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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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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무는 담배, 꼬리 무는 후회

금연, 작심삼일 벽을 넘자 (상) 도내 흡연 실태
‘금연 결심’보다 강한 ‘흡연 유혹’

  • 기사입력 : 2017-0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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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뱃값 인상과 경고 그림 부착, 공동주택 공용공간 금연구역 지정 등 정부 규제로 흡연자의 입지는 좁아져만 간다. “이제는 끊겠다”고 독하게 결심하지만 맘 따로 행동 따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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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금연 결심자들도 작심삼일, 다시 담배를 찾는 이들이 태반이다. 결심과 실패, 반복되는 ‘뫼비우스의 띠’를 수많은 흡연자들이 걷고 있다. 본지는 많은 이들이 금연에 동참할 수 있도록 ‘금연, 작심삼일의 벽을 넘자’ 기획시리즈를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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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내 성인 인구 270만여명 가운데 56만명 정도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지역사회건강조사를 보면 경남의 2015년 기준 만 19세 이상 국내 성인 흡연율은 20.7%다. 어른 10명 중 2명꼴이다. 청소년 흡연율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 흡연인구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담배 유혹은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이 중독 현상을 일으킨 탓이다. 하루 2개비 정도만 담배를 피우더라도 니코틴 의존 증상을 겪게 된다. 니코틴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활성화시켜 쾌감과 긍정적 기분을 느끼게 하고, 시간이 지나면 혈중 니코틴 농도가 떨어지면서 흡연 욕구는 커진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담배를 피우는 행위가 반복돼 조건반사화되면 이후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반복해서 담배를 피우게 된다. 수개월 또는 수년 후에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되는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래도 금연을 시도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무엇보다 건강 때문이다. 지난달 22일부터 지상파 텔레비전 등에서 방영을 시작한 ‘증언형 금연광고’에 나오는 임현용(55·가명)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32년간 담배를 피웠고 구강암으로 혀의 3분의 1을 잃었다. 그는 어눌한 발음으로 “담배가 생각날 때 기억하세요”라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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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흡연자가 설 공간이 줄어드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는 강력한 흡연 규제 정책을 계속해서 펼치고 있다. 기존 150㎡ 이상 영업소에 금연을 강제했지만, 지난해 1월 1일부터 모든 영업소가 금연구역이 됐다. 담배 가격은 두 배 가까이 올렸다. 지난해 9월부터는 공동주택 일부 공용공간(계단, 복도,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을 거주 가구 2분의 1 이상 동의 절차 등을 거치면 해당 구역에서 흡연할 수가 없다. 도내에서는 지난해 11월 양산시 명동 석호가람휘아파트가 금연아파트로 지정됐고 지난달에는 거창군 대동리 한성사랑채아파트가 지정되는 등 점차 확산하는 추세다.

    기업 등도 앞다퉈 금연 문화를 확산 중이다. 가정에서는 부모와 배우자, 자녀 등이 담배 냄새를 이유로 흡연자 가족과 거리두기 일쑤다. 밖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마저 미간을 찌푸리며 불쾌감을 표하기도 한다. 점점 좁혀오는 현실을 피할 길은 사실상 금연뿐이다.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경고그림이 부착된 담배가 판매됐다. 아직 도내에 유통되지는 않았지만, 두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월 말에서 3월 초부터 도내 흡연자들도 담배를 피울 때마다 사람 목 부위에 구멍이 뚫린 후두암 환자 등이 묘사된 그림을 마주해야 하는 현실에 놓였다.

    김재경·안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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