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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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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선 이론 배우고 기업선 실습한다

■ ‘스위스 도제식 수업’ 가보니…
창원기계공고-도내 23개 협약기업
산학일체형 특성화고 시범사업 운영

  • 기사입력 : 2015-04-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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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창원 차룡단지 내 (주)위딘에서 스위스 도제식 직업학교에 선정된 창원기계공고 학생들이 회사 관계자로부터 CNC연마기 모니터 보는 법을 배우고 있다.


    13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차룡단지 내 절삭공구류 제조회사인 (주)위딘. CNC연삭기가 즐비한 회사 1층 공장에서 앳된 얼굴의 10대 2명이 회사 관계자로부터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다.

    이들은 올해 정부가 도입한 ‘스위스 도제식 직업학교’에 선정된 창원기계공업고등학교 컴퓨터응용기계과 2학년 박경열, 김도빈군. 박군과 김군은 평소 같으면 학교에 있을 시간이지만 창원공단 내 중소기업 현장에서 교육훈련을 받고 있다.

    멘토 역할을 하는 사람은 같은 학교 출신인 최건영(22)씨로 입사 4년 차의 산업기능요원이다. 박군과 김군은 최씨로부터 기본적인 기계 조작, 도면 해석, 계측 등 생산 공정을 익히고 있다.

    박군은 “학교에서 실습만 하다 보면 현장에 대해 두려움이 많은데 직접 현장에서 배우니 많이 유용한 것 같다”고 했다. 이 회사 장환수 이사는 “이 과정에 익숙해지면 좀 더 고난도의 공정에도 투입할 생각”이라고 했다.

    스위스 도제식 직업학교는 학생이 학교에서는 이론교육과 기초실습을, 기업에서는 체계적 현장교육 훈련을 이수하도록 구성돼 있다. 산학일체형 특성화고 시범 사업이다. 1주일은 학교 수업, 1주일은 현장교육훈련이다. 참여기업은 고숙련 근로자를 연수 후 기업현장 교사로 배치하고, 학교 교사와 팀티칭 등의 방식으로 기업 내에서 국가직무능력표준(NSC) 기반 체계적 훈련과정을 운영한다.

    학생은 조기에 취업처를 확보하고 기업 내 현장실습 동안 보수를 받으며 군복무를 대체하는 산업기능요원에 우선 선발되는 이점이 있다. 창원기계공고는 시설 기자재비, 일반운영비 등 매년 최대 20억원(5년간 100억원)을, 참여기업은 교육훈련비용, 프로그램 개발비, 기업현장 교사 비용 등 연간 2400만원을 지원받는다. 도내 협약업체는 위딘을 포함 23개 기업이다.

    사업 초기인 만큼 문제점도 보인다. 학생들을 교육시킬 전담인력이 부족하다. 중소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여유 인력이 없다는 것이 기업의 고민이다. 장환수 위딘 이사는 “중소기업은 인력 운용이 빠듯한데 교육을 전담할 사람이 많지 않다. 평소 자신의 업무에다 도제 학생들의 작업일지를 매일 작성해야 하는 등 업무 부하가 걸리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피해 학생이 생기지 않도록 산업기능요원에 대한 증원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많은 중소기업이 특성화고나 전문대학과 산학 협력을 체결해 병역특례를 받고 있는데, 도제 학생들로 인해 기존 산업 협력의 틀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효환 창원기공 교장은 “이 사업의 성패는 참여기업에 달렸다”고 했다. 즉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이 제도를 수행할 만큼 정부의 지원이 따라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교장은 “1년 40주 동안 기업의 유능한 인재들이 학생교육을 맡고 있는데 1000만원 정도의 교육훈련비로는 부족하다”면서 “정부의 파격적 지원이 없으면 기업들이 발을 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15일 오후 3시 창원기계공고 회의실에서 도제교육의 운영 현황과 어려움을 파악하는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글·사진= 이학수 기자 leehs@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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