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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온 날 물길 달린 차 괜찮은 걸까?

[생활] 내 차 속 태풍의 흔적 찾기

  • 기사입력 : 2016-10-1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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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일 태풍 차바가 경남, 울산, 부산, 제주 등 한반도 남부권을 강타하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 도내 곳곳의 하천이 범람하고 바닷물이 역류하면서 도심 한가운데로 큰 하천이 지나는 창원과 양산의 침수피해가 컸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10개 자동차보험사들의 자기차량손해 피해 접수 현황(10월 6일 기준)은 울산과 경남이 가장 많았다. 경남은 침수피해가 1089건, 낙하물 피해가 491건으로 총손해액이 121억2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도 침수피해가 1592건, 낙하물 피해가 300건으로 자동차 침수피해가 더 컸으며 손해액은 160억원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직접적이고 눈에 띄는 피해를 입은 차만이 피해를 입은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차가 물에 떠내려가거나, 다 잠기지 않아 태풍이 지나간 후에 멀쩡히 운전을 잘 하고 다닐지라도 차에는 태풍의 영향이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태풍은 그날 차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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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태풍 ‘차바’가 쏟아부은 폭우로 창원시 성산구 대방IC 진입로 주변의 차량들이 침수되고 있다./경남신문DB/

    ◆태풍이 남긴 흔적

    ▲이물질

    태풍 이후 겉으로 보기에 별 이상 없다 하더라도 차를 그대로 두면 문제가 생기기 십상이다. 차가 주행할 때 바퀴의 절반 정도까지만 물이 차올랐다고 해도 물을 헤쳐가기 때문에 수압이 생기므로 차량 내부로 물은 더 높은 곳까지 튄다. 따라서 언더커버가 씌워져 있더라도 이물질이 충분히 차량 내부에 들어갈 수 있다. 특히 고인 빗물과 달리 태풍으로 범람한 하천의 경우 황토 빛깔이므로 떠다니는 이물질이 잘 보이지 않지만 차량 내부에 나뭇잎과 박스, 비닐봉지, 담배꽁초 등이 빨려 들어갈 수 있다.

    이물질이 바짝 마른 후에 엔진 열기로 화재가 일어날 수 있고, 전기배선의 오염으로 엔진의 오작동을 발생시킬 수 있다. 또한 라디에이터의 방열부분 및 에어컨 콘덴서의 방열부분을 막아 온냉방효율이 떨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침수

    차량에 더 광범위한 치명상을 갖고 오는 것이 침수다. 차종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한국폴리텍7대학 창원캠퍼스 자동차과 서승환 교수는 차량 침수 정도를 대략 3단계 정도 나눠서 보고 있다. 침수 정도에 따라 조치해야 할 정도가 다르다. 태풍 때 차량을 이용했다면 가까운 정비소에 가서 차량을 리프트로 들어올려 침수 점검을 거친 뒤, 하부세차를 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차량 범퍼 하부= 언더커버가 씌워져 있지만 장시간 주차돼 있었던 것이 아니라면 하부세차와 점검 정도만으로도 차량 관리를 하면 무리없는 선이다. 배선 등에 직접적으로 물이 닿지 않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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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자동차과 서승환 교수가 실습 차량을 이용해 차량 침수 정도에 따라 잠기는 배선들을 보여주고 있다.


    -차량 운전석 매트 위= 차량 운전석 매트, 발에 물이 찰랑이는 정도라면 차 배선 10분의 1 정도가 침수됐다고 봐야 한다. 운전자석 문턱라인에 큰 배선인 와이어링 하네스 등이 지나가는데 이들은 어느 정도 방수가 돼 있다. 그러나 이들도 장시간 침수되면 물이 새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조금 위에는 방수가 거의 돼 있지 않은 수많은 배선들이 있는데, 이들 가운데 10분의 1가량은 젖는다. 그러나 이 경우는 하부세차와, 배선 점검을 받고 청소를 하면 차량을 계속 사용해도 된다.

    -차량 시트= 시트 위까지 물이 차올랐다면 차를 이루고 있는 배선의 최소 3분의 1 이상이 물에 잠긴 것이다. 이후 차량이 정상적으로 운행한다고 해도 안전 운행을 위해서는 폐차를 시키는 것을 권한다. 차량 부품은 대개 12V로 작동하는 데 일부에 접촉 불량으로 10V만 전달된다거나 하면 작동 오류가 생기고, 해당 장치 이외에 연결돼 있는 다른 장치에도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다. 차량 컨디션에 따라 작동이 달라지는 경우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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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자동차과 서승환 교수가 실습 차량을 이용해 차량 침수 정도에 따라 잠기는 배선들을 보여주고 있다.

    서 교수는 “시트까지 물이 차올랐다면 발전기와 에어컨, 콘덴서, 변속기, 라이트 등을 비롯해 퓨즈박스, 배선뭉치들이 일부 잠기게 되는데 이들이 잠겨버리면 배선 끝에 물과 이물질이 스며들어 나중에는 녹이 슬면서 접촉이 불량해진다”며 “이후 차량에 문제가 생기면 어느 쪽 배선이 불량인지 몰라 증상을 잡기 어려워 차량관리에 어려움이 따르고, 전면 교체를 한다고 해도 비용이 많이 든다”고 전체손해보험처리로 폐차를 시키고 새로 차를 구입하는 것을 추천했다. 특히 태풍 등의 자연재해로 침수 피해를 입은 것이 증명되면 차 브랜드에서는 수리비용 경감, 새 차 구매 할인 혜택을 주거나 일부 지자체는 취득세 등을 인하해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구청, 시청 등에 문의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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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수 피해

    빗물이나 하천수가 아니라 마산, 진해 지역 등에서 해수에 차량 침수 피해를 입은 경우는 꼭 하부세차가 필요하다. 해수가 마르고 나면 염분이 차에 달라붙어 철판에 스며들면서 녹을 진행시키기 때문이다. 차량 부품 등에 녹이 슬면 부식이 진행돼 이후 차량 고장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잠기지 않은 차량도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제때 점검과 청소를 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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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내부 퓨즈박스 사이사이에 흙먼지가 쌓여 있다./성승건 기자/


    ◆태풍 이후 중고차 구매 때 주의할 점

    태풍 이후 차량으로 인한 피해 중 다른 하나는 중고차 구매다. 침수피해를 입은 차량들이 수리를 마친 이후 대거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소비자들이 쉽게 할 수 있는 몇 가지 테스트로 피해를 조금이나마 막을 수 있다. 일단 차량연식도 얼마 되지 않았고, 주행거리도 많지 않은데 저렴하게 나온 차량들은 의심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조수석의 플로어 매트를 걷어낸 뒤 차량 내부시트, 트렁크 스페어 타이어 보관 부분 등을 들춰보면 차량의 흙먼지와 물자국이 보일 수 있다. 이곳까지 청소한다면 분간하기 어렵지만, 꼼꼼히 청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흔적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또한 많이 알려졌듯 안전벨트를 끝까지 빼내보고 젖은 자국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점검 시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도 침수 여부를 찾을 수도 있다.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도움말= 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서승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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