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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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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소음에 김해 주민 상당수 우울증·난청 고통”

김해시장, 공항소음 피해 마을 방문

  • 기사입력 : 2016-07-2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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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들의 얘기는 한결같았다. “비행기 소음 때문에 생활이 말이 아니다.” “어릴 적엔 소음이 더 났지만 운항 횟수가 그다지 많지 않아 견딜 만했는데 이제는 3분에 1대꼴로 뜨고 내리니 도저히 적응을 할 수 없다.”

    허성곤 김해시장이 26일 김해 시내서 김해공항 항공기 소음피해를 가장 크게 보고 있는 불암동 분도·수영마을, 활천동 전산마을 주민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에서 터져 나온 하소연들이다.

    폭염이 유난히도 기승을 부리던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11시까지 이어진 소음 민원 청취 자리에서는 “이미 소음에 만성이 돼 남들과 얘기를 할 때 자신도 모르게 크게 이야기를 하게 된다”는 주민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자신은 평소 음량으로 얘기하는데 상대방은 고성을 지르는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소음에 노출돼 그만큼 청각이 둔화됐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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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김해시 활천동 전산마을 상공을 날고 있는 비행기.

    첫 방문지인 분도마을. 김기을(55) 통장은 48년간 이곳에 살고 있는 토박이다. 김해공항소음대책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김 통장은 “사실상 마을 전체가 소음피해구역인데도 공항공사는 소음 규제치를 들어 40가구에 대해서만 소음피해를 인정하고 있으니 문제가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현재 소음피해 적용 기준이 75웨클로 돼 있지만 실제 기종에 따라 순간 소음이 78웨클 이상인 경우도 많다”고 주장하고, “주민 상당수가 소음으로 인한 우울증과 난청,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지만 역학조사를 해달라는 요구는 번번이 무시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주민들은 피해보상금이 나와도 마을단위사업에 모두 사용되니 실질적인 개별 지원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개별적인 지원을 하지 못할 경우 이주대책을 세워주든지 고도제한을 풀어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하든지, 그린벨트를 해제해 토지 이용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든지, 뭔가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달라”고 주문했다. 하재숙씨는 “마을을 끼고 도는 서남강을 개발해 생활터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제안도 했다.

    인근의 활천동 수영마을. 30여명의 주민들이 시장에게 소음 고통을 호소했다. 소음 얘기는 분도마을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신공항이 들어설 경우 비행기가 온종일 운항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형평성 맞지 않는 보상체계에 대한 불만은 크게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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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성곤 김해시장이 26일 불암동 분도마을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진수(71) 전 통장은 “마을에서 피해구역으로 설정된 등고선에 5가구가 해당한다. 나머지 가구는 소음기준 등고선 바깥쪽이라는 이유로 피해지역이 아니라고 하니 이게 제대로 된 보상이냐”고 주장했다. 그는 “간혹 심야에 이륙하는 비행기 소리에 잠을 깨면 그날 밤은 지새우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차로 2분 거리인 전산마을. 10여명의 주민들은 “인근의 분도마을은 그래도 상대적으로 넓은 지역이 소음피해구역에 포함돼 피해보상이라도 받지만, 바로 인근인 우리 마을은 같은 소음권에 있으면서도 제대로 된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허성곤 시장은 “오늘 3개 마을을 방문한 것은 김해공항 확장 시 제대로 된 자료를 근거로 정당한 보상을 받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주민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외부 전문가를 통해 정확한 피해조사와 피해보상근거를 마련해 당국에 선제적으로 보상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부산의 경우 공항소음을 이유로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각종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고통만 당하는 김해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고 강조하고 “피해보상과 함께 그린벨트 해제, 도로·철도 개설 등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방안을 정부가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제대로 된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글·사진= 허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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