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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면에 실리지 못한 기사

  • 기사입력 : 2017-02-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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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경남도는 ‘2017년 경상남도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했다고 발표했다. 안전관리계획은 각종 재난과 안전사고로부터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종합대책이다. 자연재난과 사회재난 등 73개 유형별로 예방에서 복구까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분야 올해 예산으로 지방비 3924억원을 포함해 총 9699억원을 투입한다고 했다.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 도는 이 분야 예산을 매년 증액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지난해 예산규모와 비교해보고 싶었다. 안전정책과에서 예산 세부내역을 받아 비교했더니 크게 차이가 났다. 지난해는 1조2174억원이었다. 무려 2475억원이나 줄었다. 이유가 궁금했다. 담당자 설명은 이랬다. “국비가 많이 줄어 지방비도 같이 줄었다. 국민안전처 얘기로는 복지예산 때문에 안전분야 예산이 줄었다고 한다.”

    아무리 복지가 강조되는 시대지만 국민의 급박한 생명을 보호하는 것보다 중할까. 자세히 보니 다른 분야는 비슷한데 산사태 예방 예산이 엄청나게 준 것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사방사업 예산 1686억원이 올해는 292억원으로, 임도개설 예산 1054억원이 127억원으로 줄었다. 그래서 2016년과 2017년 국가와 경남도의 복지 예산 증액과 안전예산 삭감을 비교해 ‘재난·안전관리예산 복지에 밀리다’는 제하의 기사를 송고했다. 이 기사는 제작회의에서 공감을 얻어 주요기사로 배정됐다.

    보강취재를 위해 산림녹지과에 산사태 예방 예산이 준 이유를 물었다. 그런데 담당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줄지 않았다고 했다. 안전정책과에서 받은 지난해 수치를 불러줬더니 착오가 있은 것 같다고 했다. 확인 결과 지난해 이 분야 예산 일부는 10년간 누계 수치로 드러났다. 자료 취합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던 것이다. 최종 확인한 지난해 재난안전관리 예산은 8166억원이었다. 무려 4000억원이 ‘뻥튀기’되어 도민들에게 소개된 셈이다. 예년에 비해 예산이 크게 늘거나 줄었는데도 담당 공무원 그 누구도 눈여겨 챙기지 못했던 것이다. 틀린 자료에 근거한 기사는 쓸 수가 없다. 공들인 기사는 결국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언론의 본령은 사실보도다. 그래서 팩트 체크는 중요하다. 지난해 경남도발(發)로 보도된 안전관리예산 기사는 사실과 맞지 않는 잘못된 기사였음을 이렇게라도 알린다.

    이학수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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