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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철교 지나 ‘추억 한바퀴’ 잘 익은 산딸기 ‘낭만 한모금’

[뭐하꼬] 김해 낙동강 레일파크 나들이

  • 기사입력 : 2016-06-0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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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행선을 그리며 곧게 뻗은 철길. 힘차게 페달을 밟으니 불어오는 바람이 두 뺨을 스친다. 시원하게 펼쳐진 낙동강 철교 위를 천천히 내달리면 기차를 타고 전국 곳곳을 누볐던 이들은 절로 옛 추억을 떠올린다.
     
    기차가 다니던 철길을 따라가다 보면 차창 밖으로 빠르게 지나갔던 풍경을 더욱 생생히 그리고 찬찬히 짚어볼 수 있다. 네 개의 바퀴라 넘어질 위험이 적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네 바퀴의 자전거로 철로 위를 달리는 레일바이크만의 매력이다.
     
    기차를 개조한 열차카페와 철도터널에 꾸며진 와인동굴에서도 기차여행의 향수를 즐길 수 있다. 재미와 낭만이 가득한 김해 낙동강 레일파크 나들이를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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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일바이크를 탄 관광객들이 페달을 밟으며 출발하고 있다.

    ◆레일바이크·열차카페

    경전선 폐선로에 펼쳐진 낭만의 공간


    김해시 생림면 마사리 낙동강 수변공원을 따라가다 보면 ‘낙동강 레일파크’ 입구가 나온다. 목재 데크가 깔려 있는 정면에 레일파크 종합안내소 건물이 보인다. 안내소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레일바이크가 있고, 오른쪽에는 열차카페와 와인동굴이 보인다. 김해시가 이곳 낙동강변 일원에 조성한 낙동강 레일파크가 지난 4월 29일 개장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낙동강 레일파크는 평일에는 800명, 주말에는 4000~5000명 정도가 찾는 말 그대로 요즘 ‘뜨는’ 곳이다. 레일파크는 사라진 경전선 구간 중에서도 생림면 마사리 북공마을 일원의 낙동강 철교에서 생림터널 사이 2.1㎞ 구간에 들어섰다.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을 바로 옆에서 조망할 수 있는 이곳은 평화로운 자연 속에서 일상 속의 스트레스를 풀기 좋다.

    레일파크에는 낙동강 위를 달리는 레일바이크와 철교전망대, 와인동굴 등과 함께 가족 단위는 물론 친구와 연인 등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형 콘텐츠들이 있다. 무엇보다 이곳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경상도와 전라도를 이어오다 직·복선화 사업으로 폐선된 경전선 철도의 시설물을 최대한 활용해 만들어진 추억과 낭만의 공간이다.


    낙동강 물 위를 달리는 레일바이크


    폐선된 경전선 옛 철길을 따라 이어진 레일바이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 위에 놓인 철교를 달린다. 레일 편도 1.5㎞ 구간 중 1㎞가 이 철교 위를 지난다. 약 7m 높이의 낙동강 위를 달리는 스릴 만점의 코스라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신나게 페달을 밟아 왕복 3㎞의 철길을 달리는 동안 양쪽으로 넓게 펼쳐진 낙동강 경치를 조망하는 것은 다른 레일바이크에서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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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 낙동강 레일파크를 찾은 관광객들이 레일바이크를 타고 낙동강 철교를 건너고 있다.


    레일파크에는 4인승 바이크 24대가 있으며 1시간에 총 30회 운행한다. 레일바이크는 햇빛과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캐노피 형식으로 제작돼 있다. 추돌사고를 대비한 안전벨트와 유압브레이크, 충격흡수용 범퍼까지 있다. 가족 나들이객이 단란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레일바이크는 출발 전 승강장에서 안전요원들의 안내를 귀기울여 모두 들어야만 움직일 수 있다. 설명을 모두 들은 뒤 페달을 밟아 출발하면 곧바로 곡선 선로가 나타난다. 이어 철도건널목에서 잠깐 속도를 줄인 뒤 하이라이트인 철교로 진입할 수 있다. 옛 완행열차를 타고 가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레일을 구르는 바퀴 소리는 제법 크다. 옛날 철길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레일바이크 승강장에서 철도건널목을 거쳐 왕복하는데 30~40분 정도 걸린다. 앞 차와의 간격에 따라 시간이 덜 또는 더 걸리기도 한다. 자전거를 타면서 기차여행 느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전국 최초로 모노레일 방식을 채택했다. 그리고 운행 구간마다 안전요원이 배치돼 있어 이들의 지시를 잘 따라야만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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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판 왼쪽으로 가면 레일바이크, 오른쪽엔 와인동굴이 위치해 있다.


    철교전망대와 열차카페


    레일바이크가 낙동강 철교에 막 진입할 무렵에 보이는 철교전망대는 탁 트인 낙동강 주변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계단을 따라 15m 높이의 전망대에 오르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광활한 대지와 낙동강, 밀양강이 합쳐져 세 갈래의 물결이 일렁이는 풍광도 감상할 수 있다. 철교전망대는 무엇보다 해질 무렵이 가장 좋다. 이 무렵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황홀한 광경과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옛 가야를 상징하는 의미를 담아 ‘왕의 노을’이라 이름 붙여졌다. 특히 ‘왕후의 노을’이라 불리는 분산성 노을과 마주하고 있어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뤄진다고 전해진다. 레일파크에 온 연인들이라면 꼭 들러봄 직하다. 다만 레일바이크를 타는 도중에 내려 전망대에 오르는 것은 안전상의 문제로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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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운행했던 새마을호 2량을 개조해 만든 ‘열차카페’.


    철교 전망대에서 레일바이크 승강장 쪽을 바라보면 길게 늘어선 붉은색 구조물이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온다. 이것은 김해 특산물인 산딸기와 산딸기 와인을 콘셉트로 한 ‘열차카페’다. 1980~90년대에 실제 운행했던 새마을호 2량을 개조해 레일파크의 분위기를 살리고 여행객들이 음료와 간식을 먹을 수 있는 휴게공간을 만들었다. 내부에는 실제 기차에서 쓰인 좌석이 활용됐고, 최대한 객차의 분위기를 살려 관광객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와인동굴

    김해 특산물 ‘산딸기’ 테마 와인동굴


    열차카페는 멀리서 보면 마치 기차가 오크통에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다. 낙동강 레일파크의 또 다른 명물인 ‘와인동굴’ 입구에는 커다란 오크통이 있다. 밤에 조명이 켜지면 오크통에서 와인이 쏟아지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485m 길이의 옛 생림터널을 리모델링한 와인동굴에 들어서면, 세월의 흐름과 함께 속도와 소리가 달라졌을 수많은 기차가 지나간 터널의 모습이 보존돼 있는 벽면에는 와인스토리가 꾸며져 있다. 김해시 특산물인 산딸기 와인과 스토리를 담은 액자들이 길게 뻗은 터널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와인을 숙성하고 저장하는 오크통과 터널 천장에 주렁주렁 달린 산딸기 조화, 와인잔 모양의 조명 등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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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동굴 내부에 장식된 화려한 조명.


    터널은 와인의 보관이 용이하도록 연중 기온 14~16℃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터널 양쪽이 완전히 막혀 있지 않은 데다 커다란 제트팬을 하루에 2차례씩 가동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서늘한 터널 안에는 전국 산딸기 유통물량의 70%를 차지하는 김해 산딸기 와인을 직접 시음하고 구매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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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5m 길이의 옛 생림터널을 리모델링한 와인동굴 내부 모습.


    와인 판매가 늘어나면 지역의 산딸기 농가 소득 증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다양한 조명시설과 빛 터널을 비롯해 사진으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트릭아트와 김해 산딸기 캐릭터인 ‘베리’를 주제로 한 특색 있는 포토존이 길목마다 있어 재미를 더한다.


    접근성 좋고 주변 볼거리도 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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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레일파크는 김해 시내에서는 물론, 인근 밀양과 창원, 양산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철도 교통의 요충지인 삼랑진과 낙동강을 사이에 둔 데다 부산~대구 간 고속도로, 삼랑진과 생림면을 잇는 생림대로와 삼랑진교를 접하고 있어 접근성도 좋다. 넓고 길게 펼쳐진 낙동강과 광활한 개활지, 먼 거리에 산이 둘러싸고 있어 이색 경관을 자랑한다. 여기에 100여년간 지역민들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은 경전선까지.

    레일바이크 이용료는 2인 1만5000원, 3인 1만9000원, 4인 2만3000원이다. 와인동굴은 어린이 1000원, 청소년·군인·경로우대자 1500원, 어른 2000원이다. 레일바이크 이용권과 입장권은 현장에서 선착순 판매하며, 인터넷 예약을 통해 판매한다. 김해시민과 자원봉사자는 주중 할인 폐택을 받을 수 있다. 레일바이크와 와인동굴을 패키지로 이용하면 더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레일파크 입장료와 철교전망대 이용료는 무료다. 레일바이크는 절반은 현장판매를 하고 절반은 인터넷으로 예약을 받는다. 문의는 김해시 레일파크팀 ☏333-8356.

    글= 김언진 기자

    사진= 김승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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