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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7) 호련호통(互聯互通) - 서로 연결해서 서로 통한다

  • 기사입력 : 2017-03-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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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3년 쯤에 필자가 4㎞ 떨어진 의과대학 캠퍼스에 근무하는 교수에게 보낼 글이 있었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 계속 시간이 맞지 않아 글 한 편 전달하려고 몇 번 전화하여 약속을 정했다가 다시 바꾸고 하여, 겨우 기한 안에 전달한 일이 있었다. 그때 “전화처럼 바로 던져 보내면 가는 것 없나?” 하고 공상을 하였다.

    1995년 중국 북경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한국에서 오는 교수들이 “인터넷이라는 것이 생겨서 사람이 가지 않고도 문서나 소식을 전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하기에 실물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신기하게 생각하면서도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해 8월 말에 돌아와 보니 연구실에 인터넷이 설치되어 있었고, 배워서 해 보니 별 어려운 것도 없었다. 논문이나 글을 부쳐 보낼 일이 많았던 필자의 경우, 전에는 우체국에 가서 등기로 부쳐야 했는데 그대로 방에서 컴퓨터로 보내니 신기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도 바로 보낼 수 있었다. 너무나 편리했다.

    그래도 그때까지는 연세 든 교수들 가운데는, “어디서 어른에게 ‘열어서 인쇄해서 보라’고 하느냐? 정중하게 우편물로 부쳐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더구나 부고(訃告) 같은 것을 이메일로 보내면 “세상에 어디 부고를 이메일로 보내는 자가 다 있나? 그런 부고는 부고로 생각하지 않아!”라고 하면서 기분 나쁘다고 문상(問喪)을 안 가는 사람도 있었다.

    지금 그런 생각을 하면 우스운 사람이 될 정도로 세상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직접 가야 할 일의 거의 대부분이 스마트폰 통화, 문자, 카카오톡 등으로 다 해결된다.

    그러나 정보통신이 발달하여 편리한 것도 많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정보처리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만나기로 약속한 사람도 반드시 오기 전에 “올 수 있는지?”, “오고 있는지?” 두 번 세 번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낸다. 인터넷을 열면 수십 통의 이메일이 와 있다. 다 처리하다가는 아무 일도 못하게 되어 있다.

    모임에 가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인사하고 나면 각자 자기 휴대폰 들여다보기가 바쁘다. 방문객들도 인사하고 나면 앉아서 자기 휴대폰으로 정보를 검색하거나 문자를 보낸다. 건널목을 건너는 사람들 가운데 휴대폰 들여다보지 않는 사람이 드물 정도다. 의사가 진료하는 중간에 한참 자기 휴대전화를 받는다. 환자도 치료 받다가도 전화를 받는다. 대중교통의 승객들 가운데 휴대전화를 주고받거나 정보 검색을 하지 않는 사람이 드물다.

    별 긴요하지 않은 전화나 문자교환 때문에 자신의 시간을 다 빼앗기고, 다른 사람의 정신을 어지럽게 한다. 정말 필요한 편리한 발명품인 정보통신기구를 가장 효과적으로 적절하게 사용하여, 자기에게 피해가 없고,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하겠다.* 互 : 서로 호. * 聯 : 이을 련.

    * 通 : 통할 통.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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