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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3월 27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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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문화기획] 예술활동증명

예술인 복지혜택 높은 문턱 낮출 수 없나

  • 기사입력 : 2017-03-0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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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인의 직업적 지위와 권리를 법으로 보호하고, 예술인 복지 지원을 통해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증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예술인복지법, 일명 최고은법이 지난 2011년 제정됐다.

    또 이 법에 따라 예술인들에 대한 복지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예술활동증명 제도가 생겼다. 예술활동증명은 복지정책 집행에 앞서 예술인을 확인하는 과정이라 보면 된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예술인 맞춤형 사회복지사업 개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예술활동증명을 받은 예술인 가운데 280명을 표본으로 한 실태조사에서 전업예술인 68.7%가 예술관련 활동으로 벌어들이는 월수입이 100만원에 못 미치며, 전체의 절반가량은 5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심각한 것은 조건을 채우지 못해 예술활동증명조차 받지 못한 예술인이 절대 다수라는 것이다.

    경남의 경우 예술활동증명을 받은 사람은 854명으로 전국 증명받은 예술인의 2.4%에 불과한 실정이다. 예술인복지법에 따른 예술활동증명 제도가 무엇이며, 인증절차와 혜택, 문제점 등에 대해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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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3년 창원에서 열린 찾아가는 예술인복지 사업설명회./경남문화예술진흥원/

    ▲예술활동증명이란=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숨진 가수 달빛요정과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 씨 사건을 계기로 지난 2011년 11월 국회에서 예술인복지법이 제정됐다. 정부는 이듬해 이 법에 따라 예술인 복지사업을 효율적인 수행을 위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을 설립해 예술활동증명 업무를 맡도록 했다. 예술활동증명은 창작준비금 지원과 산재보험, 의료비 지원 등 예술인 복지사업 신청을 위한 기본 절차로, 총 11개 예술 분야에서 창작·실연·기술지원 및 기획의 형태로 활동하는 예술인이면 신청할 수 있다.

    ▲인증 절차= 예술활동증명을 하려면 정해진 기준을 입증하는 서류가 필요하다. 문학, 사진, 건축, 미술, 국악, 무용, 연극, 음악, 영화, 만화, 연예 분야로 나뉘며, 최근 일정 기간의 공개 발표된 예술활동 혹은 예술활동 수입 내용을 증명해야 한다. 문학의 경우, 최근 5년 동안 시인은 5편 이상의 시 (시조, 동시 포함)를, 수필가는 수필 작품을 문예지에 발표한 경력 등이 있어야 한다. 미술 분야 역시 5년간 5회 이상 미술·사진·건축 전시회에 참여했거나 1회 이상 개인전을 개최한 활동 등의 인증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요강에 맞춰 신청서류를 경력정보시스템(www.kawfartist.kr)에 제출하면 심의위원회에서 서류 검토 후 3~4주 후 결과를 통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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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혜택이 주어지나?= 예술활동증명 인증 땐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예술인 패스’를 제공받아 국·공립 박물관과 미술관, 공연장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또 의료비·심리 및 법률상담, 창작준비금 신청, 예술인 파견 지원 신청, 산재보험과 사회보험료 지원 신청도 가능하다. 가장 대표적인 혜택인 창작준비금 지원을 위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올해에 지난해보다 15억원 늘어난 120억원의 예산을 마련해 최대 40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 있다. 예술인 창작준비금 지원은 예술인복지법상 소득과 재산이 일정 수준 이하이며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고, 예술활동증명을 받은 예술인에게 1인당 300만원의 창작준비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존에는 원로예술인에게 지급하는 창작지원금이 200만원으로 일반예술인(300만원)보다 적었지만, 올해부터 3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지원을 받으려면, ‘예술인 복지법상 예술활동증명 승인 완료’, ‘2015년부터 신청일 이전까지 예술 활동 실적 증빙’, ‘고용보험 미가입 및 실업급여 미수급’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예술인을 보호하기 위해 산재보험 가입도 마련하고 있다. 예술인 산재보험에 가입해 1개월 이상 보험료를 낸 예술인은 가입한 등급 기준별 월 납부보험료 50%를 지원받을 수 있다. 근로계약을 체결한 예술인이나 예술인을 고용한 회사·단체는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저조한 등록률, 이유는= 예술인복지재단에 이름을 올린 예술인은 3만5000여명으로, 정부가 추산하는 전체 예술인 규모(50만명)의 6%에 불과하다. 등록률이 저조한 이유로 복잡한 신청 절차와 까다로운 기준, 홍보 부족이 꼽힌다. 예술활동증명은 ‘경력정보시스템’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을 받는데, 인터넷을 잘 다루지 못하는 중장년층 예술인들은 신청 절차를 밟기가 쉽지 않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지난달 열린 사업설명회에서 기존에 많은 서류로 불편을 겪었던 절차를 법률 개정으로 서류 간소화를 추진 중이며 신청 접수 전담창구를 운영, 담당자를 지정해 불편함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까다로운 자격 요건도 발목을 잡는다. 특히 신진 예술인은 기준에 적합한 실적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 도내에서 단편영화를 준비하는 A씨는 “예술활동증명 신청을 하려면 최근 3년 동안 영화상영관에서 상영되거나 상영등급분류를 받은 영화를 1편 이상 연출해야 하는데, 영화 제작에 300만원의 창작지원금보다 더 많은 돈이 드는 점을 고려하면 신인 감독에겐 지원의 벽이 너무 높다”고 토로했다. 중견 문인 B씨는 “예술인 활동증명을 통해 예술인들이 얻는 것은 ‘예술인 패스’ 하나뿐이라고 보면 된다. 이 외의 혜택은 별로 없다. 그럼에도 신청을 하는 이유는 예술인 활동증명이 돼야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하는 지원사업들에 지원할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신청하는 수고에 비해 얻는 이익이 많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 예술인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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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길 먼 경남= 전국에서 예술인복지재단에 등록한 예술인은 약 3만명인데 그중 서울이 1만4000여명, 경기도가 7600여명이다. 지역별로 비교할 때 서울·경기권 신청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경남은 신청비율이 저조하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 따르면 도내에서 증명을 마친 예술인 수는 854명으로 전국 대비 2.4%인 것으로 드러났다. 도내 예술인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지만 경남예총 회원수가 5000여명인 것과 비교해도 대다수의 예술인이 복지재단의 다양한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창작준비금 지원제도 역시 수도권 편중이 심각하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따르면 2015년 예술활동증명을 완료한 예술인 가운데 5830여명이 창작지원금에 지원해 그중 3523명이 선정됐는데 수도권 지원대상자가 2050명으로 80.4%에 이르고 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관계자는 “수도권에 분포하는 예술인이 많아 수치가 편중돼 보이는 것이지, 지역을 차별하는 건 절대 아니다”고 설명했다.

    도내 예술인들은 제도와 관련된 사업설명회 등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홍보나 운영도 미흡하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간 경남 예술인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주최하는 예술인복지 관련 설명회에 참석하려면 서울, 부산 등 대도시를 찾아야 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관계자는 “여건상 각 시군을 훑듯이 다니며 사업설명회를 여는 건 불가능한 일이어서 각 지역 문화관련재단과 협약을 맺고 지역별, 장르별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사업설명회’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홍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지자체는 예술활동증명 등록률을 높이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은 지난해 11월 예술 활동 증명 신청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예술인들을 위해 예술활동증명 신청 대행과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 부산문화재단은 지난달 28일 남구 감만동 감만창의문화촌 1층에 ‘부산예술인복지지원센터’를 열었는데, 올해 시비 4억원을 확보해 예술인활동증명 대행 업무 외에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도내 예술활동증명 등록률을 높이고 예술인 복지지원과 사업 참여 확대를 위해 지난 1월 18일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관계자는 “등록 지원 컨설팅 관련 업무에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려면 조례 제정 등 절차가 우선돼야 한다”며 “제도적으로 아직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하는 사업을 홍보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한계를 드러냈다. 이어 “3~4월 중에 ‘찾아가는 사업설명회’를 열어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활동증명 상담·신청·접수대행 등을 돕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지역 예술인들의 복지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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