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연합뉴스) 지난 7일 오후 2시 30분께 경남 김해시 어방동 15층짜리 복합상가건물 13층에서 불이 나 출동한 소방헬기가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1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2시 30분께 경남 김해시 어방동의 15층짜리 복합상가건물 13층에서 큰불이 났다.

불은 유독 가스를 내뿜으며 14·15층으로 번졌다.

퍼지는 연기에 아래층과 건물 옆 요양병원에 있던 181명이 소방대원의 도움을 받아 구조되거나 스스로 대피했다.

그 사이 외벽 유리창이 터져 땅으로 떨어졌다. 상층 불티가 아래층으로 튀어 불기둥을 만들기도 했다.

불은 세 개 층을 다 태우고 1억4천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피해를 내고서야 꺼졌다. 발생 2시간여 만이었다.

불이 붙은 13∼15층이 비어 있어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큰 피해를 낼 뻔한 아찔한 화재였다.

화마는 중학생들의 철없는 장난에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같은 학교 2학년 학생 6명은 13층에서 라이터를 가지고 "소파에 한 번 불을 붙여보자"고 했다.

처음 불을 붙였다가 끈 뒤 재차 붙였을 때 불은 갑자기 천장으로 번졌다.

애초 "라이터를 던졌는데 불이 났다"고 신고한 학생들은 이후 불장난을 하다가 불을 냈다고 진술했다.

지난 2월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2층 베란다에서 시작돼 내부 80여㎡를 태운 불 역시 홀로 집에 있던 A(13)군의 불장난 때문으로 파악됐다. A군은 연기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2014년 10월 15일 전북 부안의 한 주택에서 난 불은 최모(당시 29·여)씨와 막내 아들(5)의 목숨을 앗아갔다.

당시 집에 함께 있다가 빠져나간 최 씨의 다른 두 아들 중 한 명은 "막내가 라이터로 불장난을 하는 걸 봤다"고 진술했다.

같은 해 9월 12일 저녁에는 부산 당감동의 한 아파트 15층 옥상에서 A(14)군 등 4명이 종이를 태우는 불장난을 하다가 불을 내 입주민 100여명이 급히 대피했다.

앞서 3월 31일 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 근처에서 라이터로 불장난을 하던 10대 5명은 자동차를 태웠다.

같은 달 2일에는 경기 화성의 한 임야에서 10대 3명이 쓰레기에 불을 붙이며 장난을 치다가 소나무 60여그루를 태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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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처의 최근 3년간 화재 현황을 보면 불장난으로 인한 화재는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년 수백건씩 발생하고 있다.

2013년 774건(재산피해 18억4천400만원), 2014년 589건(5억5천900만원), 지난해 389건(2억9천400만원)의 화재가 불장난 때문에 났다.

올해 1월부터 11월 말까지는 불장난 화재가 276건(3억2천200만원) 발생했다.

불장난은 산과 들뿐만 아니라 대형 인명피해를 낼 수 있는 학교, 주택, 아파트, 상가 등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불장난이 단순히 장난에 그칠 때도 있지만 문제는 큰불로 이어져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2013년에는 불장난으로 2명이 죽고 32명이 부상했다. 2014년에는 2명 사망·7명 부상, 지난해는 1명 사망·4명 부상이 발생했다. 올해는 11월 말까지 6명이 다쳤다.

이처럼 불장난은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할 뿐 아니라 목숨을 앗아가거나 큰 부상을 야기할 수 있어 반드시 삼가야 한다.

국민안전처 방호조사과 측은 "한순간의 불장난이 돌이킬 수 없는 어마어마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교나 가정에서는 불장난의 위험성과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적으로 교육해야 한다"며 "어릴수록 불에 대한 호기심이 크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