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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 이야기] 절기는 양력이다

  • 기사입력 : 2015-02-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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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 한 오백리쯤 남쪽 바닷가에서 동백꽃 봉오리 새로 물드는 소리….’ 서정주 시인이 읊은 대로 ‘목청 돋우는(판소리명창) 이화중선(李花中仙)처럼 가야금 찡 줄의 청을 곧추세우는’ 찬바람이 몰아쳐 와도 이미 봄은 섰다.

    따뜻한 곳에서는 매화망울이 터질 듯하고, 마산 무학산 진달래도 한껏 물이 차올랐다. 3양(陽)3음(陰), 벌써 양이 세 개 늘어났으니 누군들 다툴 수 없는 입춘(立春)인 것이다.

    올해도 예년과 다름없이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을 사무실 기둥에 떡하니 붙였다. 부끄러웠던 갑오(甲午)년이 지나가고 새롭게 을미(乙未)년을 여는 봄이 왔음을 알린다.

    24절기 중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가 입춘이다. 그래서 사주에서는 입춘을 기점으로 띠가 바뀐다.(소수는 동지를 기준점으로 봄). 아직 설이 되려면 보름 정도의 기간이 있어야 되는데, 설이 되기 전 이미 양띠해가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입춘일로부터 설날이 되기 전에 태어난 아기는 아직 말띠라고 생각하겠지만 양띠 생(生)이다.

    우주만물은 음양이 아닌 것이 없다. 모두 음과 양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음양으로 대표되는 것이 태양(陽)과 달(陰)이다.

    음력은 달의 운동주기이고, 양력은 태양의 운동주기를 말한다. 절기(節氣)는 ‘계절의 마디’이고 계절은 태양의 운동이 결정한다.

    따라서 양력(陽曆)은 계절을 잘 맞춰 준다. 음력(陰曆)으로 달의 운동만을 기준 삼아 쓴다면 계절을 맞출 수는 없다.

    우리는 음력을 쓰던 민족이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음력과 관계된 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 설날과 추석 등이 모두 음력이고, ‘한 달’, ‘두 달’, ‘지난달’과 같은 단위조차 ‘달’로 쓰고 있다. 그래서일까? 많은 사람들이 ‘입춘’, ‘경칩’, ‘백로’, ‘한로’와 같이 우리의 삶과 가까이 있는 24절기를 음력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

    입춘은 양력으로 2월 4일이면 어김없이 들어온다.(가끔 2월 3일이나 2월 5일도 들어오기도 하지만.)

    사주를 볼 때도 양력이 편하다. 아직도 자신의 양력생일을 기어이 음력으로 바꿔 들고 오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음력은 윤달에 태어난 사람은 윤달인지 평달인지 구분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사주학은 엄연히 태양의 에너지 변화를 추적하는 양력에 근거하는 학문이다. 그 증거로 사주학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이 바로 태양의 고도를 나누는 ‘절기’라는 점이다.

    입춘부터 입하 전에 태어났으면 봄 태생으로 木의 기운이 강하니 창작,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새로운 일을 잘 벌인다.

    입하일로부터 입추 전까지 태어나면 여름 생이니 火기운이 충만해 활동적이고 적극적이나 한 성질 하는 단점도 있다.

    입추에서 입동 전까지면 가을 생으로 매사 치밀하고 꼼꼼하지만 조금은 쌀쌀맞다.

    입동에서 다음 해 입춘일 전에 태어났으면 겨울 생으로 사고력이 깊고 사교성은 좋으나 욕심이 많은 단점을 지닌다.

    ‘강이 풀리면 배가 오겠지, 배가 오면 님도 탔겠지.’ 기다림의 봄, 그러나 올해 맞는 봄은 김동환의 노래대로 ‘님’이 탔대서 다 풀려질 봄은 아닌 것 같다. ‘동지섣달에 얼었던 강물도 제멋대로 녹는데 왜 아니 풀릴까’. 팍팍한 우리네 살림살이를 말하는 것 같다.

    역학연구가·정연태이름연구소 www.jname.kr (☏ 263-3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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