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가 일본의 침략으로 식민지로 전락한 지 36년 만에 빼앗겼던 주권을 되찾은 날이다.
그로부터 70년, 강산이 7번이나 바뀌면서 그 시절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하나둘 줄어들면서 광복(光復)의 의미도 점점 흐릿해졌다.
오히려 광복을 찾은 지 70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일본 식민지시대의 잔재는 우리 생활 곳곳에 남아 사실상 ‘미완의 광복 70년’에 그치고 있다.
요즘 세대에게는 ‘해방’. ‘광복’, ‘항일’이라는 말은 교과서에서나 나옴직한 머나먼 기억으로 광복의 의미가 가슴에 다가오지 않는다.
그러나 어제 없는 오늘이 없듯이 과거 없는 현재는 없다.
표지판이 없어 찾기 힘들었던 창녕군 영산면 남산공원의 3·1독립선언서탑./전강용 기자/
도내 곳곳에서도 의병활동을 비롯해 각종 항일운동이 벌어졌다.
그러나 수많은 항일투사들의 피로써 나라를 되찾았지만 정작 광복 이후 항일독립운동에 대한 평가나 역사적 보존은 관심이 적었다.
도내에도 일부 지역에 기념탑이나 기념비 등이 있기는 하지만 표지판도 없이 쓸쓸하게 방치된 곳이 많다.
당시 절실했던 독립운동의 현장은 세월 속에 묻히면서 대부분 멸실했다. 3·1운동의 주거지인 장터는 현대화됐거나 사라졌고, 의병들의 전투지나 항일운동을 도모했던 장소 또한 개발되면서 대부분 흔적이 남아 있지 않다.
창녕군 영산면 남산공원에 있는 3·1독립운동기념비./전강용 기자/
마침 광복 70주년을 맞아 국가적으로나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의미를 되새겨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자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뜨겁게 기세를 올렸던 폭염도 한풀 꺾이면서 여름의 끝자락을 보이고 있다. 들떴던 여름 분위기를 접어두고 아이들과 잊고 있던 항일의 역사의 현장으로 찾아가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글=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사진 제공= 독립기념관
창원 원동무역주식회사 터
◆도내 지역별 주요 항일운동지
창원= 마산 동서동에는 조선국권회복단 등 독립운동단체에 군자금을 제공했던 원동무역주식회사 터가 있다. 2층이던 건물은 증축돼 3층으로 다소 변형돼 상가로 이용되고 있지만 표지석이 당시의 터라는 것은 알려주고 있다. 진해 남문동에는 항일독립운동가 주기철 목사의 기념관이 개관했다. 주 목사의 유품 등이 전시돼 있고 당시 항일상황을 잘 정리해 놓고 있다. 주 목사는 1919년 3·1운동을 이끌었고, 1938년 신사참배 거부로 체포돼 1944년 옥중에서 순국했다.
진주 영남포정사
국채보상운동이 벌어졌던 진주객사도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세월에 묻혔다. 진주지역 항일사회운동의 중심지인 청년회관도 당시의 모습이 사라졌지만 표지판은 남아 있다.
통영 청년회관(현 통영문화원)
1928년 신간회 통영지회 창립대회가 열렸던 봉래좌 터도 현재 공영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1919년 7월 조직된 통영청년단이 청년·문화운동을 전개하던 통영청년회관은 현재 통영문화원으로 그 형태가 남아 있다.
사천 다솔사 대양루
김해 장유 무계장터
밀양 연계소
밀양지역 국채보상운동의 결의지이자 신간회 밀양지회 사무실이었던 연계소도 3동의 기와집이 있었으나 1동만 남아 있다.
거제 탑곡 3·1운동 기념탑
현재 대우조선해양이 들어선 아주장터 인근 탑골 언덕에는 3·1운동기념탑만 덩그렇게 세워져 있다.
양산 서병희 생가
의령 안희제 생가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산에 백산상회를 세우고 여기서 나온 자금을 임시정부의 경비로 조달했다. 지금도 의령군 부림면 입산리에 가면 안 선생의 생가가 보존돼 있다.
함안 군북 3·1운동 기념탑
창녕 영산면 봉화대
고성 최우순의 집
고성= 박거수 선생이 사재를 털어 고성지역 민족 교육기관으로 설립한 철성의숙은 고성군지역 3·1운동 만세시위가 처음으로 논의된 곳이지만 당시 건물은 사라지고 논이 됐다. 천도교 신자 8명으로 만든 항일비밀결사단체인 경남결사대의 일원 노응범의 집터도 논으로 바뀌었다.
반면 1911년 일본 왕이 내린 은사금 받기를 거부하고 음독자살한 최우순의 집이 하일면에 원형대로 보존되고 있다. 또 변상태, 이주현 등 경남지역 애국지사들이 기거하며 독립운동을 계획했단 옥천사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남해 3·1운동 발상 기념탑
하동 청년회관
하동읍내에는 하동독립공원을 조성해 항일독립운동기념탑과 독립선언서 비석을 비롯해 52명의 하동 출신 독립운동 서훈자의 조형석도 있다.
산청 유림독립기념관
함양 노응규 생가
거창 곽종석 집터·기념비
합천 삼가장터 기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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