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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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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외투’ 오해 마시라… 우린 30년 지기 ‘의리 외투’

[경제기획] 창원지역 30년 이상 외투기업 현황과 과제
외투기업 122곳 중 30년 이상 기업 27곳
창원에 본사 둔 기업 총매출액만 3조6000억 규모

  • 기사입력 : 2017-08-2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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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에서 일부 외국인 투자기업(이하 외투기업)의 먹튀 논란과 지역사회공헌 부진 등으로 외투기업에 대한 시각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외투 기업을 배척할 수도 없다. 오히려 전국의 지자체들마다 지역민들의 지속적인 먹거리를 위해 국내 기업은 물론이고 외국자본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자본뿐만 아니라 외국자본을 유입시켜 투자의 규모를 늘리고 외국인 투자기업이 보유한 첨단기술을 국내산업이 성장하는 촉매제로 활용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과거 투자의 불모지였던 창원이 세계적인 산업단지로 거듭나기까지는 긴 여정을 함께해온 창원의 외국인 투자기업들이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30년 이상 창원제조업 성장기와 그 맥을 같이하면서 지역의 향토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이들 기업의 조명을 통해 외국인 투자기업 활성화 방안과 앞으로 과제 등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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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투기업이 대거 자리 잡고 있는 창원산단.




    ◆창원에서 30년 된 외투기업들

    창원에 제조업 외국인 투자기업은 122개사이고 평균업력(등록기준)은 15년이다. 이 중 업력 30년 이상인 기업(본사+공장)은 27개이며, 24개 기업이 창원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들 기업은 사실상 세제 혜택 종료 후에도 오랜 기간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현재 입주 산업단지별로는 △창원산단에 13개 △마산자유무역지역 12개이다. 이 밖에 덴소첨단산업단지과 진해구에 각 1개씩 있다.

    업종은 전자부품이 9개로 가장 많고, 기계장비 6개, 자동차부품 5개, 철강금속가공 3개, 음식료 2개, 기타 2개 등의 순으로 많다. 투자국별로는 일본이 20개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미국 3개, 프랑스, 싱가포르, 네덜란드, 스위스가 각각 1개다.

    창원에 본사를 둔 기업들의 매출 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4000억원 이상인 기업으로는 지엠비코리아(주), 센트랄, 한국화낙, 3000억원대로는 신성델타테크(주), 덴소코리아일렉트로닉스(주), 한국엔에스케이(주), 한국성전(주), 2000억원대로 델파이파워트레인(주), 1000억원대로는 동서유지(주), 한국소니전자(주), 세아에샵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의 총매출액은 3조4000억원가량 된다. 여기에다 매출 1000억원 미만의 업체들(일부 업체 미확인)을 포함하면 3조6000억원 정도가 예상된다.

    한편 처음 창원공장에서 시작해 현재는 서울에 본사를 둔 프렉스에어코리아(주)(구 유니온 가스)는 지난해 매출 3746억원을 기록하며 중견기업으로 발전했다. 인천에 본사를 둔 동서식품은 우리에게 맥심커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1조520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주요 기업

    자동차부품회사인 지엠비코리아는 창원 동읍 출신의 재일교포가 창업한 일본 지엠비의 투자로 1979년 설립된 이래 빠른 성장을 보이며 지난 2005년 모 회사의 매출을 추월했다. 초창기 조인트류를 시작으로 스풀 밸브 등 트랜스미션 파트, 전동식 워터펌프 등 엔진 파트로 사업영역이 확대됐다. 현대·기아차를 비롯 GM, 폭스바겐, 르노, 닛산, 푸조 등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가 주 고객이다.

    덴소코리아일렉트로닉스는 1976년 창원 성산구 외동에서 풍성정밀로 시작했다. 지난 2015년 마산합포구 우산동으로 이사했다. 자동차 클러스터(계기판), 헤드업 디스플레이, 스마트키 등을 생산해 현대기아차에 공급하고 있다. 세계 2위 자동차부품회사인 일본 덴소그룹의 한국 자회사다.

    1970년도에 외투기업으로 시작한 센트랄도 2000년 들어 10여년간 평균 14%대 고성장을 보이며 자동차 부품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결과, 센트랄을 모체로 한 센트랄 그룹은 2015년에 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1조1280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용 조향·현가·구동 부품이 주요 생산품이다. 현대기아자동차, GM, 벤츠, BMW, 테슬라 등 전 세계 113개 완성차 및 모듈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1978년 일본 화낙의 투자로 들어온 한국화낙은 국내 공작기계에 들어가는 제어장치를 거의 독점 공급하고 있다. 창원산단 내에서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그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면서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신성델타테크는 엘지전자의 1차 협력업체로 냉장고, 세탁기 등 각종 가전제품의 부속품과 OEM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현재는 자동차부품, 어린이 전동차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한국소니전자는 일본 소니전자의 자회사로 설립된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는 잘나갔지만 현재는 그 명성을 되살리지 못하고 있다.

    이 외에 한국NSK는 초정밀 베어링 전문업체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한국성전은 터치스크린패널, 통신부품 등 통합 전자부품 제조업체로 자리 잡았다.


    ◆향후 발전방향과 과제

    외투기업 관련업체들은 “전액투자든 지분투자든 외투기업이 국내에 들어오는 것은 경쟁력 때문이다. 내수시장기반, 품질·기술우위, 가격경쟁력, 근로환경 등이 주요 이유다”면서 “이런 경쟁요인이 사라지면 국내 기업과 마찬가지로 언제든지 접을 수 있다. 현재 글로벌기업들이 순수 자국자본이 없어진 것처럼 외투기업이라고 해서 이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한다.

    송부용 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평소 지자체가 외투기업의 시장, 제품가격, 고용, 품질 등을 잘 모니터링해서 모자라는 부분을 연계·협력해서 상생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지역에서 외투기업이 더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외투기업들의 먹튀 사태가 몇 차례 발생했는데 평소 기업에 대한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대응을 하려고 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임영갑 창원외국인투자기업협의회장은 “외투기업은 국내 전체의 2.1%에 불과하지만 국가 수출의 21%, 고용의 5.8%를 담당하는 등 그 역할이 적지 않다”면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는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외투기업이 지속적으로 본연의 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정책지원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원상의 관계자도 “지역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해온 외국인투자가 2000년을 정점으로 투자금액이 줄어드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차별화된 지원정책과 함께 지역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이들 기업들도 생산성 향상을 통한 이익 창출은 물론 지역사회와 공생공존한다는 자세로 지역사회 공헌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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