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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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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장차관들에 "흔들리지 말라"…김재수 "할일 많다"

김재수 해임건의안에 정치권 비판하고 내각 힘실어
'달리기' 노래가사 인용하며 "힘들어도 관둘 수 없어"

  • 기사입력 : 2016-09-25 10: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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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제가 즐겨듣는 노래 중 하나가 '달리기'인데요, 입술도 바짝바짝 마르고 힘들지만 이미 시작했는데 중간에 관둔다고 할 수 없고 끝까지 하자는 그런 내용이에요."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새벽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국회 해임건의안 통과 후 첫 공개석상에서 이번 논란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16년 장·차관 워크숍 자리에서다.

    당초 이 행사는 박근혜 정부 들어 두 번째로 고위 공직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북핵과 경제 위기 대응책을 논의하는 자리로 주목받았으나, 직전에 야권이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가결하면서 김 장관의 거취와 이와 관련한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 여부로 관심의 초점이 옮겨진 상황이었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달리기'와 '버터플라이' 등 2곡의 노래를 즐겨듣는다고 말문을 연 뒤 특히 '달리기'의 가사 중 힘들어도 멈춰설 수 없다는 내용을 인용해 자신의 심경을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박 대통령이 노래 가사를 공개 발언에서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박 대통령은 "얼마 전부터 정기국회도 시작됐다"며 김 장관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새벽 국회 본회의를 가리켜 "좀 이상하게 끝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는 시계가 멈춰선 듯하고 민생의 문제보다는 정쟁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는 실정", "해임건의의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은 농림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유감스럽다"는 등의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사실상 해임건의 거부 의사를 밝힌 박 대통령은 김 장관을 포함한 장·차관들에게 "다시 한 번 신발끈을 동여매고 어떤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말고 모두 함께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국민을 위해 뛰어주셨으면 한다"며 힘을 실어줬다.
     
    박 대통령은 4대 구조개혁 완수를 남은 임기 과제로 제시하고 "공직의 길은 국가와 국민을 빼면 의미가 없다"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는 명예로움이야말로 힘든 속에서도 공직자들을 움직이는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박 대통령은 "최근 일부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와 부적절한 언행은 국민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기고 전체 공직사회에 대한 인식까지 부정적으로 만들었다"며 공직자들의 일탈 사례를 도마 위에 올렸다.
     
    이는 '스폰서 검사' 등의 비리 사건과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돼지' 발언 파문 외에 대학 동문회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흙수저 발언'을 올려 여론의 비판을 초래한 김 장관에게도 주의를 주는 의미가 다분히 담긴 것으로 해석됐다.

    예정대로 워크숍에 참석한 김 장관은 담담한 표정으로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 등과 인사를 주고받거나 휴대전화기를 들여다보는 등 크게 동요되는 모습은 아니었으나, 다른 장·차관들과 활발히 대화를 나누지는 않고 박 대통령의 발언을 차분히 메모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쌀값 하락 등의 농정 현안과 관련해 "할 일이 많다"고 말했으나, 정치권 논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진 비공개 토론과 만찬에서는 박 대통령 역시 김 장관 문제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고 정책 현안 점검에 집중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내수활성화 방안 강구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대통령께서 내수활성화를 위해 골프를 치라고 했다"고 말했고, 다른 참석자는 "내수활성화를 위해 스토리를 개발하라면서 대통령이 휴가 때 방문한 울산 싶리대숲 이야기를 하셨다"고 했다.
     
    골프와 관광 외에 '코리아 세일 페스타' 축제를 여러차례 거론하면서 "김영란법 시행 이후 내수가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내수진작을 강조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밝혔다.


    또한, 박 대통령은 식사 후 각 테이블을 전부 돌면서 부처별 핵심 정책들을 하나하나 경청하고 점검했다. 이 때문에 당초 오후 8시 전에 끝날 예정이었던 만찬이 1시간 이상 늦어져 9시께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테이블을 돌면서 북핵과 경제 위기 속에서 내각의 단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테이블마다 김영란법이 내수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잘 시행돼야 한다는 취지의 당부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적으로 워크숍과 만찬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고 활발했지만, 일각에서는 "국회 상황이 엄중한 탓에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았다"는 전언도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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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16년 장·차관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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