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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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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뭉치 묻어놓고 전자석 윷놀이 사기도박

경남경찰청, 전문사기도박단 5명 검거
거제 폐차장 부지에 가건물 지어 범행
피해자 8명 한달여 동안 1억원 잃어

  • 기사입력 : 2016-07-2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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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속에 전류가 흐르는 전선뭉치를 묻어놓고 자석 원리를 이용해 1억원대 윷놀이 사기도박을 벌인 일당이 검거됐다.

    경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상습 사기도박을 벌인 혐의(사기)로 A(63)씨, B(57)씨, C(42·여)씨를 구속하고 D(51)씨, E(6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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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경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사무실에서 경찰이 전자석 윷놀이 사기도박 수법을 설명하고 있다.

    A씨 등은 전자석을 이용한 윷놀이 사기도박 범행을 공모하고 지난 3월 거제시 고현동에 있는 폐차장 부지를 임대해 조립식 가건물을 지었다.

    공사가 마무리되기 전 건물 바닥에 5㎝ 정도 깊이의 땅을 파 직경 90㎝의 원형 전선뭉치 2개를 묻고 콘크리트로 덮었다.

    이 전선뭉치는 소형 리모컨과 연결돼 임의 작동으로 자기장을 발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들은 도박에 사용할 길이 2㎝가량의 윷가락에 구멍을 파고 직경 0.3㎝의 둥근 자석을 넣고 정교하게 감췄다. 사기도박 시설과 장비를 다 갖춘 후 ‘선수’, ‘노리꾼’, ‘작업조’ 등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 본격적으로 도박 참가자들을 끌어 모았다.

    이들은 전선뭉치가 묻혀 있는 곳에 멍석을 깔고 1회 최대 500만원의 판돈을 걸고 도박판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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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선루프 발굴 장면.


    그러나 도박 참가자는 좀처럼 판돈을 거머쥘 수 없었다.

    이들은 참가자가 윷가락을 던질 찰나에 소형 리모컨 버튼을 눌러 ‘윷’ 또는 ‘모’가 나오도록 조작해 판돈을 싹쓸이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수법에 도박 참가자 8명은 지난 5월 중순부터 6월 30일까지 한 달여 동안 1억원을 날렸다.

    이들의 사기행각은 윷가락의 움직임에 수상함을 느낀 한 피해자의 신고로 막을 내렸다. 피해자는 “윷이 떨어진 후 갑자기 윷가락이 뒤집혀졌다. 사기 도박인 것 같다”며 신고했다.

    소형 리모컨 버튼을 윷이 떨어진 후에 누른 탓에 덜미가 잡힌 것이다.

    경찰에 검거된 A씨 등 5명은 전과 2범에서 20범 등 합산 51범의 전문사기도박단으로 드러났다.

    글·사진= 김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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