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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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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고독사, 대책은 없나 (상) 실태

도내 ‘고독사’ 4년 새 2배… 2011년 27명이던 도내 무연고 사망
혼자 살다 홀로 간다… 마지막 길도 외로운 사람들

  • 기사입력 : 2017-02-1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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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롭고 건강하지 못한 삶을 이어가다 홀로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해마다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693명이던 무연고 사망자는 2015년 1245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경남 지역은 27명에서 68명으로 늘었다. 홀로 살다 홀로 숨진 채 발견된 후 유족에게 인계된 경우까지를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유추될 뿐 정부와 지자체는 고독사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조차 없다. 본지는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고독사 문제를 두 차례에 걸쳐 진단한다.


    고독사가 발생한 김해의 한 빌라를 지난 10일 찾았다. 시신은 영안실로 옮겨진 지 한참이 지난 후였지만, 창문이 굳게 닫힌 온 집안에는 지독한 시신 냄새가 진동했다. 코끝을 파고드는 냄새에 가만히 서있기조차 버거웠다. 거실에는 파스 4묶음과 실내화, 작업복, 빈 소주병 1병과 옷가지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지난 9일 오후 8시 20분께 숨진 채 발견된 A(45)씨의 빌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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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는 발견 당시 온 몸이 퉁퉁 부은 채 새까맣게 변해 있는 등 부패 정도가 심한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김해중부경찰서 신정기 형사팀장은 “2월 4일 이후 연락이 되지 않아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서 찾아간 외사촌이 A씨를 발견해 신고했다”며 “집안에는 TV가 켜져 있었고, 침대에 전기장판을 켜놓고 누워 안경을 쓴 채로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김해시 진영읍 한 원룸에서는 B(48)씨가 급성 심정지로 숨진 채 발견됐다. 방 안에는 술병과 인스턴트 음식 등이 어질러져 있었다. 미혼인 B씨는 가족·주변과 왕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자식들 다 키워 출가시키고, 홀로 나이 들어 온갖 질병에 시달리다가 지켜보는 이 없이 쓸쓸하게 숨을 거두고도 한참이 지나 발견되는 노인 고독사는 더 늘고 있는 실정이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지난해 9월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2011~2015 무연고 사망자 현황’에 따르면 2015년 무연고 사망자는 1245명으로 4년 전인 2011년 693명 대비 179%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도별로는 2012년 741명, 2013년 922명, 2014년 1008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경남은 2011년 27명, 2012년 47명, 2013년 38명, 2014년 57명, 2015년 68명으로 증가 추세다. 서울(338명), 경기(204명), 인천(119명), 부산(88명), 대구(87명)에 이어 6번째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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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창원의 무연고 사망자가 많다. 지난해 3월 같은 당 김춘진 최고위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2015 시도별·연령대별·성별 무연고자 사망자 현황’에 따르면 경남 무연고 사망자 68명 중 35명은 창원에서 발생해 전년보다 13명이나 증가했다. 창원에 이어 도내에서는 김해(8명), 양산(6명), 사천·창녕(5명), 진주·밀양(3명) 순으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남성이 63.2%(43명)로 여성 26.5%(18명)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연령대별로는 70세 이상이 38.2%(26명), 60대 29.4%(20명), 50대 19.1%(13명) 순이다.

    문제는 ‘시신을 인수할 수 없는 자’를 뜻하는 무연고사 외에도 홀로 살다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 숫자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그러나 정부 차원의 통계도 ‘무연고 사망자’만 있을 뿐 고독사에 대한 정의와 자료도 없다.

    이은진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가족이나 연고 집단이 해체돼 단절된 상황에서 가난을 개인적으로 떠맡아야 하는 구조이다 보니 이대로라면 고독사가 더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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