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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 국력소모(國力消耗) - 나라의 힘을 써서 없애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7-08-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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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마침내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배치’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사드 배치를 격렬하게 반대해 왔기에, 무슨 뾰족한 수가 있는가 했더니, 결국 사드 배치 말고는 아무런 해결책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다.

    사드 문제로 온 국민이 찬반으로 나뉘어 논쟁을 해온 지 1년이 넘었다.

    이것은 애초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다. 꼭 설치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미군과 비밀회담을 해서 비밀리에 적절한 곳에 설치하면 끝나는 일이다.

    그런데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언론에 다 흘리고, 국민들 사이에 논란이 일자 중국도 설치하지 못하게 압력을 가해 왔고, 급기야는 무자비한 경제보복조처를 취하고 있다. 남의 나라 내정간섭이다. 비밀리에 설치했다가 혹 중국이 알고 항의해 왔을 때, 우리 정부에서 ‘군사비밀이라 말할 수 없다’라고 대응하면, 중국도 체면이 손상되지 않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기간 내내 반대해 왔고, 대통령이 된 뒤에도 애매한 발언으로 우왕좌왕하더니, 결국 배치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더구나 국방부가 환경영향평가를 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지시다.

    사드 배치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도 어쩔 수 없다. 국제적인 관계 속에서 한국 대통령이 조처를 취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이다. 사드를 배치 안 하면 북한의 핵 공격을 막을 길이 없고, 배치하면 자기를 지지하는 세력들이 떨어져 나가게 되니, 문 대통령으로서는 대단히 골치 아픈 일이다.

    한국 대통령이 사드 배치 반대한다고 미국이 배치 안 하겠는가? 배치를 하려 하니, 중국이 반대하고 우리나라 상품 불매 운동을 벌여 경제적인 손실이 심각하다. 그 잘 팔리던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 거의 팔리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는 대화로 풀겠다 했고, 중국의 경제보복조치는 시진핑 주석을 만나 잘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북한은 대화 제의에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더 자주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이런 판국에 ‘대화하자’ 해 봤자 대한민국의 체면만 손상된다. 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만나 이야기했지만, 경제보복조치는 더해 가고 있다.

    너무나 당연한 사드 배치를 놓고 지난 1년간 온갖 시비와 소동이 있었고, 온갖 증명 안 된 괴담이 난무했다. ‘사드의 전자파가 치명적이다’, ‘사드로는 북한 핵을 못 막는다’,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면 안 된다’등등의 주장이었다. 문 대통령과 지금의 여당에서 주장한 말들이고, 문 대통령과 가까운 시민단체들이 그 말에 추종하여 시위를 벌이고, 사드 기지의 길을 막았다.

    문 대통령이 ‘사드 4기 빨리 배치하라’는 말은 늦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1년 동안 해 왔던 국론분열이 국가이익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국력만 소모했다.

    *國 : 나라 국. *力 : 힘 력.

    *消 : 사라질 소. *耗 : 없어질 모.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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