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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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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시, 고려 현종 ‘부자 상봉길’ 만든다

사천에 유배된 아버지와 어린 현종의 애틋한 만남 스토리텔링
정동면·사남면 일원에 도보 3시간 코스 조성… 오는 10월 준공

  • 기사입력 : 2015-06-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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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천시는 고려 현종 부자(父子)의 유배시절 애틋한 사연이 서려 있는 ‘부자 상봉길’ 조성에 착수했다고 9일 밝혔다.

    시는 고려 제8대 현종 임금이 어린 시절을 보낸 배방사지(排房寺址)와 사주현(泗州縣, 사천의 옛 지명)으로 유배돼 살던 아버지 욱(郁)과의 부자 만남을 재조명하고, 부자간 비운의 고갯길인 고자실(顧子峯)과 안종능지(安宗陵址, 욱의 첫 묘지), 배방사지를 잇는 역사적 발자취를 스토리텔링해 관광 자원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동면과 사남면 일원에 시·도비 2억원을 들여 능화마을~안종능지~고자실 고개~학촌마을~만마마을~배방사지를 잇는 거리 10㎞(3시간 소요)에 종합안내판 등 각종 안내판 7개와 정자, 조경, 돌계단, 표지석 등을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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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헌에 따르면 현종이 된 순(詢)은 태어나 2년 동안 왕궁에서 양육됐으나 아버지를 그리워하자 6대 성종이 귀양 간 아버지 욱이 있는 사주에 보냈다. 그러나 아버지와 함께 살지는 못하도록 해 순은 지금의 정동면 장산리 대산마을의 뱅잇골에 있는 배방사(당시 노곡사)에서 거주했다. 아비 욱은 사남면에서 정동면 배방사까지 찾아가 아들을 보는 즐거움으로 살았는데 해가 저물면 다시 귀양지로 돌아오면서 아들이 사는 배방사를 돌아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때 눈물을 흘리던 지금의 정동면 학촌리 고개를 ‘고자봉(顧子峰-아들을 되돌아본다)’이라 하고, 이 마을을 ‘고자실(顧子室)’이라 불렀다. 귀양 온 지 4년 만인 996년 욱이 세상을 떠났고, 아들 순은 사주에서 4년을 살다가 6살 되던 해 개성으로 올라가 1009년 왕위에 올랐다.

    시 관계자는 “사천의 역사를 재인식하고 관광지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업은 이달 착공, 오는 10월 준공할 예정이다. 정오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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