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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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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옥천사 ‘제2초강대왕도’ 귀환

2010년 보물 지정 ‘시왕도’ 중 일부
1976년 도난당해 프랑스인에 팔려
조계종 등 지난 5월부터 환수작업

  • 기사입력 : 2016-10-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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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 옥천사로 되돌아온 제2초강대왕도./옥천사/


    도난당했던 고성 옥천사 ‘시왕도’(十王圖) 일부가 40년 만에 옥천사 품에 안겼다.

    옥천사는 23일 시왕도 중 한 폭인 ‘제2초강대왕도’(第二初江大王圖·117×165㎝)를 프랑스의 개인 소장자로부터 환수해 경내 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되돌아온 제2초강대왕도는 옥천사 명부전에 봉안된 10폭짜리 시왕도의 하나다.

    제2초강대왕도는 지난 1976년 11월 12일 제1진광대왕도와 영산회상도 삼장보살도 등과 함께 도난당했었다. 초강대왕도는 한 프랑스인이 1981년 서울 인사동 고미술상으로부터 구입한 뒤 프랑스로 가져가 35년간 보관했다가 지난 5월 프랑스 국립기메박물관에 작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한국문화재청에 관련 사실이 알려졌고, 조계종은 중앙기록관에 보관된 서류를 통해 이 그림이 옥천사의 도난 보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조계종은 문화재청, 옥천사와 논의해 소장자를 설득하고 소정의 기증 사례비를 주고 환수하는 데 합의했으며 지난 9월 23일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 종로구 불교중앙박물관의 조사와 안정화 기간을 거친 뒤 10월 5일 마침내 원래 자리인 옥천사로 돌아온 것이다.

    옥천사는 오는 11월 5일 경내에서 제2초강대왕도 귀환 법회를 연다.

    옥천사 주지 진성스님은 “이번 법회는 40년 만에 돌아온 귀중한 보물을 군민들에게 보여드리고 그간의 회수과정을 밝히기 위해 마련했다. 더불어 아직 돌아오지 못한 보물들의 환수를 위해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많은 분들의 참석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시왕도란= 옥천사 명부전에 봉안된 시왕도는 10폭으로 구성된 불화로, 1744년 화승인 효안(曉岸)의 주도로 조성됐다. 제1진광대왕도와 제2초강대왕도를 도난당한 후 8폭만 남아 있었고 시왕도 8폭은 전각 내의 또 다른 그림인 ‘지장보살도’와 함께 2010년 보물 제1693호로 지정됐다. 시왕도는 ‘불설예수시왕생칠경’(佛說預修十王生七經)을 근본 경전으로 제작된 그림으로 조선시대에 시왕신앙이 크게 유행하면서 많이 만들어졌다.

    옥천사 시왕도는 한 폭에 시왕 1위가 묘사돼 있으며 화면의 상단에는 시왕과 권속을 배치하고 하단에는 지옥을 그렸다. 이번에 환수한 제2초강대왕도의 ‘초강대왕’은 사망 후 14일 만에 만나는 왕으로 초강(初江)에서 망자의 죄를 심판하고 초강을 건너는 망자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불화는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의 일부가 환수된 것은 처음이며 문화재청은 제2초강대왕도에 대해 보물 지정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기존 도난 불화 중 시왕도의 ‘제1진광대왕도’와 대웅전에 있던 ‘영산회상도’와 ‘삼장보살도’를 되찾지 못한 상황이다.

    ◆고성군 방관 지적= 이번 문화재의 환수 과정에서 고성군은 뒷짐만 진채 방관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고성군 관계자는 군내 문화재의 환수 등에 대해 “문화재청이 하는 일이라 내용을 잘 모른다. 군의 문화재 관련 주요 업무는 문화재 개보수와 지정 등이다. 문화재를 찾거나 찾는 비용 등의 지원 등은 사실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민들은 “절 소유의 문화재라고 하지만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있다면 도난 문화재를 되찾기 위해 군도 노력해야 하는데 내용조차 모른다는 게 어처구니없다”며 “옥천사는 자체적으로 예산을 들여 프랑스에까지 가서 도난 문화재 환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군은 분명 문화재 관리를 위한 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는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옥천사에서는 16나한상 중 9구가 도난당했으나 지난 8월 2구가 환수됐고 나머지 7구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또 시왕도 2폭 중 1폭, 삼장보살도 3폭, 영산회상도 1점과 운흥사 소유 탱화 8점도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외 고성군에서는 위계서원의 교창 6점 등 10여 종 80여 점이 도난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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