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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3) 사불급설(駟不及舌) -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로도 혀의 빠름을 따라갈 수 없다

  • 기사입력 : 2017-05-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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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추시대(春秋時代) 위(衛)나라 대부 극자성(棘子成)이 공자(孔子)의 제자인 자공(子貢)에게 말하기를 “군자다운 사람은 바탕만 필요할 뿐이지 문채(文彩)가 어찌 필요하겠습니까?”라고 했다.

    자공이 이렇게 대답했다. “안타깝습니다. 대부님께서 군자에 대해서 하신 말씀이, 실수한 당신의 말씀은 네 마리 말이 끄는 빠른 수레로도 따라잡지 못하겠습니다. 문채도 바탕과 같고, 바탕도 문채와 같습니다. 당신 말처럼 바탕만 필요하고 문채가 필요 없다면, 문채가 좋은 호랑이나 표범의 가죽도 개 가죽과 같겠군요.”

    호랑이 가죽이나 표범의 가죽이 귀한 까닭은 좋은 털의 무늬 때문인데, 털을 벗겨 버리면 털을 벗긴 개 가죽과 다를 바 없게 된다.

    사람들은 흔히 본질만 중요하고 문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요즘 말로 하면, 내용만 중요하고 형식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용이 중요하지만 형식도 중요하다. 형식이 받쳐주지 않으면 내용이 본래 가치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마치 음식이 영양가도 중요하지만, 맛·모양·냄새가 다 중요한 것과 같다.

    사람에게 있어서 말씨나 교양, 예의 등이 형식이다. 아무리 진실하고 실력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말을 함부로 하면 온전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별로 가까이 접하지 않을 때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몇 번 대화를 해 보고 실망한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대수롭잖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가 말을 들어 보고 다시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은 말을 통해서 자기의 마음을 나타내거나 상대방의 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오늘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그동안 6차례의 텔레비전 토론과 여러 차례의 유세를 통해서 각 당 대선 후보들의 말을 들어 봤다. 누구라 할 것 없이 막말, 상대 비방, 비열한 인신공격, 동문서답, 유아독존 등등 문제가 심각하다. 이전의 선거보다 이번 선거에서 막말 등의 정도가 더 심한 것 같다.

    어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다 득표를 하면 대통령에 당선된다. 그러나 대통령은 단순히 국가 최고 통치자만이 아니고, 국가를 대표하는 어른이다. 국민들 특히 젊은이들이 배우고 본받을 것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저속한 말과 야비한 선거전략으로 국민들에게 보여 줄 것이 무엇이겠는가?

    대통령으로 당선됐지만, 국민들이 마음속으로 인격적으로나 처신 면에서 형편없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올바로 통치가 되겠는가?

    지금부터라도 당락에 상관없이 인격수양과 언행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겠다.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의 한마디 말은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너무나도 중요하다. 한 번 내뱉은 말의 실수는 다시 따라잡아 고칠 수 없다.

    *駟 : 사마 사. *不 : 아니 불.

    *及 : 미칠 급. *舌 : 혀 설.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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