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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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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은상이샘 철거 놓고 ‘극한 갈등’

시민단체, 3·15기념비와 샘 사이 담장 설치
문인협회 “친독재 증명된 것 없다” 대처 논의

  • 기사입력 : 2016-06-0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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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 마산 ‘은상이샘’ 철거를 주장하는 시민단체가 ‘3·15의거 기념비’와 ‘은상이샘’ 사이에 분리 담장을 세우면서 문인단체와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양상이다.(5월 25일자 3면)

    6일 오후 찾은 옛 북마산파출소 앞 3·15의거 기념비와 은상이샘. 둘 사이에는 벽돌로 쌓은 담장이 세워져 있었다. 지난 2일 시민단체가 쌓은 것이다. 샘 옆에는 ‘안상수 창원시장은 은상이샘 철거 불가 방침을 철회하고 3·15의거 모독하는 은상이샘을 당장 철거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열린사회희망연대 등 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3·15의거 모독하는 은상이샘 철거 시민연대’는 지난 2일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벽돌 40개를 4단 높이로 쌓아 의거기념비와 은상이샘을 분리하는 담장을 만들었다. 창원시에 은상이샘 철거를 요구해왔지만, ‘불가’ 입장을 고수한데 따른 물리적 저항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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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5의거 모독하는 은상이샘 철거시민연대’ 회원들이 지난 2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노산동 3·15의거기념비와 은상이샘 사이에 블록으로 담장을 쌓은 후 플래카드를 걸고 있다./김승권 기자/

    ◆시민단체 주장= 시민단체는 독재의 편에 서서 3·15의거를 폄하하고 마산시민을 모독한 이은상을 기리는 은상이샘과 독재 저항 상징인 3·15의거 기념비가 나란히 세워져 공존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인협회 입장= 은상이샘을 지키려는 마산문인협회와 경남시조시인협회 등 지역문단은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관련 자료 공개를 준비하며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논의하고 있다.

    김교한 한국문인협회 고문은 “노산 선생(이은상)이 친독재 행보 여부로 논란이 되고 있지만, 증명된 것은 없다. 반면 은상이샘이 노산 선생과 관련된 유적이라는 증거는 얼마든지 있다. 시민단체의 주장과 독단적 행동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문인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이어 “마산문인협회가 발간한 ‘마산문협 50년사’에도 관련 증거들이 상세히 적혀 있는데, 노산 선생의 부친인 남하 이승규 선생이 한 선지자로부터 샘이 있는 집에 이사해 득남하게 되면 무병장수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샘이 있는 곳에 집터를 잡았다. 당시 이 샘을 ‘은샘’ 또는 ‘운상이 샘’이라고 불렀는데, 이 은상이샘은 노산 생가의 마지막 흔적이다”고 덧붙였다.

    ◆창원시 입장= 창원시는 대처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벽돌을 치울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고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18일 은상이샘에 대해 선생의 출생지로서 지역에 남은 흔적을 파괴할 수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혔으며, 지난 20일에는 안상수 창원시장이 현장을 찾아 시청 조직에 ‘민주성지’ 담당부서 신설을 검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일각 “학술적으로 매듭 풀어야”= 친독재 행보 여부로 논란이 되고 있는 마산 출신 문인 노산 이은상(1903~1982)을 두고 지역사회의 논쟁이 계속되면서 학술적으로 논쟁을 종식할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우무석 시인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이 얽혀 있다. 학술적으로 정리해 매듭들을 잘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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