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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기억은 잃어버려도 인생을 잃은 것이 아니다

  • 기사입력 : 2017-02-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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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서정(창원 희연병원 물리치료사)


    전 세계적으로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인구 고령화가 가속되고 있으며, 특히 치매는 노인에게서 발생하는 질병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대두되고 있다. ‘치매’란 대뇌피질 기능의 다발성 장애라고도 불리며, 뇌의 손상으로 인해 생기는 하나의 증후군으로 신경 퇴행성 과정에서 서로 다른 피질 영역에 영향을 줘 인지기능의 저하가 나타나는 만성적인 진행성의 질환이다.

    치매의 원인별 유형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레비바디 치매, 치매를 가진 파킨슨, 가역성 치매, 전측두엽 치매 등이 있다. 치매는 일반적으로 기억력, 사고력, 지남력, 이해력, 계산능력, 학습능력, 언어 및 판단 등의 저하를 보이게 된다. 게다가 치매를 가진 노인은 뇌 조직이 퇴보돼 인지기능뿐만 아니라 기능적 움직임과 같은 신체기능(보행, 균형, 근력 등)에 영향을 받게 된다.

    즉 치매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인지기능이 감소되는 질환이지만, 운동기능의 감소와 함께 전반적인 기능적 활동 수준도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지기능이 저하될수록 신체 활동의 독립성 저하로 인해 낙상의 위험과 일상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렇듯 치매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손상과 문제는 삶의 질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므로 효율적인 관리가 중요할 것이다. 치매 환자들은 인지기능의 유지 또는 향상을 위한 운동 기능이나 기능적 활동 수준의 향상을 위한 중재의 적용이 필요하다. 신체 운동은 신경세포의 성장과 분화 등에 관여하는 신경호르몬을 증가시켜 뇌의 가소성을 증가시키고 특히 기억력과 연관된 해마의 퇴행을 예방함으로써 치매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또한 치매 환자들의 신체 활동의 증가는 인지기능의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므로 치매 환자들은 인지기능 향상을 위한 걷기나 근력강화 운동, 유연성 운동, 일상생활 동작훈련, 균형훈련, 유산소 운동 등 신체 운동을 통해 낙상 감소 및 인지 기능의 향상과 함께 치매 예방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돼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희연병원에서는 ‘하지 마세요’ ‘안 됩니다’가 없는 공간인, 신체적 구속뿐만 아니라 언어적 구속도 하지 않는 인지재활병동을 운영함으로써 치매환자가 최적의 분위기 속에서 인지재활, 행동심리치료, 일상생활 동작훈련, 운동치료 등 재활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치매환자나 인지 저하를 지닌 환자의 균형능력의 호전을 위해 개별화된 재활운동 프로그램과 집단프로그램이 인지기능의 호전에 도움을 주며,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등의 자극을 이용한 스노젤렌실 공간을 이용해 정서적 안정화뿐만 아니라 재활운동의 동기유발을 이끌어내 재활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기억은 잃어버려도 인생을 잃은 것이 아니다’라는 희연병원의 치매케어 슬로건을 바탕으로 치매가 발생하기 전 혹은 치매 초기부터 가급적 재활 치료를 빨리 시행해 인지 기능의 회복 및 진행방지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지기능 장애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개인적 신체 수준에 적합한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재활치료의 효과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일방적으로 케어를 받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닌 자신의 삶에 대한 주체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기본적인 일상생활 활동 수행능력 및 자존감을 증진시키고 더불어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하자.

    유서정 (창원 희연병원 물리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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