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2일 (화)
전체메뉴

(673) 폄손자기(貶損自己)- 자기를 깎아내리고 손상하다

  • 기사입력 : 2017-02-28 07:00:00
  •   

  •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자기를 깎아내리거나 손상을 시키면 대단히 기분 나빠 한다. 사과를 받아내거나 사유서를 쓰게 하고, 심한 경우 명예훼손이나 모독죄 등으로 소송을 걸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깎아내리거나 손상을 시키는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면 도리어 정의감이 있고 공정한 시각이 있는 사람으로 크게 대우를 해 준다.

    왜 이럴까? 이는 일본의 식민지교육의 영향이다. 1876년 병자조약 이후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하기 시작해 1910년 완전히 나라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를 차지하고서 영구히 한민족이 독립하지 못하도록 교육을 통해 식민지교육을 철저히 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식민지사관이다. 한국 역사를 일본 학자들이 열심히 연구했지만, 우리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나라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 역사를 연구하고 가르쳤다. 그래서 1920년대 일본 총독이 각 도에 보낸 명령서에는 “조선의 젊은이들로 하여금 조선의 역사를 배우면 배울수록 수치심을 느끼게 만들고, 조선이라는 나라는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라”는 요지의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러나 일본의 교묘한 심리전에 의해 학생들은 일본이 의도적으로 조선의 역사를 폄하하거나 손상한다는 것을 못 느끼게 만들었다. 이런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해방 후 교수, 교사가 돼 학생들을 가르쳤다. 자기는 입으로 “식민지사관을 극복해야 한다”라고 외치면서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식민지사관을 가르치고 있다. “조선의 역사는 피비린내 나는 역사다”, “조선의 역사는 비합리적이고 비과학적인 미개한 역사다” 등등 일본 학자들에게 배운 이야기를 그대로 반복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역사를 나쁘게 말하는 것이 역사의 정설처럼 돼 버렸다. 우리나라 역사를 좋게 말하고 긍정적으로 말하는 역사 연구자는 어용적이고 아부적인 사학자로 취급당하게 됐다.

    지금 국사 검인정교과서는 저자들도 모르는 사이에 식민지사관의 영향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역사는 부정적인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긍정적인 측면은 축소시켜 놓았다. 그래야 중등학교에서 채택이 되고 인기가 있다.

    여러 학자들이 힘을 합쳐 만든 국정교과서를 검인정교과서와 함께 자유롭게 선택하게 했는데, 국정교과서를 채택한 고등학교는 5000여 개 학교 가운데서 단 한 학교뿐이라고 한다. 이 정도로 국정교과서가 내용이 안 좋고 검인정교과서가 좋단 말인가? 아니다. 어떤 세력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한 개인이 그 분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다. 이렇게 한쪽으로 시각이 편향된 것은, 자기 나라 것을 깎아내리고 나쁘게 이야기하던 식민지사관의 잔재가 알게 모르게 남아 있어서이다.

    * 貶 : 깎아내릴 폄. * 損 : 들 손.

    * 自 : 스스로 자. * 己 : 몸 기.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