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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외동시장, 상생의 길은 없나

  • 기사입력 : 2016-03-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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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 외동 전통시장에서 장사를 하던 노점상 할머니들이 시장 밖을 떠돌고 있다.

    할머니들은 시장 현대화 사업으로 자리를 비워야 했고, 공사가 끝났지만 점포마다 내놓은 가판대에 막혀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인근 도로변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보따리를 펼친 지도 벌써 수개월이 됐다.


    이전부터 상인회 가입 문제로 대립해 왔던 상인회와 비상인회는 할머니들의 자리를 빌미로 마찰을 빚었다. 비상인회 측은 할머니들의 자리를 뺏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김해시에 시장 내 불법가판대 단속 민원을 강력하게 제기했다.

    상인들은 “상생협력발전기금 배분 문제로 비상인회 측이 줄곧 상인회 가입을 요구해왔다. 할머니들의 자리를 빌미로 상인회 가입 허용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원을 접수한 김해시는 시장 내 모든 노상 적치물과 가판대 등을 강제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예고했다. 시행일이 지났지만 행정 절차를 밟지는 못했다. 시장 활성화에 두 팔을 걷어붙인 시가 전통시장을 죽일 수 없는 노릇인 모양이었다.

    이런 와중에 상인 간 갈등이 해소됐다. 상인회가 비상인회의 상인회 가입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비상인회 측은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이로 인해 할머니들은 이용가치(?)가 없어져 버렸다. 이제 상인들에게 할머니들은 점포세를 내지 않고 장사를 하는 경쟁자, 즉 골치 아픈 ‘공동의 적’이 돼버린 것이다. 이후 상인들은 “우리는 이제 모르겠다”고 시에 통보했다.

    시장 상인들과 할머니들의 타협점을 찾던 시의 입장이 이만저만 난처해진 것이 아니다. 시는 “상생하라”며 상인들을 설득하고 나섰고, 반면 상인들은 “우리부터 좀 살자”며 언성을 높이고 있다.

    아직 해결의 희망이 완전 사그라진 것은 아니다. 시의 끊임없는 요구와 설득에, 상인들이 “할머니들이 필요한 자리를 정확하게 파악해 주면 고민해 보겠다”는 여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크든 작든 모든 사회는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를 해결하고 봉합하는 과정을 통해 공동체를 만들어 간다. 그 공동체는 해결 주체의 지혜와 합리적인 결단에 따라 수준이 매겨진다.

    김재경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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