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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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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환율 900원 아래로…경남 수출 중소기업 '벼랑 끝'

자동차 부품 업체들 ‘직격탄’… 가격경쟁력 약화로 매출 뚝
일본 조선업체들 ‘엔저’ 내세워 위협적인 경쟁자로 떠오르기도

  • 기사입력 : 2015-04-2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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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엔 환율이 7년 만에 최저치를 찍을 정도로 엔저(엔화 약세) 현상이 심화돼 도내 수출 중소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원·엔 재정환율은 2008년 2월 이후 7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엔당 900원 선이 무너졌다. 오전 8시22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오전 6시 뉴욕시장 대비 0.66원 내린 100엔당 899.67원이었다.

    원·엔 재정환율이 900원 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8년 2월 28일 889.23원(종가 기준) 이후 처음이다. 원·엔 환율은 2012년 6월까지만 해도 100엔당 1500원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엔저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도내 주력산업인 자동차·조선 관련 중소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엔저의 충격파는 세계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과 치열한 각축을 벌이는 자동차 업종이 가장 크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엔저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창원을 중심으로 한 도내 자동차부품업체들의 매출 감소가 우려되고 있으며,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산업용 감속기와 중장비용 주행 감속기 수출액의 40%를 일본에 수출하는 우림기계는 채산성 악화는 차치하고 일본 발주업체에서 단가를 내려달라는 요구를 거절하기가 힘들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공작기계 부품을 일본에 수출하는 일림나노텍은 100엔당 1200~1300원선에서 900원대까지 밀리면서 가격경쟁력을 상실, 수출해도 남는 게 없는 실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적정 환율이 100엔당 최소 1000원이 넘어야 현상을 유지하는데 여건이 좋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일본수출액이 전체 매출의 8%가량을 차지하는 세방전지는 100엔당 1300~1400원일 때는 영업이익이 30% 정도 됐지만 현재는 영업이익이 10% 이하로 줄어든 상태다.

    불황으로 수주 가뭄에 시달리는 조선업계도 엔저의 부담이 적지 않다. 일본 조선업체는 엔화 약세를 앞세워 지난 1월 월간 선박 수주량에서 7년 만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가격 경쟁력을 회복한 일본 조선업체들이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 부문에서 위협적인 경쟁자로 떠오르면서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가격 경쟁력 유지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그 여파로 도내 조선기자재 업체들도 타격이 우려된다.

    양영석·이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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