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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피 나눠주면 건강한 삶 돌려받죠

헌혈에 무슨 이유가 있나요? … 2001년 업무차 왔다가 창원서 첫 헌혈 … 평균 2주에 한번씩, 220회 ‘다회헌혈자’ … 헌혈할 수 있는 건 ‘건강하다’는 표시 … 헌혈은 헌신이며 상부상조하는 것이랍니다
10년간 200회 넘게 헌혈
한동근씨

  • 기사입력 : 2016-11-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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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근씨가 김해 헌혈의 집에서 헌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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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여름 한동근씨가 헌혈 독려를 위한 캠페인을 하고 있다./한동근씨/




    2016년 11월 18일 금요일

    10년간 200회 이상 헌혈을 한 한동근씨가 지갑 속에 비상용으로 보관 중인 헌혈증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김승권 기자/

    “누구나 살면서 평균 10번은 수혈할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게 내 가족일 수도 있고요. 때문에 헌혈은 사회적 책무입니다.”

    근 10여년간 200회 넘게 헌혈을 한 한동근(55·김해)씨는 왜 이렇게 많이 헌혈을 했냐는 질문에 “헌혈을 하는데 굳이 무슨 이유며 사연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평균 2주에 한 번 헌혈은 물론 매월 13일(헌혈의 날)이면 다니는 직장에 연차를 내고 김해, 창원, 진주 등 경남 곳곳으로 헌혈 독려 캠페인을 나간다. 헌혈은 나라를 이루는 근간으로 모두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는 그는 우리나라가 혈액 자급자족이 가능한 나라가 될 수 있을 때까지 사람들 앞에 서서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게 꿈이란다.

    ● 가깝고 눈에 보여 헌혈 시작= 김해 자택에서 부산 녹산에 있는 금성볼트공업으로 출퇴근하는 한씨는 업무차 창원을 방문하면서 헌혈의 삶이 시작됐다고 추측한다.

    한씨가 다니는 회사는 창원 자동차부품기업 센트랄의 협력사로, 지난 2001년 무렵 협력사 대상 교육에 참석했다 인근에 있는 경남혈액원을 발견했고, 처음 본 혈액원이라는 곳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 헌혈의 집이 전국적으로 점차 생겨나는 등 높은 접근성에 자연스럽게 헌혈을 시작하게 됐다고.

    “지금은 흔해 보이는 헌혈의 집이 그때는 없었어요. 혈액원에서 하거나 이동식 버스가 합성동 같은 장소에 대어져 있었고, 시간이 맞아야 가서 할 수 있었습니다. 헌혈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만한 기회도, 할 수 있는 장소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에게는 애초부터 헌혈은 ‘당연한 일’이라는 인식이 심어져 있었다. 고등학생을 거쳐 군인 이후 직장을 다니면서는 비교적 관심이 덜했지만 접근성이 담보되자 그는 시간만 되면 헌혈의 집을 찾는 ‘220회’의 다회헌혈자가 됐다.

    ● 살면서 수혈 받을 일 한번은 생겨● 그는 우리나라의 혈액 공급량이 자급자족이 안된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희망한다. 사람들이 힘을 모아 300만 헌혈인구를 500만까지는 늘려야 한다는 목표의식까지 갖고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100세를 살 수 있는 시대가 됐으니 평생을 살면서 10번은 수혈을 받을 일이 생길 수 있다면서, 때문에 헌혈은 당연한 일이라고 그는 말한다.

    “대한민국은 전혈과 혈소판 헌혈은 근근이 자급자족이 가능합니다. 의약품 용제로 쓰이는 혈장은 외국에서 수입해 충당하죠. 하지만 대한민국은 감염 위험 등 위생상의 이유로 1975년부터 매혈(피를 사고 파는 것)이 금지됐습니다. 자발적인 참여만이 피를 확보할 수 있죠.”

    한씨는 전 국민이 5000만 인구라고 했을 때 전국민이 평생 10번만 해도 5억 번으로, 우리나라는 헌혈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헌혈 덕에 건강 관리합니다”= 헌혈은 일반적으로 피를 빼는 ‘전혈’과 혈소판이나 혈장 등 지정성분을 빼는 성분헌혈로 나뉜다. 한씨는 2주에 한 번씩 혈장과 혈소판을 모두 빼는 다중헌혈을 한다. 전혈은 24시간 이상 저장되면 생존 가능한 혈소판과 백혈구 등 성분들이 거의 없어진다는 말을 듣고는 아예 분리해 헌혈하는 혈소판·혈장헌혈을 한다. 환자들에게 보다 더 도움이 되기 위해서란다.

    “혈액과 그 안의 성분도 생명이라 수명이 있어요. 전혈이나 농축적혈구는 35일 정도, 백혈구는 하루, 혈소판은 5일, 혈장은 동결해 1년간 사용이 가능합니다. 수명이 있으니 계속해서 헌혈이 필요한 겁니다.”

    지속적인 헌혈로 빈혈이나 건강에 무리가 오진 않았냐고 물으니, “헌혈은 건강을 담보한다”고 답했다. 그는 “헌혈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무지 까다롭다. 음주는 물론, 부항, 문신은 물론 전날 기름기 있는 음식도 안 좋다”면서 “헌혈의 집에서 ‘통과’ 도장을 받았다는 건, ‘아주 건강하다’는 표시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45세까지는 매일 아침 10㎞씩 마라톤을 했지만, 점차 나이를 먹으면서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걷기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대신했다. 영업팀에서 완제품 관리를 하며 계속 움직이는 일이 많아 일로도 운동이 된다고.

    ●13일이면 연차 내고 헌혈 독려● 한씨가 일반 다회헌혈자보다 헌혈에 대한 중요성을 달리 생각하고 있는 것은 매월 1회씩 회사에 내는 연차 때문이다.

    피를 뜻하는 영어 ‘Blood’의 B를 쪼개면 13의 형상으로, 적십자사는 매월 13일을 헌혈의 날로 운영하고 있다. 그는 13일이면 창원, 김해, 진주 등 헌혈센터 앞에서 플래카드와 책자를 들고 길 가는 사람들을 상대로 헌혈을 홍보한다. 누구도 부탁하지 않은 자발적인 홍보맨이다. 매주 둘째주 토요일에도 마찬가지다.

    “매월 캠페인을 위해 빠짐 없이 연차를 쓰니 관리자들에게 눈치는 보이지만, 꿋꿋이 쓰고 있습니다. 다행히 경영진도 봉사활동에 관심이 있어 나쁘게 생각하시진 않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경남지역 다회헌혈자가 주축이 돼 헌혈을 권장하는 헌혈사랑봉사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13일이 평일이면 한씨를 비롯해 비교적 시간이 되는 사람들이 모여 헌혈센터 앞에서 캠페인을 한다.

    ●“헌혈에 ‘헌신’ 의미 담았으면”= 한씨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처럼 헌혈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여기길 원한다. 헌혈을 했을 때 얻어지는 무언가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헌혈에 의미를 뒀으면 한다는 것이 바람이다.

    헌혈은 말 그대로 헌신으로 강제성을 띠지 않는다. 하지만 10~20대를 제외하고는 전 세대 도합 헌혈률이 10~20%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학점·봉사시간·상품권 등 혜택으로 헌혈을 독려하고 있지만 그는 이것이 헌혈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혜택이 어느 선에서 유지가 되느냐가 중요하겠지만 혜택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사람들이 그것에 집중한다면 그게 매혈과 무엇이 다른가 싶다”면서 “이익을 얻게 되면 몸에 무리하게 헌혈을 할 수 있고 문진표에 거짓으로 작성할 수 있어 감염 발생으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한씨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경험자로서 헌혈은 상부상조다”고 말한다. 건강한 피로 인정돼 나눠줄 수 있으니 무료 건강검진이자 봉사활동이란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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