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7일 (토)
전체메뉴

자존- 윤효

  • 기사입력 : 2015-08-20 07:00:00
  •   
  • 메인이미지


    무서리 하늘 높이 기러기 행렬이 지나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헬기가 굉음을 내며 스쳐갔으나, 그 대오를 전혀 흐트러뜨리지 않았습니다.


    ☞ 겨울을 찾아 나고 드는 철새의 행렬과 괴력에 가까운 힘을 가진 헬기의 비행이 서로 방해가 되지 않는 상태. 여기서 ‘그 대오를 전혀 흐트러뜨리지 않’은 주체는 기러기 자신들일 수도, 헬기 자체일 수도 있는데요. 이 구절이 이 시를 이해하는 열쇠가 됩니다. 자존은 스스로 지키는 것임과 동시에 타자가 침범해서도 안 되는 상호작용의 산물이라는 메시지인 것이지요. 자존에 대한 시인의 통찰은 우리로 하여금 한 걸음 더 나아가 약자와 강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동물과 인간, 자연과 인공 그 일체에 대해 생각하게 해줍니다.

    자존(自尊). 참 경이로운 말이지요? 모든 존재가 자존자(自存者)로서 존중받아야 할 평등한 존재로 확정되고 그러한 건강한 자존감이 ‘너는 너다. 너 하나로서도 충분히 소중하다’라는 상생의 기초석을 놓는 세상. 그런 세상이라면 참 아름다운 세상 아니겠습니까? 조예린 시인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