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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노르웨이 트롬쇠

까만 밤하늘 무대 위 춤추는 오로라여!

  • 기사입력 : 2016-01-14 07:00:00
  •   

  • 죽기 전에 꼭 봐야할

    몽환적 아름다움 ‘오로라’

    노르웨이 트롬쇠에선

    11월~3월에 볼 수 있어

    오로라 투어 신청하면

    ‘오로라 헌터’와 함께 여행

    밤 9시, 북극성 주변에서

    녹색 물감 풀어놓은 듯한

    춤추는 오로라 발견

    농도 가장 밝아질 땐

    핑크빛 오로라도 나타나

    설산 정상에서 바라본

    밤하늘 수놓은 녹색 비단

    분명 인생 최고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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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8시 50분경 북극성 주변에서 옅게 시작되는 오로라.

    예술적이고 아름다운 야경의 상징인 프랑스 ‘파리(Paris)’. 그보다 더 몽환적이며 아름다운 야경을 원한다면 오로라(Aurora)를 강력히 추천한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경치 중 항상 상위권에 있는 오로라는 ‘새벽’이란 뜻의 라틴어로, 북극광(Northern Lights)이라 불리기도 한다. 북반구 기준으로 11월과 3월 사이에 주로 볼 수 있으며, 주요 관측지로는 캐나다(Canada)의 ‘옐로 나이프(Yellow knife)’, 아이슬란드(Iceland) 북부지역, 노르웨이(Norway)의 ‘트롬쇠(Tromsø)’ 등이 있다.

    지난 2014년 11월 ‘트롬쇠’로 여행을 떠났다. 트롬쇠는 노르웨이 ‘트롬스(Troms)주’에 위치한 작은 도시로 이곳에 가는 방법으로는 노르웨이 수도인 ‘오슬로(Oslo) 국제공항’을 경유하거나 다른 유럽 국가에서 직항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나는 영국 ‘런던(London)’에서 직항으로 이동했다.

    사실 오로라는 북극권 지역에서는 자주 보이는 흔한 현상이기 때문에 현지인들에게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다. 하지만 관광을 목적으로 가는 여행객들에게는 북극권의 추위만큼이나 관측이 가혹하다. 우선 북유럽은 비싼 물가로 악명이 높다. 또 기상이 조금만 흐릿해도 오로라 관측이 어렵기 때문에 오로라 관측을 위해서는 일주일 정도 여유를 가지고 머물러야 관측할 가능성이 높다. 정말 운이 없다면 일주일 내내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비싼 물가와 숙박기간을 늘려야 볼 가능성이 높은 오로라이기에 짧은 기간 여행을 가거나 높은 물가를 견디기 힘든 배낭 여행객들의 실패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불상사를 조금이라도 막고 싶다면 ‘오로라 예보(Northern Lights Forecast)’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대 2주 전 오로라 강도를 예측할 수 있어 여행 일정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오로라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 번째는 차를 렌트해서 직접 돌아다니며 찾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저렴하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제한 없이 오로라를 찾아다닐 수 있지만 눈길 운전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오로라 지수가 굉장히 높지 않으면 도시에서 오로라를 볼 수 없기 때문에 깊은 산속까지 운전을 해야 돼서 사고 위험이 높다.

    다른 방법으로는 오로라 투어를 신청하는 것인데, 전문적인 오로라 헌터(Aurora Hunter)의 가이드와 함께 투어하는 방법이다. 오로라를 찾는 수십 년의 노하우와 방한복, 음식, 사진촬영을 위한 삼각대와 오로라 촬영을 위한 카메라 설정까지 해주기 때문에 오로라를 꼭 보고 싶고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분들에게 권한다. 관광정보센터(Tourist Information Center)에서 신청할 수 있다. 구름이 많은 날에는 구름이 없는 곳으로 가기 위해 트롬쇠와 인접한 핀란드(Finland)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권은 반드시 챙겨야 한다.

    나는 투어를 이용했는데, 영국인 커플과 대만인 친구들과 함께 투어를 해서 지루하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가이드가 설명해주길 오로라는 오후 9시에서 오전 1시 사이에 주로 관측되는데, 9시쯤에 오로라 관측을 실패하면 그날 하루 내내 못 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한다. 오로라는 8시와 9시 사이에 북극성 주변에서 서서히 옅게 발생하는데, 이 순간을 포착하면 그 주변에서 오로라의 강도가 점점 진해져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운이 좋게도, 우리는 오후 8시 50분쯤에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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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정상에서 벌이는 캠프파이어.

    솔직하게 말해서 처음엔 실망이 컸다. 아주 옅은 녹색으로, 눈으로 보면 그냥 구름으로 보이기에 집중해서 보지 않는 이상 오로라라고 믿을 수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카메라 노출과 셔터스피드를 조정하자 LCD에 녹색 띠가 보였다. 실망스런 기색이 가득하자 가이드는 걱정하지 말라며 곧 있으면 놀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시간이 조금 지났을까 옅었던 녹색 띠들은 점점 진해졌고, 마치 물이 가득한 유리 비커에 녹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오로라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영어로도 현상을 ‘댄싱(dancing)’이라 부른다.

    여기서 알아둬야할 점은 카메라로 촬영을 할 경우 추운 날씨에 카메라 노출시간을 길게 잡아야 하기 때문에 배터리가 금방 떨어진다는 것이다. 추운 겨울에 휴대폰 배터리가 금방 떨어지는 것과 같다. 그래서 핫팩 등을 미리 준비해서 카메라에 붙여 놓는 것이 좋다. 중요한 순간에 카메라 배터리가 없다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녹색 비단이 하늘을 수놓는 동안 투어를 하던 우리는 산 위로 올라가 불을 지펴놓고, 편하게 앉은 후 영국인 커플이 준비한 샴페인과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드는 파스타(마치 전투식량 같은)를 먹으며 하늘의 경치를 구경했다. 아직 살아온 날이 많지는 않지만 분명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리라. 오로라와 함께 또 다른 경사가 생겼다. 영국인 커플 중 남자가 여자 친구에게 청혼을 한 것이다. 이 남자는 한 달 전부터 이 청혼을 준비했는데, 오로라를 못 볼까 봐 한 달 내내 노심초사했다고 한다. 황홀한 녹색 빛 오로라 밑에서 하얀 눈 산을 병풍 삼아 뜨거운 모닥불 앞에서 서로의 미래를 약속한 그들은 분명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내가 본 가장 아름다웠던 청혼. 나중에 나도 꼭 멋있는 청혼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얼마나 낭만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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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의 미래를 축복하는 것인지, 아니면 부러워하는 남은 사람들을 위한 것인지 하늘에서 핑크 빛의 오로라가 나타났다. 조금 전까지 봤던 오로라와 달리 굉장히 빠르게 휘몰아쳤다. 셔터를 누르려던 나는 이내 멈추고 눈에 담기로 결심했다.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 그 순간을 카메라로 담을 자신이 없었다. ‘이게 정말 오로라구나.’

    가이드의 설명으로는 핑크색은 오로라가 가장 농도가 밝아질 때만 나오는 색이기에 흔히 볼 수 없다고 한다. 또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는 그 순간에는 오로라에서 소리가 난다고 한다. 바람소리에 묻혀 듣지 못했지만 분명 자연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메시지라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흔한 자연현상, 다른 누군가에게는 꼭 보고 싶은 버킷리스트, 내게는 잊고 싶지 않은 감동의 순간인 오로라는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분명 볼 수 있다. 당신의 노트 속이 아닌 마음 속에 그 황홀한 장면을 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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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로라 농도가 가장 밝아질 때 나타나는 핑크빛 오로라.

    ★여행 Tip

    △11월에서 3월 사이, 오후 9시~오전 1시 사이 오로라를 관측하기 쉽다. 오로라 예보(Aurora Forecast)를 이용하면 최대 2주 전에 오로라 강도를 예측 할 수있다.

    △추운 날씨에 카메라 배터리 방전을 막기 위한 핫팩과 야경 촬영을 위한 삼각대는 필수.

    △노르웨이 현지 연어 요리와 순록 스테이크는 별미.

    △겨울철 북유럽에서는 낮이 어두운 극야 현상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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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영/ 1990년 창녕 출생/ 울산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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