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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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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쏠림현상 해결책은 ‘배정방식 혁신’

경남대 ‘창원 일반고 경쟁력 회복 포럼’
대학·중고교·학부모·교육청 등 참석
일반고 교육경쟁력 실태와 해법 토론

  • 기사입력 : 2015-03-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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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7일 경남대 교육문제연구소 주최로 경남대 한마미래관에서 창원지역 고등학교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전문가 포럼이 열렸다.


    경남대학교 교육문제연구소 주최로 지난달 27일 경남대 한마미래관에서 창원지역의 일반고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포럼이 열렸다. ‘일반계 고교 학생 배정방식의 문제점과 합리적 해결 방안’을 주제로 한 이날 포럼은 경남대 교육학과 최호성 교수가 진행을 맡았다.

    창원지역 평준화 제1학군인 성산구·의창구와 제2학군인 마산합포구·마산회원구 지역 공·사립학교의 중·고교 교장과 교감, 교사, 학부모, 창원교육지원청, 부산대·경상대·경남대·인제대 교수들이 패널로 참석했으며, 일반고의 교육경쟁력 실태와 이를 위한 다양한 해법이 제시됐다.

    ◆오세희 인제대학교 교수= 대학 진학률이 높은 고교를 선호하면서 우수 학생들이 일부 사립고로 쏠리고 있다. 이로 인한 학교 간 격차가 있다. 배정방식 변경은 교육감의 고유 권한인데 창원시가 건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남의 상위권 중학생들이 자사고나 기숙형학교를 찾아 부산과 울산 등지로 빠져나가고, 고교의 학업성취도 평가는 전국 하위권이다. 배정방식은 이해관계가 복잡한 문제다. 등급제 배정도 학생선택권 제한 등 민원 소지가 있다. 배정방식 고민은 필요한데 학력 저하 원인부터 분석이 필요하다. 창원시의 지원은 방과후 프로그램이나 학업성취도 향상과 관련해 일반고를 살리는 데 쓰여야 한다.

    ◆조미경 경남행복교육모니터단 단장= 학교에서는 성적 우수 학생이 많이 오면 좋겠지만, 학생의 통학 거리도 생각해야 한다. 성적과 통학 거리를 감안한 절충식의 배정방식이 어떨까 싶다.

    ◆박줄 마산용마고등학교 교장= 1970~1980년대에는 마창지역의 학력 저하 문제가 나오지 않았는데, 지금 이런 문제가 대두한 것은 타 지역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배정방식에 대해 용역 결과 93%가 찬성한다는 조사가 나왔고 상대적으로 민원은 덜한 편이다. 하지만 학교 간 쏠림현상이 심각하다. 우리 학교 1등은 인근 사립고에 가면 50명쯤 된다. 선생들이 신바람이 나지 않는다.

    배정방식은 통학거리를 감안하고 등급제로 나눠 잘하는 학생과 중간층, 못하는 학생 30:40:30으로 배분하는 방법이 있다.

    ◆김종승 창원용호고등학교 교사= 지금의 배정방식은 현 입시제도로 볼 때 경쟁력이 약하다. 대학에서 수시와 학생부종합전형을 늘리는데 창원지역 학생들은 쏠림현상으로 학교에서 좋은 내신을 못 받거나, 수능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배정방식은 우수 학생이나 그렇지 못한 학생이나 어느 정도 손해를 보고 있다. 입시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배정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김선규 창원 남산중학교 교장= 학부모는 좋은 대학 진학은 고등학교에서 얼마나 잘 가르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 학교를 선택하지만, 사실 교사 실력보다 학생의 중학교 학력이 더 중요하다. 일반고 미달시대인 지금 성적 때문에 특성화고에서 탈락한 학생들이 일반고로 간다. 한 학급 35명 중 7~8명이 이런 학생들인데, 학습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친다. 특성화고가 일반고로 많이 전환되면서 생긴 문제다.

    ◆김성열 경남대학교 교수= 지금의 배정방식은 민원이 덜 발생하면서 자리 잡았다. 비선호 학교가 나오는 원인 분석부터 해야 한다. 중학교 성적이 그대로 고교에서 정말 변화가 안 될까 하는 고민이 있어야 한다. 혹 고교에서 변화하는 대입전형을 못 따라가는 것은 아닐까? 교원들의 열정이 식어간다면 지역사회의 지원을 받아서라도 개선이 필요하다. 학교 단위에서 어려우면 지자체에서 지원해야 한다. 배정방식은 학생선택권 존중과 쏠림현상 해소 차원에서 지역 내 합의가 있어야 한다.

    ◆정해룡 마산중앙고등학교 교사= 마산중앙고는 우수 중학생을 유치하려 동창회의 도움을 받아 상당한 돈을 투자한다. 대입전형에 맞춰 강남서 논술강사를 초빙할 정도로 애쓴다. 성적에 따라 상위권은 특별반을 운영하고 하위 30%는 특성소질 개발에 주력한다. 중학생 유치가 힘들어서 등급별 배정방식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사립고는 나름의 공부시키는 틀이 있어 대학 진학률이 그다지 떨어지리라 보지 않는다.

    ◆황성철 창원 경상고등학교 교사= 경상고는 학교 입지상 단독주택 지역에다 변두리여서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원과 마산 학군 경계 지역에 있으면서 대입 진학에 나름의 성과를 내도 학생들이 오지 않는다. 배정방식을 심각히 고민해 주면 좋겠다.

    ◆서정균 마산무학여자고등학교 교감= 마창지역의 일반고는 수학능력을 갖추지 못한 학생들이 들어온다. 저학력 학생의 일반고 진학이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이런 학생을 위해 특성화고 육성방안이 어떨까 싶다. 물론 저학력 학생만 특성화고로 몰릴 때 대안도 필요하다고 본다. 창원지역에 수요예측 없이 일반고를 많이 신설하면서 생긴 문제다. 비선호 학교에 대한 구조조정을 시작해야 한다.

    ◆류재범 마산가포고등학교 교감= 창원지역 전체 (상위권) 대학 진학률 향상을 위해서는 학교 배정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역균형선발 전형의 최상위권 대학에는 지금보다 더 많이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교육 본질적 측면에서 보자면 잘하는 학생만 초점을 맞출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교사의 열정도 필요하고 선생님 책임도 중요한데 사실 지친다.

    ◆손정우 경상대학교 교수= 학교 간 쏠림현상은 전국에 다 있다. 경남의 학력이 바닥인 것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고, 교육 당국과 교사의 위기의식도 부족하다. 지자체의 지원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경기도는 최하위 공립고에 엄청난 지원을 하면서 인근 사립고까지 파급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의 프로그램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배정방식에 있어 등급제 도입은 긍정적 효과가 있다.

    ◆하상수 창원교육장= 창원시 교육과 관련한 논의를 해 줘 감사하다. 배정문제와 관련해 도교육청에서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개선점을 찾아보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능최저등급을 못 맞춰 원하는 대학을 가지 못하는 현실은 해결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최호성 경남대학교 교수= 최상위권 소수 학생의 특정대학 진학 저조를 놓고 학교 경쟁력을 논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심층적인 조사와 이해의 바탕 위에서 배정방식의 연구가 있어야 한다. 왜 특정학교를 싫어하는가 하는 연구도 있어야 한다. 일반고의 경쟁력 약화의 많은 이유 중 배정방식이 앞서지 못하는 문제일 수도 있다. 개별 학교의 경쟁력을 떠나 창원시 전체의 경쟁력을 찾는 의미 있는 모색이 필요하다. 창원시 전체 학교의 시너지를 높이는 상생방안이 필요하다. 배정방식 개선은 그 논의의 출발점이다.

    글·사진= 이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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