에게 말했다. 식사는 된장찌개와 김치였다. 넷이 나누어서 준비를 하고 같이 식사를 하자 반찬이 없어도 맛이 좋았다. 설거지도 나누어서 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출판사를 해야 한다.’

    오후에 이요환은 은행에 가서 새로운 통장을 만들고 체크카드도 만들었다. 공인인증서도 신청하여 인터넷뱅킹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통장은 이제 네가 관리해야 돼.”

    이요환은 3000만원이 들어 있는 통장과 체크카드를 장유리에게 건네주었다.

    “알았어. 잘 관리할게.”

    장유리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도 각오를 비장하게 하고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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