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길 - 신대철
- 기사입력 : 2016-07-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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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헤어진 이가
야트막한 언덕집
처마 밑으로 들어온다.
할말을 빠뜨렸다는 듯
씩 웃으면서 말한다.
눈이 오네요
그 한마디 품어 안고
유년 시절을 넘어
숨차게 올라온 그의 눈빛에
눈 오는 길 어른거린다.
그 사이 눈 그치고
더 할 말이 없어도
눈발이 흔들린다.
☞ 교복 입고 내려오는 중·고등학교 하굣길을 스쳐갈 때마다, 남녀 학생들 입에서 튀어나오는 쥐떼와 바퀴벌레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얼마 전에는 세금으로 밥을 먹는 고위공직자가 세금 내는 사람들 대다수를 개돼지로 간주해서 연일 시끄럽다. 사람은 그 속에 있는 것만 뱉어낼 수 있다. 이 공직자의 속에는 개 짖는 소리와 돼지 꿀꿀거리는 소리로 요란할 것이다.
눈이 온다고, 방금 헤어졌던 사람이 다시 돌아와 인사를 건넨다. 그것도 나이 제법 든 어른이. 그 사람 가슴속에 평생 깃들어 있는 하얀 눈밭, 꿩 발자국 몇 개 나있는 순결한 눈밭이 시인을 뭉클하게 한다. 이중도 시인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