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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7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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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산' 속 창원시외버스터미널 가보니…

이용객 줄어 한산… 손소독제 등 없어 대비 허술
지난 주말 이용객 절반가량 감소
서울 등 이동지역별 분위기 달라

  • 기사입력 : 2015-06-08 2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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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후 창원종합버스터미널에서 한 승객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쓴 채 대합실로 들어서고 있다./김승권 기자/

    “12년 전인 2003년 사스(중증급성 호흡 증후군·SARS) 때보다 대처가 더 안 되고 있다. 예전에는 손 소독제와 마스크 등이 잘 배치가 됐는데 지금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고, 감염 위험이 큰 터미널인데 거의 무방비 상태나 마찬가지다.”

    8일 오후 창원시 팔룡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만난 한 운전기사가 말했다.

    다행히 도내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창원시외버스터미널은 활기를 잃어버린 채 한산한 모습이다.

    이용 승객은 눈에 띄게 줄었고, 장거리를 매일 오가는 운전기사들은 행여나 감염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이동하는 지역에 따라 상반된 분위기도 보였다. 거창, 남해, 광주 등 도내 또는 남쪽 지역을 이동하는 승객의 경우는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했지만, 서울이나 인천, 오산, 수원, 안산 등지로 가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한 채 사람들과 거리감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행을 맡고 있는 동양고속 권기복 기사는 “서울로 가는 사람들이나 돌아오는 사람들은 조심하는 게 보이지만, 창원지역은 메르스에 대해 덜 경계하는 것 같다”며 “대처하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행정기관의 대처도 과거와 다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천일고속 한 관계자는 “사스 때는 행정기관에서 감염예방주의 공문을 보내고 손 소독제도 터미널 곳곳에 비치했지만, 지금은 공문도 없고 개인적으로도 손 소독제를 구하기도 어렵다”며 “알아서 하라는 건지, 예방 대책이 뒤처진 느낌이라 조금은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메르스 감염자가 늘면서 터미널은 직격탄을 맞았다. 현충일을 포함해 이틀 연휴 동안 부산 사상 방면 탑승객은 평소보다 절반가량 줄어들었고, 서울을 오가는 상·하행 이용객도 40% 이상 감소했다. 특히 진원지라 할 수 있는 평택과 가까운 오산·안산행 버스는 승객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급감했다.

    시외버스터미널 관계자는 “승객의 감소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요일 밤 서울에서 오는 버스는 통상 만원이었지만, 지난주에는 20명도 되지 않을 정도로 확 줄어들었다”며 “서울이나 경기도 등 수도권을 오가는 운송업체와 이용객이 많던 버스회사는 매출 영향을 크게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중앙역 역시 메르스 여파로 승객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1일 이용객이 평균 5200명이었지만, 최근에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역에는 여행안내표시기에 ‘예방수칙·신고전화 안내문’이 나오도록 조치했으며, 매표소 왼쪽에는 손 소독제를 구비해 놓았다. 하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매표소 직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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