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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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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합은 없다”던 사천시의회 의장단 ‘임기 쪼개기’ 사실로

김현철 의장 내달 사퇴하면 최갑현·한대식 의원 차례로 바통

  • 기사입력 : 2017-02-2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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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천시의회의 의장·부의장 ‘임기 쪼개기’ 야합이 5개월 만에 사실로 드러났다.

    지난해 9월 후반기 의장단 선출 때 의혹이 제기됐으나 시의회가 부인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다. 하지만 당시 예측했던 3월이 다가오면서 ‘임기 쪼개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임기 쪼개기 배경= 시의회는 지난해 7~9월 3개월 동안 두 진영으로 양분돼 의장단 자리다툼을 벌이면서 전국 최장(最長) 기간 파행했다.

    두 진영은 김현철·이종범·윤형근·한대식·구정화·정지선 의원과 최갑현·정철용·최용석·김영애·박종권·김봉균 의원 등 6대 6 균형을 이뤘으며, 어느 쪽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교착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의회 파행 장기화로 시민들의 비판 여론이 들끓게 되면서 압박감을 느낀 시의회는 지난해 9월 21일 후반기 원 구성에 합의했다. 이때 원 구성 이면에는 의회규칙에 명시된 2년의 의장단 임기를 1년씩 나눠 차지하려는 속임수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의장단은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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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시의회./경남신문 DB/

    ◆임기 쪼개기 시나리오= 그렇지만 5개월 지난 현재 임기 쪼개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 결과 만 6개월도 채우지 못한 김현철 의장은 내달 6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3월 임시회 때 사퇴서를 제출하고, 후임으로 최갑현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할 예정이다.

    또 이종범 부의장은 6월말께 사퇴, 남은 1년은 최용석 의원이 맡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새로 선출될 최갑현 의장은 9개월 뒤인 12월 말께 또다시 사퇴함으로써 남은 6개월은 한대식 의원이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왜 강행하나= 시의회 의원들이 6대 6으로 양분되다 보니 협상의 여지가 없었으며, 비판 여론이 거세다 보니 돌파구 차원에서 임기 쪼개기로 해법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는 해명이다.

    의원들은 “떳떳한 일은 아니지만, 정치적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김 의장 반대세력들의 의회 보이콧이 예상되기 때문에 파행을 막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한다.

    또 차기 의장으로 예정된 최갑현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 때 시장 또는 도의원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그래서 최 의원이 의장 자리를 정치적 ‘지렛대’로 삼으려 하기 때문에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시의회 최고령 한대식(66) 의원이 일찌감치 차기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정계은퇴 선물로 의장직을 안기려는 의도도 숨기지 않고 있다.

    ◆반대여론 악화 예상= ‘임기 쪼개기 야합은 없다’던 시의원들의 거짓말과 몰염치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냉랭하다.

    무엇보다 임기 쪼개기로 지방의회의 역할은 아랑곳 않고 정치적 이해만을 좇는 저급성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아울러 의장단 선거는 시의원들에 의해 이뤄지는 만큼 정작 선거 때 지지표를 던진 시민들은 무시한 처사라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송모(56·사천읍)씨는 “동네 친목회도 회칙에 따라 하지 이런 식으로 회장을 뽑지는 않는다. 충격적이다”면서 “본분을 망각한 채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의원들은 당장 의원직을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오복 기자 obokj@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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